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올 시즌 첫 시리즈 스윕을 당했다. 삼성은 롯데와의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6 : 5로 승리했다. 삼성은 8연승에 성공했고 팀에 일격을 당한 2위 그룹과의 격차를 벌리며 독주 체제에 시동을 걸었다. 삼성의 외국인 선발 마틴은 초반 불안감을 노출했지만, 5.1이닝 3실점으로 마운드를 지키며 시즌 3승에 성공했다. 이승엽은 이틀 연속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팀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삼성은 선발 마틴에 이어 차우찬, 심창민, 안지만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진이 롯데의 추격을 완벽하게 막았다. 하지만 마무리 임창용이 롯데 4번 타자 히메네스에 2점 홈런을 허용하며 한 점 차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롯데의 막판 추격을 실점 없이 막아내며 팀 연승을 지켜냈다. 임차용은 시즌 9세이브에 성공했다.
타선에서 삼성은 이승엽과 박석민이 중요한 고비에서 홈런포로 중심 타자의 역할을 해주었다. 이승엽은 2 : 2로 맞서던 4회 말 3 : 2로 앞서가는 솔로 홈런으로 경기 분위기를 삼성 쪽으로 돌려놓았다. 박석민은 5 : 3으로 앞서던 8회 말 솔로 홈런을 때려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박석민의 홈런은 결과적으로 롯데의 9회 초 추격으로부터 팀 승리를 지키는 발판이 됐다. 9번 타순의 김상수는 2안타 1타점, 2득점의 활약과 함께 재치있는 주루 플레이로 득점하면서 보이지 않게 승리에 기여했다.
(6번의 도전, 누리지 못한 승리 투수의 기쁨, 김사율)
이렇게 선수들의 고른 활약을 한 삼성과 달리 롯데는 또 다시 타선의 집중력 부족을 드러내며 승리를 가져오지 못했다. 롯데는 오랜 기간 유지하던 5할 승률이 깨졌고 상위권과의 격차는 더 벌어졌다. 롯데에는 시즌 첫 시리즈 스윕을 당한 것 이상으로 잃은 것이 많았다.
초반 분위기는 좋았다. 롯데는 1회 초 상대 실책을 틈타 2점을 선취 득점하며 기세를 올렸지만, 이후 공격에서 타자들의 득점권 울렁증을 재현했다. 추가 득점은 없었고 이는 삼성의 반격을 불러왔다. 롯데는 삼성보다 한 개 많은 10안타와 볼넷 6개를 얻었지만, 결과물은 기대에 못 미쳤다.
롯데는 4번 히메네스가 삼성 마무리 임창용으로부터 2점 홈런을 때려내며 3타점으로 분전하고 하위 타순의 전준우, 문규현, 1번 타자 정훈이 2안타로 뒤받침했지만, 출루한 주자를 불러들인 수 있는 팀 배팅이 아쉬웠다. 타자들 대부분이 득점 기회에서 부담감이 큰 탓인지 적극성이 부족했다. 롯데는 여기에 더해 전날에 이어 또다시 수비 허점으로 결정적 실점을 하면서 스스로 분위기를 떨어뜨렸다. 5회 말 삼성이 3 : 2에서 5 : 3으로 앞서갈 수 있었던 데에는 롯데 수비진의 중계플레이 실수가 영향을 미쳤다.
이런 야수들의 지원 부족은 선발 김사율에게 큰 악재였다. 선수 생활 대부분을 불펜투수로 활약하다가 올 시즌 처음으로 풀 타임 선발투수로 자리한 김사율은 제5선발로 꾸준히 등판하고 있지만, 승리와 거리가 있었다. 김사율에게 팀 분위기가 최고조에 있는 1위 삼성전 등판은 큰 부담이었다. 팀 분위기마저 떨어져 있었다는 점은 그의 부담을 더 크게 했다.
김사율은 이전 등판과 마찬가지로 초반을 무난했지만, 한 타순이 돈 이후 고전했다. 다양한 변화구로 승부를 했지만, 그 변화구가 힘 있는 타자들에 통하지 않았다. 3회 말 김사율은 하위 타자인 이지영, 김상수에 2루타와 안타를 허용하며 1실점 한데 이어 2사후 채태인에 적시 안타를 허용하며 2 : 0 리드를 지키지 못했다. 그의 투구패턴을 예측한 삼성 타자들의 노림수에 대응하지 못한 결과였다.
김사율은 이어진 4회 말에서 변화구가 높게 제구되면서 이승엽에 역전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전날 경기에서 변화구 2개를 받아쳐 연타석 홈런을 기록했던 이승엽이었다면 좀 더 생각하는 볼 배합이 필요했다. 밋밋하게 떨어지는 높은 변화구는 홈런을 때리라고 주는 공이나 다름없었다. 주전 강민호를 대신해 노련한 용덕한이 포수 자리에 있었음을 고려하면 베터리의 호흡이 아쉬웠다.
김사율의 어려움은 5회 말에도 계속됐다. 삼성은 선두 김상수의 안타에 이어 1번 타자 나바로의 안타로 무사 1, 3루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얘기치 못한 롯데 수비진의 중계 플레이 실수가 나왔고 김상수를 그 틈을 파고들어 득점했다. 삼성은 3 : 2에서 4 : 2로 한 걸음 더 달아났고 연패를 끊어야 하는 롯데는 투수 교체가 불가피했다. 이어 나온 이명우가 채태인에 희생플라이로 실점하면서 김사율은 4.1이닝 7피안타 5실점(4자책)의 기록을 남기고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김사율은 승리 없이 시즌 3패만을 기록하게 됐다.
김사율로서는 또 다시 4, 5회 고비를 넘지 못하며 패전의 멍에를 써야했다. 이번에는 타선과 수비의 도움마저 받지 못했다. 점점 선발 투수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는 상황에서 김사율은 첫 승이 절실했지만, 삼성은 강했다. 김사율은 투구 수 60개를 전후로 구위가 떨어지는 약점도 다시 노출했다. 다음 등판에서 선발 투수의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을지도 확실할 수 없는 상황이다.
롯데는 이미 제5선발 투수로 김사율과 배장호를 번갈아 등판시키거나 1 + 1 전략을 펼칠 수 있음을 밝힌 상황이다. 김사율로서는 타선 등 야수들의 지원부족이라는 불운도 섞여 있지만, 시즌 3패에 5점대 후반의 방어율은 선발 투수로서는 부족함이 많은 성적임이 틀림없다. 상위권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롯데의 상황 역시 김사율의 선발 로테이션 유지를 힘들게 할 수 있다.
롯데의 마무리 투수에서 선발 투수로의 전환
계속되는 불운, 넘지 못하는 4, 5회 고비
하지만 김사율만한 대안을 내부에서 찾을 수 없다는 것이 롯데의 고민이다. 배장호라는 대안이 있지만, 그 역시 기복이 심한 투구로 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다. 퓨처스에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이상화, 홍성민도 선발 투수로서는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다. 김사율이 불안하지만, 그를 쉽게 보직 변경할 수 없는 이유다.
김사율이 풀 타임 선발투수로 첫해를 보내고 있다. 아직은 선발 투수로서 더 경험이 필요하다. 부상이 없는 만큼 꾸준히 로테이션을 유지하고 가까운 시기에 첫 승을 거둔다면 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제4선발인 송승준이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황임을 고려하면 김사율의 선전이 절실한 롯데다.
김사율의 선발 투수 전환은 롯데의 선발진 강화를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김사율로서도 생존을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 불펜 투수로서 가졌던 한계를 극복하고 새로운 야구 인생을 열기 위한 방편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 시작은 시련의 연속이다. 그에게 시즌 첫 승은 너무나 먼 곳에 있는 느낌이다.
과연 김사율이 언제쯤 선발 투수로 시즌 첫 승을 기록할 수 있을지 아니며 선발 투수의 꿈을 버려야 할지 선발투수 김사율의 운명은 분명 큰 전환점에 와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blog.naver.com/youlsim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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