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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후반 롯데 마운드를 이끌었던 장원준, 송승준의 첫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롯데와 두산의 4월 5일 경기는 경기 후반 타선이 폭발한 롯데의 16 : 4 완승이었다. 롯데는 우천으로 한 경기가 취소된 주말 3연전 중 2경기를 모두 가져가며 5승 1패로 시즌 초반 선두권을 유지했다. 두산은 3연패에 빠지며 중위권으로 한발 물러서야 했다. 



애초 양 팀의 대결의 스포트라이트는 장원준과 송승준이었다. 두 투수는 과거 롯데의 중심 선수로 두 자릿수 승수가 보장된 이닝이터로서 큰 역할을 했다. 하지만 지난 시즌 종료 후 두 선수의 운명은 엇갈렸다. 장원준이 거액의 FA 계약으로 두산으로 팀을 옮겼기 때문이다. 장원준은 두산의 우승 염원을 이뤄줄 새 에이스로 여겨졌고 이런 장원준을 떠나보낸 롯데는 극심한 전력 손실을 피할 수 없었다. 



동료에서 적으로 만난 장원준, 송승준의 맞대결은 수준급 투수들인 만큼 투수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두 투수는 시즌 첫 경기에서 함께 승리 투수가 되며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장원준은 두산의 연패를 끊어야 하는 임무가 있었고 송승준은 롯데의 시즌 초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야 하는 임무가 이었다. 






(3홈런, 8타점, 최고 활약 강민호)




하지만 경기 분위기는 선발 투수들이 고전하는 양상이었다. 매 이닝 출루가 이어졌고 득점을 주고받는 경기였다. 초반 기세는 두산이 먼저 잡았다. 두산은 1회 초 4번 타자 루츠의 2점 홈런으로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2회 초에는 양의지의 희생타로 득점을 추가해했고 3 : 0으로 앞서나갔다. 



이 과정에서 롯데는 수비에서 실책성 플레이가 이어지며 선발 송승준의 어깨를 무겁게 했다. 1회 초에는 상대 도루를 유격수의 포구 실패로 저지하지 못하면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고 2회 초에도 2루수 실책으로 주자를 내보낸 것이 실점의 원인이 됐다. 두산은 리그를 잡은 것도 기분이 좋았지만, 그동안 부진했던 외국인 타자 루츠의 시즌 첫 홈런이 나왔다는 점이 반가웠다. 



롯데가 끌려갈 수 있는 경기 흐름을 바꾼 건 강민호의 홈런이었다. 0 : 3으로 뒤지던 2회 말 롯데는 선두 정훈의 안타와 이어 나온 강민호의 2점 홈런으로 경기를 접전 양상으로 바꿔놓았다. 장원준은 높은 볼을 힘으로 밀어내 만든 홈런이었다. 이후 양 팀은 득점 기회를 서로 놓치며 소강 사태로 잠시 접어들었다. 롯데는 3회 말 1사 1, 2루 기회에서 대타 장성우 카드가 병살타로 무산된 것이 아쉬웠고 두산은 5회 초 3명의 주자가 출루하고도 도루 실패가 겹치며 득점하지 못한 장면이 아쉬웠다. 



경기는 5회 말 롯데 공격부터 다시 뜨거워졌다. 5회 말 롯데는 문규현의 볼넷과 황재균의 2루타, 김민하의 볼넷이 이어지면 잡은 무사 만루 기회에서 손아섭의 내야 안타와 최준석의 내야 땅볼로 4 : 3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동점 후 무사 만루 기회에서 4번 타자 최준석이 병살타를 때리면서 대량 득점 기회를 잃은 건 불만족스러웠다. 두산 선발 장원준은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는 마지막 고비를 끝내 넘기기 못 했다. 



결국, 장원준은 5이닝 5피안타 5사사구 6탈삼진 4실점의 기록을 남기고 원정팀 투수로 처음 마운드에 오른 사직구장 경기를 마무리했다. 체인지업과 슬라이더는 위력이 있었지만, 직구의 제구가 이에 미치지 못 했다. 지나치게 신중한 투구를 투구 수를 늘렸고 이닝을 길게 이끌 수 없게 했다. 친정팀 롯데와의 첫 만남이 그에게 다소 부담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장원준과 맞대결한 송승준 역시 승리 투수 기회를 잡지 못 했다. 송승준은 팀이 4 : 3으로 역전한 6회 초 마운드에 올랐지만, 홍성은, 오재원에 연속 안타, 양의지의 우익수 플라이로 맞이한 1사 1, 3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불펜에 넘겨야 했다. 초반 수비의 뒷받침을 받지 못하며 3실점 했지만, 이후 안정된 투구를 했던 송승준이었지만, 투구 수 100개에 근접하면서 떨어진 구위는 마지막 고비까지는 넘을 수 없었다. 롯데는 좌완 불펜 이명우를 마운드에 올렸고 두산은 부상으로 선발 제외됐던 민병헌을 대타로 기용하며 맞불을 놓았다. 민병헌의 내야 땅볼은 경기를 다시 4 : 4 동점으로 돌려놓았다. 하지만 두산의 득점은 거기까지였다. 



7회 초 이명우가 두산의 정진호, 정수빈, 김현수로 이어지는 강력한 좌타 라인을 3자 범퇴로 막아내자 롯데는 7회 말부터 타선이 폭발했다. 두산은 선발 장원준에 이어 6회부터 가동된 불펜진이 롯데의 공세를 막아내지 못하며 속절없이 실점했다. 7회 말 선두 김민하의 솔로 홈런과 강민호의 2점 홈런을 앞세워 4득점하며 8 : 4로 성큼 달아났다. 



두산은 불펜진에서 가장 컨디션이 좋은 이재우까지 마운드에 올렸지만, 불붙은 롯데 타선을 제어하지 못 했다. 롯데의 공세는 8회 말에도 계속됐다. 롯데는 사사구를 남발하며 위기를 자초한 두산 불펜진을 상대로 대거 8득점하면서 승부를 결정지었다. 강민호는 외 과정에서 3번째 홈런을 만루 홈런으로 장식하며 3안타 8타점을 기록하며 경기의 최고 수훈선수로 자리했다. 



지난 시즌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대형 FA 계약 이후 오버페이 논란까지 있었던 강민호였다. 올 시즌 초반에도 1할대 빈타로 좀처럼 타격감을 찾지 못 했던 강민호였다. 하지만 옛 동료 장원준이 상대 팀 투수로 나선 경기에서 장타자의 위용을 선보이며 부진 탈출의 계기를 마련했다. 롯데로서는 16 : 4의 대승보다 강민호의 타격감 회복이 더 큰 성과였다. 





 

(5이닝 4실점 장원준, 원정 사직 구장이 아직은 어색했을까?)




외국인 타자 아두치마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황에서 강민호가 기대만큼 공격에서 역할을 한다면 팀 타선에 큰 플러스 요인이 될 수 있다. 롯데는 강민호의 맹타와 더불어 결승 타점이 된 솔로 홈런 포함 2안타 활약한 김민하, 3안타 경기를 타선을 이끈 중심 타자 손아섭의 활약이 돋보였다. 여기에 두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두산 타선의 공세를 막아낸 이명우의 1. 2이닝 무실점 투구는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롯데는 초반 리드를 빼앗기면 어렵게 시작한 경기를 타선의 큰 점수 차 대승으로 만들어내며 시즌 초반 호성적이 결코 우연만이 아님을 입증했다. 두산은 또다시 불펜진의 문제를 드러내며 힘겨운 시즌 초반 마운드 운영에 어려움을 드러냈다. 주말 2경기에서 선발진은 그런대로 역할을 했지만, 경기 후반 불펜 대결에서 밀리며 경기를 내줬다는 점은 큰 아쉬움이었다. 



시즌 전 예상과 달리 롯데는 선전하고 있고 두산은 다소 부진한 모습이다. 4월 5일 롯데와 두산의 대결은 과거 롯데의 토종 원투펀치의 대결이라는 이슈가 있었지만, 경기의 주인공은 강민호였다. 이는 양 팀의 시즌 초반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준 장면이기도 했다. 아울러 적이 되어 처음 맞대결한 경기에서 주인공이 아닌 조연이 된 장원준, 송승준이 다음 대결에서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두산 베어스 홈페이지, 글 : 심종열(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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