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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패라는 말이 딱 맞는 경기였다. 야구 국가대표팀은 초반부터 투,타, 수비, 주로 등 모든 면에서 상대에 밀렸고 경기에 대한 집중력, 투지 등 모든 면에서 뒤졌다. 결과는 과정을 그대로 반영했다. 2017 WBC 서울 라운드 2차전에서 야구 대표팀은 네덜란드전에서 0 : 5 팀 완봉패와 함께 예선 라운드 2연패를 당했다. 대표팀은 2013 WBC에 이어 예선 1라운드 탈락이 유력해졌다. 이미 2패를 당한 상황에서 세팀이 1승 2패가 동률이 되는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 외에는 예선 라운드 통과 가능성이 없어졌다.



대표팀으로서는 승리 외에 다른 결과를 생각할 수 없는 경기였다. 전날 이스라엘전에서 연장접전 끝에 패한 대표팀은 그 이스라엘이 앞 경기에서 연장전 피로감을 잊고 타선의 대폭발로 대만을 대파하며 2연승을 한 결과를 지켜봤다. 네덜란드전 패배는 예선 탈락을 의미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대표팀은 전날 연장전 패배에 따른 후유증을 안은 채 경기를 해야했다. 부상 선수가 속출하며 출전 선수 명단도 교체해야 했고 베스트 전력으로 경기에 임하지 못했다. 대표팀은 주전 포수 양의지와 유격수 김재호가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면서 김태군, 김하성 두 백업 선수로 그 자리를 메워야 했다. 이에 대표팀은 공격력 강화를 위해 3루수 자리에 전날 경기 선발 출전했던 허경민을 대신해 박석민을 출전시켰다. 




최상의 전력으로 상대해도 버거울 수 있는 같은 조 최강 네덜란드임을 고려하면 힘든 경기를 예상할 수 있는 분위기였다, 대표팀으로서는 평가전에서 좋은 투구 내용을 보인 선발 투수 우규민의 호투가 절실했다. 우규민은 네덜란드 타자에 익숙하지 않은 언더핸드 투수라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었다. 



이런 기대는 1회부터 무너졌다. 네덜란드 타자들의 힘 있고 거침없는 스윙으로 대표팀 선발 우규민을 압박했다. 우규민은 1회 말 수비에서 선두 타자에 안타를 허용한 데 이어 후속 타자에 홈런을 허용하며 2실점 했다. 몸도 채 풀리기 전 일어난 일이었다. 선취 득점을 내줬다는 점은 대표팀에게 큰 악재였다. 이후 우규민은 무사 3루의 위기를 공격적인 투구로 벗어나긴 했지만, 이어진 2회 말 수비에서 추가 1실점 하며 기대에 부합하는 투구를 하지 못했다. 



대표팀 선발 우규민과 달리 네덜란드 선발투수 밴덴헐크는 안정감 있는 투구로 대조를 보였다. KBO리그를 거쳐 일본 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밴덴헐크는 KBO 시절 힘만 앞세운 투수가 아니었다. 일본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답게 투구의 강약을 조절하며 적지 않은 출루 허용에도 실점하지 않는 위기관리 능력까지 보였다, 밴덴헐크는 4이닝 동안 한계 투구 수보다 적은 62개의 투구로 3피안타 2볼넷, 무실점 투구로 선발 투수의 임무를 완벽하게 해냈다. 



선발 투수 대결의 차이는 경기 흐름을 좌우했다. 초반 실점으로 기세 싸움에서 밀린 대표팀은 그 흐름을 반전시키지 못했다. 대표팀은 네덜란드 4명의 불펜 투수들을 상대로도 득점에 실패하며 타격 부진을 이어갔다. 네덜란드의 불펜 투수들은 선발 밴델헐크보다 기량이 떨어지는 투수들이었지만, 대표팀은 이들마자 공략하지 못했다. 물론, 거의 매이닝 출루가 이루어지며 기회를 잡기도 했지만, 전날 이스라엘전에 이어 집중력을 부재를 드러냈다. 대표팀의 6개의 안타로 4볼넷은 하나로 묶이지 않았고 무득점으로 이어졌다. 



전날 경기에서 부진했던 1번 타자 이용규는 끈질긴 면모를 보이며 볼넷 2개를 얻어내는 1안타 포함 3번의 출루로 제 역할을 했지만, 뒤이은 2번 타자 서건창과 3번 타자 김태균이 무안타로 침묵하며 공격 흐름이 끊어졌다. 대표팀은 멀티 안타를 기록한 선수가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로 팀 공격을 주도하는 타자도 없었다. 전날에 이어 답답한 공격 흐름은 변함이 없었다. 



대표팀의 반격이 지리멸렬한 사이 네덜란드는 6회 말 또 하나의 2점 홈런으로 3 : 0에서 5 : 0으로 앞서가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점수 차가 더 벌어지자 대표팀 선수들의 의욕마저 상실한 모습을 보이며 무기력한 경기로 고척돔을 찾은 야구 팬들을 한숨 짓게 했다. 결국, 경기 흐름은 시종일관 네덜란드의 우위였고 경기 끝까지 이어졌다. 



네덜란드는 2013 WBC에 이어 또 한 번 대표팀의 완승을 하며 2013 WBC의 호성적이 실력임을 입증했다. 네덜란드는 선수 면면에서 더 화려해졌고 강팀다운 여유와 집중력, 힘을 함께 보여줬다. 네덜란드 타자들의 스윙은 힘이 그대로 느껴졌고 주루도 적극적이고 스피드가 있었다. 내.외야의 수비도 완벽했다. 마운드의 투수들 역시 위기에서 흔들림이 없었다. 한 마디로 대표팀은 모든 앞서는 수준차가 느껴지는 네덜란드의 경기력이었다. 



대표팀으로서는 한 단계 높은 팀을 상대로 투지 있는 경기를 할 필요가 있었지만, 초반 실점 이후 경기에 대한 의욕마저 떨어진 모습이었다. 선수들의 경기 내내 잘 안된다는 표정이 역력했고 상대의 힘에 주눅 들어 보였다. 이런 분위기를 바꿀 베테랑들의 역할도 보이지 않았다. 타석에서 끈질긴 면모를 보인 이용규와 국가대표서 공식경기 첫 선발 출전하는 3루수 박석민의 공수에 걸친 분전이 돋보였을 뿐이었다. 이들의 활약만으로는 대표팀이 침체된 분위기를 바꿀 수 없었다. 



이스라엘, 네덜란드전 연속 패배로 대회전 최 약체 대표팀이라는 우려는 현실이 됐다. 하지만 우리와 상대하는 상대 팀들 역시 최상의 전력이 아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최강팀을 구성하지 못했다는 것으로 패배원인을 삼기는 무리가있다. 대표팀은 홈경기장에 경기 일정마저 유리했다. 즉, 우리가 모르는 사이 세계 야구의 수준은 높아졌고 경기력의 차이를 극복하지 못한 것이 중요한 패인이라 할 수 있다. 야구 변방으로 인식됐던 이스라엘, 네덜란드전 패배가 절대 이변이 아니었고 냉정히 말해 실력의 차이였다.   



사실상 예선 탈락이 유력한 상황에서 대표팀은 예선 라운드 마지막 대만전에서 유종의 미를 거둬야 하지만, 지금의 분위기로는 대만전마저도 장담할 수 없어 보인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리는 WBC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했을 야구 팬들로서는 실망감 가득한 대회로 2017 WBC를 기억할 수밖에 없어 보인다. 



사진 : WBC 홈페이지, 글 : 지후니(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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