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3일 개막하는 2019 프로야구 개막전은 예상대로 외국인 투수들의 선발 맞대결로 대진이 짜였다. 10개 구단의 선발 투수 중 8명이 외국인 투수다. 이제는 익숙한 모습이다. 매 시즌 심화되는 극심한 타고투저의 현상 속에서 항상 부족한 투수 자원의 문제, 특히 선발 투수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투수들의 비중이 높아진 결과물이다.
이들 외국인 투수의 역할은 이제 해당 팀의 시즌 운명과 직결되는 문제가 됐다. 대부분 팀에서 외국인 투수 2명은 원투 펀치를 구성하고 있다. 당연히 선발 로테이션에서 외국인 투수 의존도는 높을 수밖에 없다. 프로야구 각 팀이 외국인 선수 영입에 있어 투수 부분에 역량을 집중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흐름에도 굳건히 자기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내파 선발 투수들의 존재는 그만큼 소중하다. 올 시즌 개막전 선발 투수로 나서는 SK 김광현과 KIA 양현종은 국내파 선발 투수의 대표주자다. 이들은 소속팀은 물론이고 국가대표에서도 에이스 역할을 해야 하는 투수들이다. 김광현과 양현종은 모두 좌완 선발 투수라는 공통점에 힘으로 프로 데뷔 때부터 주목을 받았고 젊은 나이에 팀 에이스로 자리한 공통점이 있다.
그동안 국가대표 선발투수로 국제 대회에서도 상당한 역할을 했고 외국 리그로의 진출을 모색하다 실패했던 기억, 한동안 어려운 시기를 거쳐 다시 본래의 자리로 돌아왔다는 또 다른 공통점을 공유하고 있다. 또한, 올 시즌 소속팀의 구상에서 에이스로 자리하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개인적으로도 올 시즌은 김광현과 양현종 모두에게 큰 의미가 있기도 하다.
김광현은 팔꿈치 수술 이후 복귀한 2018 시즌의 성공적 부활에서 더 발전된 모습이 필요하다. 지난 시즌 김광현은 팀의 관리를 받으며 이닝을 제한했다. 136이닝을 소화한 김광현은 11승 8패 방어율 2.98의 호성적을 남겼다. 구위는 부상전 수준으로 올라왔고 탈삼진 능력도 여전했다. 올 시즌 김광현은 제1선발 투수로 이닝 제한을 풀고 이닝이터로서의 면모도 보여야 한다. 부상에 대한 부담을 완전치 떨쳐야 하고 체력적으로도 더 준비되어 있어야 하는 시즌이다.
SK는 수년간 에이스 역할을 했던 외국인 투수 켈리가 팀을 떠난 상황에서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그 자리를 채웠다. 강속구를 자랑하는 산체스는 재계약했다. 새 외국인 투수 다익손의 기량을 지켜볼 필요가 있고 산체스는 구위에 비해 체력에 약점이 있다. 김광현이 역할 비중이 외국인 투수보다 더 크다 할 수 있다. 하지만 김광현이 에이스로 기대한 활약을 한다면 박종훈, 문승원에 외국인 투수 2명까지 강력한 선발 마운드가 구축된다. 김광현의 비중이 지난 시즌보다 훨씬 크다. 여전히 해외 리그 진출에 대한 의지가 남아있는 김광현으로서는 이번 시즌 성적을 발판으로 해외리그의 문을 두드릴 가능성을 열 수 있다.
KIA의 에이스 양현종은 지난 시즌 주춤했던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한다. 양현종은 2018 시즌 13승 11패 방어율 4.15를 기록했다. 184.1이닝을 소화하며 이닝이터의 면모도 유지했다. 하지만 그의 성적을 두고 아쉬움을 느끼는 이들이 많았다. 2017 시즌 20승 투수였고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 짓는 구원 역투에 대한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실 양현종은 우승의 영광을 팀에 안겨주는 과정에서 많은 이닝을 책임졌다. 그전 수년간 누적된 이닝도 많았다. 국가대표 출전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쌓인 피로가 그의 2018 시즌 큰 부담이 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2018 시즌 KIA의 팀 분위기가 여러 문제로 상승세를 만들지 못했다는 점도 영향을 주었다.
올 시즌 양현종의 어깨는 무겁다. KIA는 외국인 투수 2명을 모두 교체했다. 기량을 갖춘 투수들이라고 하지만, 그 역량을 확신할 수 없다. 불펜진의 약점이 여전히 지워지지 않았다. 제1선발 투수로 나서는 양현종은 여전히 많은 이닝과 더 나은 성적이라는 결과를 만들어내야 한다. 우승 전력으로 평가받는 SK와 달리 중위권 경쟁을 해야 할 KIA의 전력도 에이스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이렇게 처한 환경과 위치는 차이가 있지만, 김광현과 양현종은 팀에서 그 위치가 중요하기도 하고 확고하다. 리그 전체를 살펴도 국내파 선발 투수로서 외국인 투수와 경쟁해야 한다. 여기에 시즌 후 올림픽 예선전에서 국가대표 선발 투수로도 경기에 나서야 한다. 시즌 내내 그리고 시즌 후에도 그 페이스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은 큰 부담이다. 부상의 위험도 있다. 그럼에도 소속팀과 국가대표팀은 이들에게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김광현과 양현종이 이런 기대를 부담이 아닌 더 나은 시즌을 위한 동기 부여 요소로 만들 수 있을지 그 가능성은 프로야구 개막전 투구 내용에서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글 : jihuni74
'스포츠 > 2019 프로야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19 프로야구] 개막 2연전, 투지 넘치는 플레 플레이 돋보였던 롯데 아수아헤 (4) | 2019.03.25 |
---|---|
[2019 프로야구] 개막전 부진 롯데 레일리, 떨치지 못한 불안감 (4) | 2019.03.24 |
[2019 프로야구] 수도권 3강 체제 유지될까? (4) | 2019.03.22 |
[2019 프로야구] 롯데 불펜의 현재, 그리고 미래, 구승민 (2) | 2019.03.20 |
[2019 프로야구] 두산 장원준, 유희관, 판타스틱 4에서 5선발 경쟁자로 (8) | 2019.03.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