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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불펜 투수는 정말 고단한 자리다. 로테이션이 정해져 등판 일정에 따른 컨디션을 조절할 수 있는 선발 투수와 달리 등판 일정이 불규칙하고 2경기 연속, 경우에 따라서는 3경기 연속 등판도 해야 한다. 등판하는 상황이 주자가 남겨져있거나 자신의 공 하나가 실점과 직결되는 긴장의 연속이다. 

실점에 대한 부담은 정신적으로 상당한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매 경기 불펜에서 대기하고 몸을 풀어야 하는 과정이 반복되면 체력적인 부담도 늘어난다. 그 대우가 이전보다 좋아졌다고 하지만, 선발 투수나 각 팀의 주력 타자들에 비해 각종 시장이나 연봉 협상, FA 가치 평가에서 그 순위가 밀리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불펜 투수 중 마무리 투수의 부담은 한층 더 가중된다. 최근 불펜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경기를 마무리하는 마무리 투수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더 치솟은 건 분명하지만, 자신으로 인해 팀 승패가 결정되고 자신이 뒤에 아무도 없고 팀의 승리를 지켜야 한다는 중압감은 다른 불펜 투수가 가지는 그것보다 몇 배는 더 크다. 자신의 실패가 패배로 연결되면 그에 따른 비난은 고스란히 마무리 투수의 몫이다. 그 스트레스는 엄청나다. 





그 때문에 불펜에서 좋은 투구를 하다가도 마무리 투수 역할만 하면 흔들리는 투수들이 비일비재하고 상당수  팀들이 마무리 투수 문제로 고심할 수밖에 없다. 기본적으로 불펜 투수 중 가장 뛰어난 구위의 투수를 제1 후보로 선택하지만, 마무리 투수는 구위만으로 지켜낼 수 없는 자리다. 

마무리 투수에 대한 고민을 상대적으로 덜하는 팀 중 하나는 롯데다. 롯데에는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있다. 손승락은 프로 통산 548경기에 등판해 대부분 불펜 투수로 나섰고 41승 46패 262세이브 방어율 3.61을 기록하고 있다. 

손승락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현대 유니콘스에서 2005시즌부터 프로야구 선수로 활약했고 이후 히어로즈를 거쳐 롯데와는 2016 시즌부터 FA 계약으로 인연을 맺었다. 2010시즌 히어로즈에서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은 이후 손승락은 마무리 투수로서 그 자리를 지키며 커리어를 쌓아왔다. 손승락의 존재는 롯데에 분명 큰 긍정 요소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손승락은 최근 그의 나이가 30대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그 위상이 흔들렸다. 롯데에서 지난 3년간 손승락은 수차례 위기를 맞이하기도 했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구위 저하의 문제는 피할 수 없었다. 그 주 무기 컷패스트볼은 구위가 살아있다면 타자들에게는 정말 까다로운 구질이 되지만, 위력이 떨어지면 오히려 좋은 먹잇감이 될 수밖에 없었다. 

손승락은 직구와 컷패스트볼로 최고 마무리 투수의 자리에 올랐지만, 최근 컷 패스트볼의 공략 빈도가 늘었다. 롯데에서 3년간 그 현상이 뚜렷해졌다. 여전히 그는 최고 마무리 투수지만, 투구의 내용에서는 불안감을 노출하는 일이 많아졌다. 이미 분석될 대로 된 손승락임을 고려하면 컷패스트볼의 구위 저하를 신경 쓰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시즌 손승락은 시즌 중반 부진하면서 한동안 2군에서 조정기를 거쳐야 했다. 2017 시즌 37세이브에 2점대 방어율로 세월을 거꾸로 돌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2018 시즌 손승락은 1년 전과 달랐다. 이후 손승락은 커브나 포크볼 등 구종을 더 추가하면서 돌파구를 찾으려 했다. 그전부터 시도는 있었지만, 구종 추가의 완성도가 떨어진 탓에 실전해서는 쉽게 활용하지 못했던 그였다. 하지만 위기에서 손승락은 변화를 택했다. 여전히 직구와 컷패스트볼이 그의 주무기지만, 구종의 추가는 효과가 있었다. 지나 시즌 후반기 손승락은 다시 마무리 투수로서의 안정감을 되찾았다. 

2019시즌 롯데의 불펜진에서 마무리 투수 자리는 여전히 손승락의 몫이다.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는 구승민이라는 후보가 있지만, 구승민은 지난 시즌 첫 풀타임 시즌을 소화했고 등판 이닝이 많았다. 그 후유증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경기 경험이나 타자와의 승부 방법 등에서 손승락과 비교하기 어렵다. 손승락의 구위가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면 다른 대안을 찾는다는 건 쉽지 않다. 올 시즌 마운드 운영에 있어  불펜진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상대적으로 경쟁력도 있다. 다만, 마무리 투수 손승락이 든든히 뒷문을 지켜야 한다는 전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이제 손승락의 나이는 우리 나이로 38살에 이른다. 선수로서는 황혼기에 접어들었다고 해도 될 나이다. 그동안 마무리 투수로서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그럼에도 손승락은 여전히 리그 전체에서도 경쟁력 있는 마무리 투수다. 자기관리가 그만큼 철저했다는 방증이다. 올 시즌 후 손승락은 두 번째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베테랑 선수들에게 냉정하기만 한 FA 시장 분위기지만, 마무리 투수로서 기량을 유지한다면 상당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이는 그에게 또 다른 동기부여 요인이 될 수 있다. 

2019시즌 손승락이 그에 대한 불안감을 떨쳐내고 롯데의 수호신으로 4번째 시즌도 무난히 보낼 수 있을지 베타랑 투수의 가치를 스스로 높일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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