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위 추격에 박차를 가해야 할 롯데가 최악의 한 주를 보냈다. 롯데는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KIA에 5 : 7로 패하면서 1승 5패로 한 주를 마무리해야 했다. 4일 휴식이 주어지지만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는 롯데였다. 롯데는 이번 주를 상위권 추격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 오히려 SK, KIA 등 하위권 팀에 바싹 추격당하는 처지가 됐다.
롯데는 일요일 경기에서 선발 투수 송승준의 부상과 엔트리 제외라는 악재 속에 배장호를 대체 선발투수로 내세웠지만, 배장호는 준비가 덜 된 모습이었다. 투구에 자신감도 없었다. 전날 두 자리 수 안타를 때려내며 팀 전체가 타격감이 상승세 있던 KIA 타선은 초반부터 배장호 공략에 성공하며 여유있는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배장호는 1이닝 5피안타 4실점의 저조한 기록을 남기며 마운드를 물러났고 이어 나온 이상화, 최대성까지 추가 실점하면서 경기 흐름을 완전히 내주고 말았다. KIA는 초반 득점행진을 이어가며 5회까지 7 : 1로 앞섰고 승리 분위기를 일찌감치 만들었다. 부상 복귀 이후 승리가 없었던 KIA 선발 김진우는 타선의 도움을 받으며 6이닝 3실점(2자책) 호투로 시즌 첫 승에 성공했다.
(식어버린 팀 타선, 홀로 분전한 히메네스)
KIA 4번 타자 나지완은 3안타 3타점으로 팀 공격을 주도했다. 상.하위 타선 대부분 선수가 안타를 때려냈다. KIA는 팀 14안타로 6안타에 그친 롯데를 압도했다. 마무리 어센시오는 9회 말 롯데 공격을 완벽하게 막아내며 시즌 10세이브에 성공했다. KIA는 위닝 시리즈를 가져감과 동시에 투.타에서 팀이 조화를 이루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것에 큰 의미가 있었다.
롯데는 선발 투수가 초반 무너졌고 전날 2안타에 그친 팀 타선이 부진하면서 내내 끌려가는 경기를 했다. 경기 후반 중심 타선이 역할을 하면서 추격했지만, 초반 큰 점수차를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롯데는 4번 히메네스가 2점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 박종윤이 1안타 1타점, 손아섭이 이번 주 부진을 씻어내는 2안타 1타점 활약으로 팀 공격을 주도했지만, 나머지 타자들의 활약이 미미했다.
롯데는 올 시즌 팀의 강점으로 자리했던 타선마저 침묵하면서 침체 분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롯데는 한 주 동안 시즌 중 한번도 없었던 시리즈 스윕을 당했고 상대 전적에서 강점이 있었던 하위권 팀 KIA에서도 위닝 시리즈를 내주며 상위권 도약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어려운 과정에도 유지하던 5할 승률도 -2가 됐다.
주중 3연전에서 많은 기회에도 득점하는 못하는 문제를 떠나 타선 전체의 힘이 떨어졌다는 점이 문제였다. 아쉬운 패배가 이어지면서 선수들 대부분이 정신적으로 체력적으로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주전 상당수가 부상을 안고 경기에 임하고 있다는 점도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 4번 히메네스가 한때 부진에서 탈출해 분전하고 있지만, 그의 활약만으로 팀 타선을 되살리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여기에 마운드 불안은 더 가중되고 있다. 장원준, 유먼, 옥스프링 세 명의 선발 투수는 제 몫을 다하고 있지만, 나머지 선발 투수의 활약은 이들에 크게 못 미치고 있다. 송승준은 1승 8패에 7점대 방어율로 신뢰를 잃었다. 여름에 강한 송승준이지만, 초반 페이스가 극히 저조하다. 급기야 부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한 번 거르고 말았다. 팀의 전략적 선택이라는 측면도 강하지만, 아직 그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것만은 분명하다.
제5선발을 맞고 있는 김사율도 시즌 첫 승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잘 던지고도 승수를 챙기지 못하는 불운도 있었지만, 승리 투수로 가는 마지막 고비를 넘지 못하면서 아쉬운 패전이 쌓이고 있다. 롯데는 김사율에게도 휴식을 주면서 몸과 마음을 정리할 시간을 주었다. 이렇게 롯데는 4, 5선발 문제를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송승준 여름 사나이, 진가는 언제쯤?)
불펜진 역시 확실한 마무리 투수가 부재하고 필승 불펜진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리드를 하고도 경기 후반이 불안하다. 새로운 마무리 김승회는 주말 3연전에서 부진한 투구로 붙박이 마무리 투수로서 의문을 주었다. 김성배가 살아나고 있지만, 필승 불펜조를 구성하고 있는 이명우, 정대현이 제 모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불펜진에 새롭게 힘을 불어넣어 줄 선수도 보이지 않는다.
현재 프로야구 상위권 판도는 삼성의 선두 독주체제가 더 가속화된 가운데 NC, 두산의 2위 다툼, 넥센의 급격한 내림세로 요약되고 있다. 하지만 중위권 팀들이 정체 현상을 보이면서 넥센의 내림세를 기회로 만들지 못하고 있다. 롯데는 5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상위권과 하위권 사이에 끼어 있는 상황이다. 지금의 경기력으로는 하위권 팀의 추격을 걱정해야 할 처지다.
롯데는 4일 휴식이라는 보너스를 받았다. 팀 전체가 내림세에 있는 상황에서 새롭게 팀을 정비할 회다. 이 시간을 헛되게 보낸다면 상위권 추격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우선은 무너진 마운드를 되살려야 하고 타선도 정비가 필요하다. 히메네스, 최준석, 박종윤 세 선수의 공존 방안도 고민해야 한다. 주전 선수들의 컨디션도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어떻게 보면 시즌보다 더 바쁜 롯데다.
과연 롯데가 4일 휴식 동안 극심한 부진에서 탈출할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 올 시즌 롯데에 큰 고비가 찾아온 것은 분명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blog.naver.com/youlsim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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