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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처음 열렸던 WBC는 모든 면에서 실패작이었다. WBC 참가 후 처음으로 홈 구장의 이점을 안고 경기에 임했지만, 대표팀은 1승 2패의 성적으로 3위로 예선 탈락의 아픔을 겪었고 기대했던 흥행 역시 예상을 크게 밑돌았다. 성적과 흥행을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친 셈이다. 



이번 WBC를 통해 우리는 세계 야구 수준이 높아졌음을 실감할 수 있었고 FA 100억 시대를 연 KBO리그의 수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하게 됐다. 양적으로 세계 3대 프로리그로 성장했고 다수의 KBO리그 출신 선수들의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면서 긍정의 마인드가 가득했던 KBO리그였지만, 이번 대회를 통해 경기력에 대한 비판에 직면해야 했다. 



물론, 선수들의 컨디션 저하와 부상 선수들의 속출 등 최상의 전력이 아니었다는 이유도 있었다. 리그의 전반적인 수준에 대한 거품 논란을 피할 수 없었다. 여기에 WBC 대회에 임하는 선수들의 자세문제까지 더해지며 비판 여론은 더해졌다. 예선 마지막 경기 대만전 승리로 최소한의 자존심을 회복했다고 하지만, 그동안 국제경기를 통해 높아진 우리 야구의 위상이 크게 떨어진 건 분명한 사실이었다. 








2013 WBC에 이은 2017 WBC의 예선 1라운드 탈락은 올 시즌 프로야구 흥행에도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경기 침체의 영향이 여전한 상황에서 국제대회 선전은 야구에 대한 관심도를 다시 높일 소중한 기회였다. 하지만 실망스러운 결과로 그 기대는 물거품이 됐다. 가뜩이나 10개 구단 체제가 되면서 우려되고 있는 리그 경기력의 퇴보 현상과 이에 부수된 기형적인 타고투저 현상의 지속 문제도 여전하다. 그동안 최다 관중 기록을 경신하며 양적 팽창을 거듭한 프로야구에 위기가 찾아올 가능성은 충분하다. 



하지만, 프로야구는 최고 인기스포츠의 자리가 확고하다. 아직은 프로야구 만한 스포츠 컨텐츠가 우리나라에 없다. 어떻게 보면 WBC 대표팀에 대한 상당한 비판여론도 관심의 표현이다. 해마다 시설투자가 이루어지면서 경기장 시설이 좋아지고 있고 경기장은 여가를 즐기는 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팬층도 크게 넓어졌다. 꾸준한 흥행의 요소가 갖추어진 프로야구다. 



여기에 지난 시즌 일방적인 선두 독주를 했던 두산에 맞서 KIA와 LG가 상당한 투자로 전력을 보강하면서 대항마로 거듭났고 지난 시즌 정규리그 한국시리즈 2위 NC 역시 강한 전력이다. 두산의 강세가 예상되지만, 뻔한 순위 경쟁 가능성이 줄었다. 또한, 수년간 침체기에 있었던 롯데가 간판스타 이대호의 복귀로 흥행구단의 면모를 되찾을 가능성을 보였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롯데는 이대호의 복귀를 통해 팀 분위기를 쇄신하는 한편, 멀어졌던 팬심을 되돌리는 계기를 마련했다. 과거 최고 흥행 구단이었던 롯데가 그 모습을 되찾아간다면 큰 호재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스타 부재 현상이 심화되는 시점에 이대호의 KBO리그 복귀는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국민타자로 국내외리그 국제경기에서 큰 활약을 했던 이승엽의 은퇴 시즌이라는 점도 관심도를 높일 수 있다. 이승엽은 삼성의 상징과 같은 선수지만, 그동안 이승엽이 보여준 활약은 야구 팬들에게 그의 마지막 시즌에 대한 아쉬움을 크게 하고 있다. 이승엽의 펼치는 한 경기 한 경기가 그만큼 소중한 이유다. 



하지만 이런 긍정의 요소들이 안이함과 연결되면 곤란하다. 만약, 지난 시즌과 같은 극단적인 타고투저 현상이 이어지고 수준 이하의 경기력이 유지된다면 야구에 대한 흥미가 유지될지 의문이다. 이런 현상을 개선할 스트라이크존의 적용과 이를 정착하기 위한 구성원들의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이제는 리그 경기력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인 외국인 선수 제도와 FA 제도 개선을 더는 미룰 수 없다. 외국인 선수 보유 한도를 높이고 준척급 FA 선수들의 팀 간 이동을 활성화 할 수 있는 방안이 시즌 중에라도 결정돼야 한다. 리그 수준을 높이는 노력이 계속 지지부진하다면 FA 거품론란은 재현되고 리그 경기력 문제는 또 다시 논란이 될 수 있다. 이는 팬심의 인내심을 더는 유지할 수 없게 할 수 있다. 



그동안 프로야구는 큰 발전을 이룬 것은 사실이다. 항상 문제가 됐던 인프라도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외적 성장에 취해 경기력 등 컨텐츠를 알차게 하는 노력에는 관심을 덜 가졌던 프로야구였다. 이번 WBC의 실망스러운 결과는 우리 프로야구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 또다시 높은 인기에 매몰돼 진짜 문제를 다시 모른척 한다면 역풍을 맞을 수 있다. 2017 WBC의 아픔이 우리 프로야구를 더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진짜 위기는 가장 좋은 순간에 자라날 수 있음을 항상 인지할 필요가 있다. 



사진, 글 : 지후니 (심종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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