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마운드가 무너지며 12 : 20의 대패를 당했던 롯데가 그 필적하는 점수 차로 설욕에 성공했다. 롯데는 5월 23일 LG와의 주말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팀 7홈런 포함 21안타 19득점의 무서운 타선 집중력을 앞세워 19 : 11로 승리했다. 전날에 이어 젊은 선수들 위주로 주전 라인업을 구성한 LG는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맞섰지만, 화력에서 밀리며 연승을 이어가지 못 했다.
LG 선발 류제국은 3회 말 급격히 무너지며 7실점했고 4회 말에도 추가 2실점하며 3.1이닝 11피안타 9실점의 초라한 성적표를 남기고 마운드를 물러나야 했다. 패전의 멍에 역시 그의 것이었다. 초반 대량 실점으로 경기 흐름을 완전히 넘겨준 LG는 최동환, 김지용, 두 젊은 투수들로만 마운드를 이어가게 하며 불펜 소모를 줄였다. 한껏 달아오른 롯데 타선에 추가 실점은 불가피했다.
LG는 패하긴 했지만, 전날에 이어 팀 타선의 타격감이 살아있음을 확인한 것이 위안이었다. 4번 타자 등번호 7번 이병규는 3안타 1타점 2득점으로 타격감을 다시 끌어올렸고 양석환, 나성용, 채은성, 문선재 등 젊은 선수들 역시 멀티히트로 타격 상승세를 유지했다. 외국인 타자 한나한 역시 멀티히트 행진에 함께 하며 최근의 뜨거운 방망이를 보여줬다. 하지만 제1선발 역할을 해야 할 류제죽이 순간 평정심을 잃고 대량 실점하며 대패의 빌미를 제공한 점은 경기의 큰 오점이었다.
(5안타 7타점, 주전 그 이상의 백업 오승택)
류제국과 달리 롯데 선발 린드블럼은 린동원이라는 별명답게 7이닝까지 책임지며 에이스의 역할을 확실히 해주었다. 린드블럼은 전날 대승으로 상승 분위기의 LG 타선을 상대로 8안타를 허용하며 다소 고전하는 모습이었지만, 주자가 출루한 상황에서 쉽게 무너지지 않은 위기관리 능력을 선보였다. 린드블럼은 7이닝 8피안타 2사사구 6탈삼진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로 시즌 6승에 성공했다. 선발 투수 투구 내용 차이는 승패를 엇갈리게 하는 큰 요인이었다.
이런 선발 투수의 호투와 함께 롯데 타선은 3회부터 엄청난 폭발력을 보이며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전날 경기의 LG가 롯데 마운드를 초토화시킨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그 시작은 손아섭의 홈런이었다. 손아섭은 류제국과 끈질긴 승부 끝에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홈런포를 날렸다. 3회 초 선취 득점을 내준 롯데에게 동점 홈런이었지만, LG 선발 류제국을 흔들게 하는 한 방이기도 했다.
온 힘을 다한 승부 끝에 홈런을 허용한 류제국은 다소 허탈한 표정이었다. 류제국인 심리적으로 흔들리자 롯데 타선의 몰아치기로 그 틈을 파고들었다. 1사 후 아두치의 3루타로 다시 기회를 잡은 롯데는 최준석의 볼넷과 이어진 강민호의 3점 홈런으로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강민호로서는 최근 타격 부진을 끝내는 의미 있는 홈런이었다.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롯데는 2사 후 김문호의 안타와 오승택의 2점 홈런으로 0 : 1로 뒤지던 경기를 7 : 1의 리드로 변화시켰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롯데 타선의 뜨거운 방망이는 식지 않았다. 4회 말 롯데는 최근 슬럼프에 있었던 4번 타자 최준석의 솔로 홈런을 시작으로 다시 추가 5득점하며 승부를 사실상 결정지었다. 이미 3회 말 7실점으로 자신감을 잃은 류제국은 제 페이스를 찾지 못하고 조기 강판되고 말았다. LG는 최동환으로 마운드를 이어갔지만, 한 번 불붙은 롯데 타선은 자비가 없었다.
이런 롯데의 타선의 중심에는 오승택이 있었다. 황재균의 부상으로 주말 3연전부터 주전 3루수로 나서고 있는 오승택은 3회 말 2점 홈런을 때려낸 오승택은 4회 말 3점 홈런으로 또 한번 장타력을 과시했다. 오승택은 6회 말에도 2점 홈런을 때려내며 경기 통틀어 5안타7타점으로 팀 공격을 이끌었다. 그 5안타는 2루타 2개 홈런 3개로 모두 장타였다.
지난 시즌부터 팀의 내야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던 오승택은 그동안 황재균, 문규현, 정훈 등 주저들에 밀려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하지만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하면서 팀에 큰 보탬이 되는 선수이기도 했다. 하지만 상시 출전을 할 수 없다는 점은 그의 장점인 타격 능력을 확실히 보여줄 기회가 없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미 금요일 경기에서 멀티히트로 좋은 타격감을 보여준 오승택은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경기를 펼치며 그의 존재감을 확실히 했다.
(7이닝 3실점, 에이스다운 호투 린드블럼)
오승택의 맹타에 자극받은 탓인지 대타로 경기에 나선 황재균은 2점 홈런으로 변함없는 타격감을 과시했다. 오승택과 더불어 롯데는 주전 외야 경쟁에서 밀려있던 김문호가 4안타로 활약했고 주전 유격수 문규현이 2안타로 하위 타선에서 큰 역할을 했다. 손아섭의 솔로 홈런 포함 2안타로 확실힌 타격감 회복세를 유지했다. 아두치 역시 멀티히트로 대량 득점에 힘을 보탰다.
특히, 이번 주 극심한 타격 부진에 빠졌던 최준석, 강민호, 두 중심 타자가 나란히 홈런포를 때려내며 회복 조짐을 보였다는 점이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불펜진이 8실점하며 LG에 추격을 허용했다는 점은 큰 아쉬움이었다. 부상 복귀 이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고 있는 강영식과 2군에서 콜업된 허준혁은 나란히 3실점하면서 실망감을 안겼다. 이정민, 이명우 두 주력 불펜 투수들도 실점하면서 롯데는 깔끔한 경기 마무리를 하지 못 했다. LG는 패했지만, 다음 경기를 기약할 수 있었다.
롯데는 경기 후반 불펜진의 실점이 아쉬웠지만, 전날 대패의 분위기를 일신하며 5할 승률을 지켜냈다. 오승택의 등장으로 내야에 새로운 경쟁구도가 생길 수 있는 가능성 열렸다는 점도 큰 수확이었다. 하지만 롯데와 LG 모두 연 이틀 핸드볼 스코어 경기를 연출하며 마운드의 문제점을 노출했다는 점은 타격전 뒤에 씁쓸함을 남긴 2경기였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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