[롯데 대 한화 3월 30일] 달라진 한화 롯데 개막전 연승 저지

한화가 투.타에서 롯데를 압도하며 4년 연속 개막전 패배를 안겨준 롯데에 설욕했다. 한화는 비로 하루 연기된 롯데와의 개막전에서 선발 투수 클레이와 불펜진의 효과적인 이어던지기와 초반부터 활발한 모습을 보인 타선의 조화 속에 4 : 2로 승리했다. 한화는 짜임새 있는 전력을 보여주며 롯데와의 개막전 악연을 끊었고 올 시즌 달라진 그들을 예고했다.

 

롯데는 선발투수 송승준은 초반 난조를 보이며 초반 흐름을 빼앗겼고 타선마저 한화 마운드 공략에 실패하며 개막전 연승을 멈추고 말았다. 롯데는 개막 2연전 후 주어지는 3일간의 휴식을 고려 선발요원이 옥스프링까지 불펜으로 기용하는 마운드 총력전으로 승리 의지를 높였지만, 타선의 득점 기회에서 집중력을 보이지 못하면서 열세를 만회하지 못했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경기 초반 한화 타자들의 끈질긴 선구와 자신감 넘치는 타격에 고전하며 5이닝 8피안타 3사사구 3실점으로 부진했다. 경기 초반부터 맞이한 수많은 위기에도 실점을 최소화하는 관록을 선보였지만, 제구나 구위 모두 제1선발 투수로서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직구가 공략당하면서 부담이 커졌고 주 무기 포크볼도 날카롭지 못했다. 이는 시즌 첫 등판에서 패전투수의 결과를 가져왔다.

 

이에 맞선 한화 선발 클레이는 낯선 무대에서 시즌 첫 등판이라는 부담에도 침착한 투구로 초반 리드를 지켜냈다. 강속구는 아니지만 공 끝에 변화를 주는 직구와 컷패스트볼로 대표되는 변화구 공을 낮게 던질 수 있는 제구력의 잘 조화되었다. 클레이는 5.2이닝 5피안타 2사사구 2실점 투구로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시즌 첫 선발 등판, 첫승, 믿음준 한화 외국인 투수 클레이)

 

1. 타선이 초반 공세, 경기 흐름 잡은 한화

 

한화는 경기 초반 타선이 활발하게 움직이면서 경기 흐름을 가져갈 수 있었다. 부상 재활로 개막전 출전이 불투명했던 이용규를 1번 지명타로 출전시킨 한화는 정근우를 2번 타순에 외국인 타자 피에를 3번에 배치하며 상위 타선을 강화했다. 4번 김태균을 뒷받침하는 5번에 송광민을 기용하고 주전 3루수에 김회성을 포수에 신인 김민수를 기용하며 젊고 힘 있는 타선을 구축했다.

 

한화의 선발 라인업은 성공적이었다. 한화는 롯데 선발 송승준을 초반부터 몰아붙였다. 1회 초 만루 기회를 아쉽게 놓친 한화는 2회 초 2사 만루에서 외국인 타자 피에의 적시 안타로 2 : 0으로 앞서 갔다. 시범경기 맹타를 휘둘렀던 피에는 여전한 타격감을 과시하며 선취 타점을 기록했다. 피에는 4회 초 공격에서도 안타 출루 이후 2루 도루, 이어 나온 김태균의 적시 안타로 팀의 세 번째 득점을 올렸다.

 

한화가 순조롭게 득점에 성공한데 비해 롯데 타선은 초반 득점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 롯데는 2회 말 선두타자 최준석의 안타로 잡은 무사 1루, 3회 말 선두 김문호의 2루타로 잡은 무사 2루, 4회 말 선두 최준석의 볼넷으로 잡은 무사 1루 기회를 모두 무산시키며 끌려가는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롯데는 한화 선발 투수 클레이에 대비해 좌타자를 대거 기용하는 라인업을 구성했지만, 시범경기와 같은 폭발적인 공격력이 나오지 않았다.

 

2. 롯데의 반격, 고동진의 쐐기 홈런으로 승리 굳힌 한화

 

초반 분위기를 주도했지만, 한화 역시 계속 이어지는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이는 롯데에 추격의 빌미를 주었다. 롯데는 5회 말 선두 문규현의 2루타 이후 나온 이승화의 적시 안타로 3 : 1로 한화를 따라붙었다. 6회 말에는 2사 후 박종윤이 한화 선발 클레이의 낮은 컷패스트볼을 우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으로 연결하며 3 : 2  한 점 차로 한화를 압박했다.

 

불펜진의 불안감이 있는 한화로서는 좋은 상황이 아니었다. 추가 득점 기회를 번번이 놓치고 있다는 점도 불안감을 높일 수 있었다. 롯데는 6회부터 불펜을 가동하며 추가 실점을 막고 역전에 대한 가능성을 높이려 했다. 한화는 6회 2사 후 불펜을 가동하며 롯데 불펜에 맞섰다. 한화는 시범경기에서 좋은 투구를 해주었던 신인 최영환을 선발 클레이에 이어 등판시켰고 최영환은 피하지 않는 과감한 승부로 롯데 타선의 상승분 위기를 잠재웠다.

 

하지만 1점 차의 리드로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7회 초 나온 고동진의 솔로 홈런은 한화의 승리 분위기를 더 확실히 해준 한 방이었다. 롯데는 6회 초 강영식, 7회 초 김승회에 이어 선발 요원인 옥스프링을 2사 후 등판시키며 승리 의지를 높였다. 롯데는 옥스프링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2사후 등판시켰지만, 무심코 던진 공이 고동진의 날카로운 스윙에 걸리면서 뜻하지 않는 홈런을 허용했다. 결과적으로 롯데는 7회 초 등판해 가볍게 두 타자를 아웃 시킨 김승회의 기세를 이어갈 필요가 있었다. 롯데 벤치의 선택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불안한 시즌 시작 롯데 선발 투수 송승준)

3. 한화 불펜진의 안정감, 역전 기회 살리지 못한 롯데

 

고동진의 솔로 홈런으로 4 : 2로 달아난 한화는 최영환에 이어 박정진, 김혁민, 마무리 송창식까지 필승불펜진을 가동하며 롯데의 추격을 막았다. 롯데는 7회 말 황재균의 좌전 안타 후 상대의 실책으로 출루하며 무사 2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후속타 불발로 득점에 실패하며 분위기를 가져오지 못했다. 롯데는 1사 3루에서 대타 전준우를 내세웠지만, 아직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 못한 전준우는 한화 불펜 박정진의 유인구를 대처하지 못하고 삼진으로 물러났다. 소중한 득점 기회가 사라진 순간이었다. 

 

이후 롯데는 9회 말 공격에서 한화 마무리 송창식을 상대로 2사 1, 2루 득점 기회를 잡으며 끈질긴 면모를 보였지만, 끝내 적시타는 나오지 않았다. 한화는 불펜진과 수비가 경기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리드를 지켜냈고 승리의 기쁨을 그들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한화는 선발투수 클레이가 믿음을 주는 투구로 앞으로 경기 등판을 기대하게 했고 외국인 타자 피에와 김태균의 3, 4번 타순의 위력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용규, 정근우로 구성된 테이블 세터진도 위력적인 모습이었다.

 

여기에 과감하게 기용한 신인 포수 김민수가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포수난을 해소할 대안을 찾는 수확도 있었다. 무엇보다 선수 전체의 플레이가 한층 진지해지고 어려운 순간에도 흔들림 없는 경기력을 유지하면서 지난해와 달라진 전력을 확인했다는 점이 승리 그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한호에게 개막전 승리는 팀 전체가 자신감을 가지는 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는 믿었던 선발 송승준이 슬로스타터의 면모를 해소하지 못했고 승부처에서 불펜운영과 대타 기용에 있어 아쉬움이 있었다. 또한, 시범경기와 달리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개막전 연승을 이어갈 수 없었다. 롯데는 개막 2연전 후 3일 휴식을 활용해 한화와의 2연전에 총력전을 펼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지만, 개막전 패배로 차질이 생겼다.

 

봄비로 하루 밀린 개막전을 치른 양 팀은 올 시즌 첫 월요일 경기를 앞두고 있다. 8연전을 이어가야 하는 한화는 개막전 승리 분위기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이 있고 롯데는 연패를 막아야 하는 목표가 생겼다. 한화가 승리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한 마운드 운영을 할지 롯데가 개막전 아쉬움을 뒤로하고 달라진 모습을 보일지 2014시즌 첫 월요일 경기 내용이 궁금해진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한화 이글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blog.naver.com/youlsim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