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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새벽 새벽잠을 설치고 본 스피드스케이팅 10,000m 는 말 그대로 각본없는 드라마였습니다. 5,000m에서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은메달을 회득하면서 한국 선수단의 메달 행진에 탄력을 불어넣은 상승세의 이승훈 선수였지만 3번째 도전하는 선수에게 메달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였기 때문입니다. 세계 랭킹이 그리 높지 않았기에 출발 순서도 레이스를 조절하기 힘든 앞 순서였습니다.

이승훈 선수의 레이스가 시작되고 첫번째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초반 부터 1위와의 기록을 앞서나가던 이승훈 선수가 페이스를 유지하면서 그의 기록은 점점 단축되었습니다. 그리고 중반 이후 올림픽 신기록을 넘어서기 시작했습니다. 지칠줄 모르는 그의 질주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마직까지 이어졌습니다. 같이 경기를 펼치던 선수을 한 바퀴이상 따라 잡으면서 결승점을 통과한 그가 받아든 성적은 올림픽 신기록이었습니다. 자신도 예상치 못했던 결과였습니다. 경기장을 가득 메운 관중들 조차 동양에서 온 선수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습니다. 메달 색깔이 문제이지 그의 입상은 확실해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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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의 시간을 뒤로하고 초조한 기다림이 이어졌습니다. 점점 강한 선수들이 등장했고 그들의 레이스에 관심이 집중되었습니다. 다른 선수의 불행을 발하는 것이 나쁘지만 이승훈 선수보다 뒤 쳐지는 다른 나라 선수들의 레이스에 안도의 한숨이 쉬어졌습니다. 시간이 점점 흐르고 마지막 조까지 이승훈 선수의 선두 기록은 그래도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안심할 수 없었습니다. 세계 최강자 네델란드의 크라머 선수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5,000m 에서도 월등한 기량으로 금메달을 획득한 그는 10,000m 에서도 우승 후보 0순위 였습니다. 거기에 앞선 선수들의 기록을 보고 레이스를 조절할 수 있는 이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예상대로 크라머 선수의 레이스는 놀라웠습니다. 이승훈 선수의 기적을 과거로 돌려버리려는 듯 그는 여유있게 기록을 단축했고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습니다. 중계 화면도 이승훈 은메달 자막을 크게 올렸습니다. 이것만으로도 놀라운 성과임에 틀림없었습니다.

기적은 여기서 다시 일어났습니다. 경기중에 네델란드 응원단의 응원이 잦아들고 그의 코치가 안절부절 하는 모습에서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긴했지만 엄청안 결과를 예상하는 것인지는 몰랐습니다. 경기장의 어수선함이 정리되고 이승훈 선수의 메달은 은에게 금으로 바뀌었습니다. 크라머 선수의 코스 전환 실수에 의한 실격이 결정되면서 이승훈 선수는 또 한번의 기적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아마추어들도 저지르기어렵다는 코스 이탈 실격이 그것도 세계 최고 선수에게서 일어날줄은 아무도 몰랐습니다. 이승훈 선수의 폭풍 질주보다 더 충격적인 사건이 밴쿠버에서 발생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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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한국 빙상의 젊은 3인방은 모두 금메달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 여름내 지독한 체력 훈련을 이겨내고 1년의 상당 기간을 외국에 나가 훈련하고 대회에 참가하는 강행군을 이겨낸 이들은 밴쿠버에서 그 노력에 대한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무엇보다 이승훈 선수는 쇼트트랙 대표 탈락이라는 시련을 이겨내고 종목 전환이라는 모험을 성공으로 이끌어낸 소설같은 이야기를 해피엔딩으로 만들었습니다. 이승훈 선수는 종목을 바꾸면서 가졌을 불안감과 마음 한편의 좌절감을 열정과 엄청난 노력으로 이겨냈습니다. 그에 대해 주목하는 이들은 별로 없었습니다. 메스컴의 관심은 김연아 선수의 피겨와 쇼트트랙 같은 스피드스케이팅에서도 단거리에 집중되었습니다. 서양인들의 전유물이던 장거리에 대한 입상은 먼 미래의 예기였습니다. 이런 무관심 속에서 그는 올림픽에 참가하고 싶다는 열망으로 훈련에 임했고 놀라운 결과로 그 열망을 현실화했습니다. 

과연 이승훈 선수의 메달을 기적이라는 단어만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열악한 동계 스포츠 인프라와 선수층을 고려한다면 그 단어가 적당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은 어느때 보다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훈련했고 체계적인 지원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투지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난 과학적인 훈련법을 도입하면서 조금씩 조금씩 세계 정상에 접근했습니다. 젊은 선수들은 자유 분방함 속에서도 스스로으 의지와 열정으로 엄청난 훈련을 견뎌냈고 그들의 꿈을 밴쿠버에서 실현했습니다. 

사람들은 기적의 메달이라고 하지만 숨어있는 노력의 성과가 한번에 터진 것이 밴쿠버 올림픽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번 올림픽은 한국 동계 스포츠에 있어 새로운 발전의 계기가 될 것입니다. 종목에 따른 메달의 가치를 논하기는 어렵지만 하계 스포츠의 육상과도 같은 기초 종목인 스피드 스케이팅의 성공은 쇼트트랙으로만 몰리던 재능 있는 선수들의 시선을 돌리게 할 것입니다. 더 많은 선수 자원과 함께 하는 스피드 스케이팅은 지금의 강세를 이어갈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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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선수를 비롯한 모태범, 이상화 선수의 어깨가 더 무거워졌습니다. 선배들이 이룬 성과를 넘어선 이들은 이제 후배들이 귀감이 되어야합니다. 누군가를 이끌어가야 할 위치가 되었습니다. 이들이 힘겨운 훈려의 과정을 포기하고 다른 길을 찾는다 해도 말릴 수는 없습니다. 동계 스포츠에 대한 관심과 여건이 아직은 많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다음 올림픽까지 지금의 열정을 이어갈 수 있다면 기적의 메달들은 당연한 메달이 될 수 있습니다. 그것이 한국 동계 스포츠의 역사가 될 것이고 진정한 동계 스포츠 강국으로 한국을 세계속에 각인시킬 수 있습니다. 동계 스포츠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을 이끌기 위한 이들의 역할이 기대되기고 하고요.

두번의 기적이 만들어낸 이승훈 선수의 금메달을 축하합니다. 그의 노력이 만들어낸 좋은 성적이 있었기에 2번의 기적이 그에게 다가왔을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그가 계속 정진해서 기적의 사나이가 아닌 진정한 상위 랭커로 오랜기간 남아주었으면 합니다. 배기태 선수에서 마지막 올림픽을 치룬 이규혁 선수 등이 홀로 개척한 한국 빙상의 역사를 더욱 더 살찌우고 알차게 만드는데 좀 더 힘을 보태주었으면 합니다.

아직 스피드스케이팅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이승훈, 모태범 선수가 함께 하는 팀 단체 추월경기에서 한국 대표팀이 또 다른 기적을 만들어내기를 기대해봅니다. 그들의 열정이 이루어낼 또 하나의 기적을 볼 수 있을지 김연아 선수의 피켜, 쇼트트랙 경기과 함께 또 하나의 관심거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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