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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외국인 선수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뀌긴 했지만, 그들에 대한 보편적인 시선은 용병이다. 소속팀은 외국인 선수를 단기간에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방편으로 본다. 외국인 선수 역시 1년 단위 계약에 성적에 따라 거취가 정해지는 까닭에 소속감을 느끼기 어렵다. 한 팀이기보다는 철저하게 계약에 의한 비지니스 관계로 할 수 있다.

 

하지만 몇몇 선수들은 많은 시즌을 함께 하면서 국내 선수들 못지 않은 팬들의 사랑을 받기도 하다. 두산 에이스 니퍼트는 이제 두산의 명실상부한 에이스이나 팀의 리더로 인식되고 있는 그 역시 두산에 대한 충성도가 상당하다. 두산 팀 역사에 남을 수 있는 선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물론, 니퍼트와 같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만큼 외국인 선수가 오랜 기간 우리 리그에서 함께 하기가 쉽지 않다.

 

이런 점에서 올 시즌 신생팀 kt의 외국인 투수 옥스프링은 여러 팀을 거치면서 우리 야구팬에 친숙한 외국인 선수다. 옥스프링은 2007시즌 시즌 중간 대체 외국인 선수로 LG에 입단하면서 우리 프로야구에 인연을 맺었다. 그 다음해인 2008시즌 옥스프링은 10승에 성공하며 LG의 주력 선발투수로 자리했다. 당시 LG가 침체기에 빠져있었음을 고려하면 결코 무시할 수 성적이었다.

 

 

(옥스프링, kt 전력의 핵심 외국인 4인방의 조력자 될까?)

 

 

앞으로 활약이 기대되던 옥스프링에게 불의의 부상은 큰 시련이었다. LG는 그의 재활을 도왔지만, 외국인 선수 공백을 메워야 했다. 결국, 옥스프링은 아쉬움을 남긴 채 우리 프로야구를 떠나야 했다. 이후 옥스프링은 긴 재활의 시간을 견뎌냈지만, 30대 중반에 이른 나이는 그 기간을 길게 했다. 자연스롭게 그의 이름은 희미해져 갔다.

 

그러던 그에게 2013년 WBC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었다. 당시 자신의 모국인 호주 대표팀 소속으로 대회가 참가한 옥스프링은 길었던 공백에도 뛰어난 구위를 선보였다. 이는 우리 프로야구 각 구단의 관심을 받게 했다. 마침 프링캠프에서 외국인 투수 한 명의 부상 공백으로 고심하고 있던 롯데가 옥스프링에 손을 내밀었다. 옥스링은 5년의 시간이 흘러 2013시즌 한국 프로야구로 돌아왔다.

 

2013, 2014시즌 옥스프링은 사실상 롯데의 에이스였다. 선발 투수진의 약화가 가속화하던 롯데에게 옥스프링은 이닝 이터로서 큰 역할을 했다. 2013시즌 13승에 이어 2014시즌 10승을 거두는 성과도 있었다. 타선의 지원부족과 불펜진의 블론세이브가 없었다면 더 나은 성적도 기대할 수 있었다.

 

특히, 2014시즌에는 시즌 마지막 경기 선발 등판을 자처하며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모습도 보였다. 실제 옥스프링은 외국인 선수로는 보기 드물게 소속팀 선수들과 잘 융화됐고 모범적인 선수 생활로 좋은 본보기가 됐다.

 

하지만 2015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그와의 재계약을 고심해야 했다. 전력 약화가 더 뚜렸해진 상황에서 이를 채워줄 더 강한 외국인 투수가 필요했다. 결국, 롯데는 옥스프링과 유먼, 두 외국인 투수의 교체를 선택했다.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옥스프링의 한국 프로야구와의 인연도 끝날 위기였지만, 옥스프링은 얼마 지나지 않아 신생팀 kt와 계약했다.

 

외국인 선수를 한 명 더 엔트리에 넣을 수 있는 신생팀 혜택을 누구로 채울지 고심하던 kt는 인성이나 성적 모든 면에서 합격점을 받은 옥스프링을 선택했다. 이렇게 옥스프링은 세 번째 팀에서 한국 프로야구 선수로 다시 활약할 기회를 잡았다.

 

많은 나이가 우려될 부분이지만, 지난해 옥스프링은 구위 면에서 큰 문제가 없었다. 다양한 변화구도 갖추고 있고 너클볼이라는 특화된 변화구가 있다. 우리 프로야구에 대해 완벽히 적응하고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그의 경험은 kt 외국인 선수들의 리그 적응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인성에서 합격점을 받고 있는 선수라는 점은 큰 강점이다. 기량과 인성을 겸비한 외국인 선수는 kt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당장 옥스프링은 올 시즌 정규리그 개막전 kt의 선발 투수로 거론될 정도로 큰 신임을 받고 있다. 공교롭게도 개막전 kt의 상대는 지난 2시즌 옥스프링의 전 소속팀이었던 롯데다. 옥스프링이 개막전 선발로 나선다면 큰 화제가 될 수 있다. 실제 긴장되는 개막전 분위기를 이겨내고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투수로 옥스프링만한 카드도 없다.

 

과연 옥스프링은 전 소속팀 롯데와의 개막전 선발투수로 신생팀 kt의 역사에 남을 수 있을지 검증된 투수라는 평가답게 올 시즌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며 나이를 잊은 건재함을 과시할 수 있을지 어찌 보면 우리 프로야구에 선수로서 마지막 여정이 될 kt에서 그가 보여줄 모습이 궁금하다.

 

사진 : kt 위즈 홈페이지, 글 :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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