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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 프로야구에서 리그를 대표하는 4번 타자로 활약했던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이번에는 본인의 강력한 의지를 기자회견을 통해 밝히면서 단순한 협상 카드가 아님을 공식화했다. 우리 돈으로 50억원 이상의 계약이 보장된 상황에서 분명 쉽지 않은 선택인 것은 분명하다.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 리그에서 최고 타자로 활약했다. 국내 리그에서는 롯데 프랜차이즈 스타로 누구도 하지 못한 타격 부분 7관왕의 위협을 달성했고 장타력과 정교함을 동시에 갖춘 타자로 약점이 좀처럼 없는 타자였다. 거구의 몸이지만, 1루수는 물론, 3루 수비까지 할 정도로 수비능력도 보였다. 


이대호는 롯데가 하위권을 전전하던 암흑기를 벗어나 상위권으로 자리했던 중흥기의 중심 선수였다. 입단 초기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이후 기량 발전이 더디면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지만, 로이스터 감독 부임 이후 큰 발전을 보였다. 이대호는 조성환, 이대호, 가르시아, 홍성흔 등으로 구성된 롯데 막강 중심 타선에서도 가장 중심에 있었다. 그가 4번 타자로 자리했던 시기 롯데는 성적과 팬들의 엄청난 성원을 받는 인기 구단으로 자리했다. 







하지만 이대호가 롯데와 좋은 관계를 유지한 것은 아니었다. 7관왕의 위업을 달성한 시즌에 이대호는 연봉조정 과정에서 구단과 큰 대립을 보였다. 양측은 7천만원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연봉조정 신청까지 가는 진통을 겪었다. 결국, 구단의 의도대로 연봉이 조정됐고 양 측은 감정이 골이 깊어졌다. 이 과정에서 상당수 롯데 팬들은 구단의 처사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대호는 아쉬움을 뒤로하고 중심타자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이때의 갈등이 영향을 미쳤을까? 이대호는 FA 자격을 얻은 직후 일본프로야구 오릭스와 계약하며 롯데는 떠났다. 롯데는 나름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며 그의 잔류를 위해 노력했지만, 이대호의 해외진출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롯데의 4번 타자 이대호가 일본 오릭스의 4번 타자로 변신하는 순간이었다. 


이대호의 활약은 일본리그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기량을 물론이고 팀원들과의 융화도 잘 이루어지면서 이대호는 외국인 선수가 아닌 소속 팀의 중심 선수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일본 리그 투수들의 집중견제와 하위권을 맴도는 소속팀 오릭스의 어려움도 큰 장애가 되지 않았다. 이대호는 리그에 대한 빠른 적응력을 보이며 오릭스에서 2년간을 성공적으로 보냈다. 


이 활약을 바탕으로 이대호는 리그 강팀 소프트뱅크와 대형 계약에 성공하며 더 큰 성공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이대호는 무적의 팀이라 해도 될 정도의 강팀 소프트뱅크에서도 중심 타자로서 손색이 없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올해 재팬시리즈에서는 5할이 넘는 타율과 놀라운 타점 생산력을 과시하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그의 시리즈 MVP는 당연한 일이었다. 


이렇게 한국과 일본에서의 화려하면서도 꾸준한 활약은 이대호를 검증된 선수로 만들었다. 현재 자유계약 신분이 된 이대호는 보다 유리한 조건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타진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한국리그보다 한 단계 위로 평가되는 일본리그에서의 4년간 성적은 메이저리그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재팬시리즈 활약은 타자로서 그의 가치를 더 높이는 일이었다. 


물론, 걸림돌이 없는 건 아니다. 이대호는 30대 중반을 바라보는 나이다. 거액의 장기 계약을 이끌어내기에 불리한 요소다. 그의 포지션이 1루수, 지명타자로 한정되는 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장타력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포지션인만큼 이대 대한 이대호의 능력치를 어떻게 평가할지도 지켜볼 부분이다. 


여기에 우리 리그 홈런왕 박병호와 메이저리그 진출 시기가 겹친다는 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포스팅 절차를 거쳐야 하는 박병호임을 고려하면 자유계약 신분인 이대호는 보다 여건이 더 좋다고 할 수 있다. 이는 박병호의 포스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반대로 상대적으로 나이가 적은 박병호의 존재는 이대호의 계약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시즌 후 시작되는 국가 대항전인 프리미어 12의 한국대표팀 중심 타자로 활약할 두 선수가 메이저리그 진출의 경쟁자가 되는 미묘한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하지만 추신수, 강정호의 예에서 보듯 우리나라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서 타자로도 성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강정호의 성공은 앞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의 문을 두드리는 타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대호, 박병호의 경쟁이 서로에서 더 나은 계약을 이끌어내는 효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만약, 이대호가 메이저리그 계약에 성공한다면 한국과 일본, 미국을 모두 경험하는 최초의 타자로 기록될 수 있다. 이대호의 메이저리그 진출 선언은 우리 야구사를 새롭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 내년 시즌 이대호가 어느 나라 어느 팀에서 활약할지가 더 궁금해지는 이유다. 


사진, 글 : 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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