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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로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열린 프로야구는 앰프를 이용한 대규모 응원을 자제하면서 차분하게 주말 3연전의 첫 문을 열었다. 하지만 시즌 초반 좀 더 앞서 가려는 팀 간 대결은 뜨거웠다. 올 시즌 처음 만남 롯데와 두산 역시 롯데 16개, 두산 14개의 안타를 때려내는 타격전을 펼쳤다. 안타 수는 비슷했지만, 결과는 롯데는 13 : 7 대승이었다. 

롯데는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가 홈런 2개 포함 3안타 3타점, 4번 최준석이 승부의 흐름을 가져오는 3점 홈런을 때려내며 모처럼 중심 타자가 동반 폭발했고 하위 타선인 문규현이 4안타, 전준우가 2안타를 때려내며 힘을 보탰다. 여기에 선발 유먼이 5이닝 1실점으로 초반 리드를 잘 지켜주었고 단단한 수비로 이를 뒷받침 하면서 승리로 가는 문을 열 수 있었다.

롯데의 폭발적인 공격과 함께 승부를 가른 결정적인 요인은 2회 초 롯데 공격에서 나온 엄청난 착각이었다. 순간 양 팀 선수와 벤치, 심판, 기록원까지 경기를 운영하는 주체들이 함께 했던 착각은 30분 가까이 경기를 지연시켰고 이는 결과적으로 수비하는 두산에 큰 불이익으로 다가왔다. 긴 공백으로 페이스를 잃은 두산 선발 볼스테드는 2회 초에만 7실점을 했고 경기는 롯데에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전개됐다.

​모두를 속인 기록원의 아웃카운트 착각

착각을 되돌리면서 발생한 엄청난 결과 ​

롯데는 대량 득점, 두산은 대량 실점 ​

(한 경기 홈런 2개, 거포 위력 뽐낸 롯데 히메네스)

 

상황은 이랬다롯데가 2 : 1 로 앞선 2회 초 1사 만루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정훈은 3루 땅볼을 때렸고 두산은 홈과 1루로 이어지는 병살 플레이를 전개했다. 하지만 두산 포수 양의지는 포스아웃 상황에서 홈에서 발이 떨어졌고 양의지의 송구를 받은 두산 1루수 칸투 역시 공을 받기 전 발이 떨어지면서 타자 주자 정훈도 세이프 판정을 받았다.

심판의 판정대로면 롯데는 3 : 1로 한 점을 더 앞서며 1사 만루 기회를 이어가야 했다. 여기서 어찌 된 일인지 기록원은 아웃카운트를 2사로 했고 롯데의 다음 타자 손아섭이 투수 땅볼때 두산 투수 볼스테드는 1루로 공을 던져 3아웃을 잡았다. 두산은 만루 위기를 넘기며 다음 이닝 공격을 준비하기 위해 덕아웃으로 향했다. 롯데 선수들 역시 전광판을 보고 아무 의심없이 다음 수비를 준비했다.

문제는 다음에 발생했다. 뒤늦게 기록원의 실수를 인식한 롯데 벤치는 이를 심판진에 어필했고 심판진은 이를 두고 긴 시간 회의를 거듭했다. 그리고 이 착각의 결과는 4 : 1로 롯데가 앞선 2사 2, 3루에서 공격을 다시 시작하는 것이었다. 정훈의 타구 때 홈을 밟은 문규현의 득점은 인정됐고 손아섭의 투수 땅볼 때 홈을 밟은 전준우의 득점까지 인정됐다.

두산으로서는 억울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잘못된 부분을 다시 원상으로 돌릴 수밖에 없었다. 2회 초 롯데와 두산의 경기는 다시 과거로 돌아가는 헤프닝으 피할 수 없었다. 긴 공백 후 이어진 2사 2, 3루 기회에 타석에 들어선 최준석은 투구 감각을 잃은 두산 선발 볼스테드의 높은 직구를 우측 담장을 넘기는 홈런으로 연결했고 롯데는 순식간에 7 : 1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4, 5번 타자 동반 홈런, 하위 타선의 분전, 공격 짜임새 보인 롯데

7회 말 6득점의 저력, 주력 선수들의 여전한 타격감 과시한 두산

만약 모두를 솎인 착각이 없었다면 2회 초 롯데는 3 : 1 리드로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두산 선수들의 순간 페이스를 잃었고 스스로 무너지고 말았다. 롯데는 이후 3회 초 2점, 4회 초 3점을 추가 득점하며 12 : 1로 점수 차를 벌였고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결과론이지만 두산이 2회 초 수비에서 좀 더 깔끔하고 세밀한 플레이를 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일이기도 했다. 특히, 1사 만루 여유 있는 상황에서 홈 베이스를 밟지 않고 주자를 살려준 양의지의 수비가 아쉬웠다.

이후 두산은 7회 말 공격에서 롯데의 두번쩨 투수 이상화를 상대로 6득점하며 폭발적인 공격력을 보였지만, 크게 벌어진 점수 차를 좁히기는 역부족이었다. 두산은 롯데 불펜진을 소모 시켰다는 점에서 작은 위안을 할 수 있었다. 두산은 선발 볼스테드가 2회 초 돌발상황을 겪으며 3이닝 9실점(4자책)으로 무너졌고 뒤이어 나온 홍상삼까지 부진하면서 초반 경기 분위기를 내준것이 결정적인 패인이었다.

 

롯데는 4, 5번 타자가 동반 폭발하면서 타선을 이끌고 초반 득점 기회에서 집중력을 보이며 경기를 쉽게 풀어갔다. 문규현, 전준우 두 하위 타자도 앞서 언급한 대로 타선의 윤활유 역할을 잘 해주었다. 새롭게 테이블 세터진을 구성한 김문호, 정훈은 1안타와 2안타를 각각 때려내며 나름 제 몫을 다해주었다. 무난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

초반 충격 속 두산의 뒤늦은 추격전

큰 점수 차 리드에도 불펜 소모한 롯데​

(대량 실점 빌미 제공한 결정적 실책이 아쉬웠던 두산 양의지)​

이전 두산전에 어려움이 많았던 롯데 선발 유먼은 1회 말 1실점 하면서 불안하게 경기를 시작했지만, 이후 타선의 대량 득점 속에 편안한 투구를 할 수 있었다. ​아직 구위가 완전치는 않았지만, 5이닝 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막아내며 시즌 3승에 성공했다. 하지만 이후 나온 불펜진의 투구는 불만족스러웠다.

2군에서 콜업되어 경기에서 2번째 투수로 6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이상화​는 7회 말 집중안타를 허용하며 6실점 하는 부진한 투구를 했다. 주중 NC와의 대결에서 불펜소모가 많았던 롯데는 불펜진에 휴식을 주려 했지만, 이상화의 난조에 다시 주력 불펜 조를 가동해야 했다. 롯데는 김승회, 강영식, 김성배를 차례로 올려 두산의 공세를 막아냈다. 하지만 마무리 김성배는 9회 말 2사 상황에서 안타 2개를 허용하며 가까스로 실점을 막으며 불안감을 지워내지 못했다.

롯데는 승리하긴 했지만, 마무리 투수의 불안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내용에서불만이 많은 경기였다. 두산은 경기 초반 대 착각의 빌미를 제공한 허술한 수비로 대량 실점을 한 점이 아쉬웠지만, 이후 경기력을 회복하며 다음 기약할 수 있게 해주었다. 신예 포수 김재환은 주전 포수 양의지를 대신해 출전해서 2점 홈런 포함 2안타를 때려내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롯데와 두산의 시즌 첫 만남은 2회 초 발생한 헤프닝 속에 승리한 롯데나 패배한 두산 모두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프로야구라면 나오지 말아야 할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내용은 양 팀 모두 아쉬움이 있었지만, 연패를 끊었다는 점에서 승리한 롯데가 남은 주말 3연전에서 좀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한 건 분명하다. 롯데가 이 분위기를 이어갈지 후반 추격전을 펼친 두산이 분위기를 바꿀지 남은 주말 3연전 경기가 궁금해진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blog.naver.com/youlsim74,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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