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썰렁한 FA 시장보다 더 큰 관심을 받았던 2차 드래프트의 결과가 나왔다. 모두 18명의 선수가 팀을 옮겨 새로운 기회를 잡게 됐다. 이 중에는 국가대표 테이블 세터로 국제 경기에서 오랜 기간 활약했던 한화 정근우가 포함되었고 롯데의 베테랑 내야수 채태인, 세이브왕 출신의 KIA 불펜 투수 김세현, 키움의 필승 불펜으로 활약했던 이보근 등 이름값있는 선수도 포함됐다. 

올 시즌 우승 팀 두산은 즉시 전력급 외야수 정진호를 시작으로 선발과 불펜으로 모두 활용 가능한 좌완 이현호, 가능성이 있는 불펜 투수 강동연과 변진수까지 4명의 선수를 타 팀으로 떠나보내면서 단 한 명의 선수도 영입하지 않으면서 우월한 선수 뎁스를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두산과 함께 키움 역시 선수 영입을 포기했다. 나머지 팀들도 3번의 지명 기회를 모두 사용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예상보다 선수 이동의 폭이 크지 않았다. 

이는 2차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던 롯데의 움직임 큰 영향을 주었다. 롯데는 1차로 SK 외야 유망주 최민재를 지명한 이후 더는 선수 지명을 하지 않았다. 롯데는 이번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팀 전력의 약점을 보완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지만, 단 한 명의 선수만 영입했다. 



롯데의 이러한 결정은 많은 이들의 의문을 불러오고 있다. 롯데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포수 자원과 내야수를 보강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롯데에 필요한 자원도 있었다. 한화가 1순위로 지명한 KT 포수 이해창은 올 시즌 부진했지만, 롯데에서 충분히 주전으로 나설 수 있는 포수였다. 하지만 롯데는 그를 외면했다. 롯데는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외야 자원을 더 추가했다. 

롯데가 지명한 최민재는 공격력에서는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1군 경험이 거의 없고 수비의 약점을 보완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원 소속팀 SK의 외야진의 경쟁이 치열한 이유도 있었지만, 최민재는 2013시즌 프로데뷔 이후 1군에서 단 1경기에만 출전했을 뿐이었다. 당장 롯데에서 최민재가 1군에서 경기에 나서기는 어렵다. 그럼에도 롯데는 최민재를 선택했다. 

이에 대해 롯데 팬들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롯데가 스토브리그 기간 포수 영입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막상 그 기회를 스스로 날렸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족한 내야수 보강도 하지 않는 구단의 결정도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롯데는 1명의 선수를 영입하면서 주전급 내야수 채태인과 불펜 투수 홍성민을 타 팀에 내줬다. 전력보강이 아니라 가지고 있는 전력도 지키지 못한 롯데의 2차 드래프트였다. 분명 예상을 크게 빗나가는 롯데의 모습이다.

이런 흐름은 이번 스토브리그 내내 이어지고 있다. 롯데는 FA 포수 영입에도 소극적이었다. 롯데는 이지영, 김태군이라는 당장 주전 포수 후보가 시장이 있었지만, 적극적으로 영입 경쟁을 하지 않았다. 그 사이 이지영은 원 소속팀 키움과 계약했다. 보도에 따르면 롯데는 이지영에게 키움보다 못한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이지영의 계약과 함께 롯데는 사실상 김태군과의 계약도 포기했다. 롯데가 가장 관심을 가질만한 포수 FA 영입이 불발되면서 롯데는 FA 시장에서 발을 빼는 모습이다. 

롯데는 내부 FA 선수와의 협상도 아직 큰 움직임이 없다. 전준우는 에이징 커브가 우려되는 나이와 수비의 약점이 있지만, 올 시즌 롯데의 타선을 이끌었고 수년간 롯데 중심 타자였다. 하지만 롯데는 기존 FA 외야수 손아섭, 민병헌에 크게 못 미치는 조건을 제시할 가능성이 크다. 아직 불펜 투수로 팀에 플러스 요소가 될 수 있는 세이브왕 경력의 손승락과 올 시즌 1군에서 유일한 좌완 불펜이었던 고효준과의 협상 소식도 들리지 않는다. 

롯데는 이들과의 협상을 미룬 채 FA 협상 결렬 후 1년여의 공백이 있었던 베테랑 노경은과는 전격 계약했다. 노경은은 기존 협상 과정에서 불거진 감정의 골이 상당했고 많은 나이와 경기 공백의 문제가 있었지만, 롯데는 노경은에 후한 계약조건을 제시해 그를 다시 전력에 포함했다. 노경은은 호주 리그 소속의 질롱코리아 선수에 포함해 내년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이렇게 롯데의 스토브리그는 전력 강화와는 거리가 있다. 롯데가 감독을 비롯한 코치진과 프런트진 개편과 함께 2군 육성 시스템 강화의 움직임을 확실히 하면서 달라진 모습을 보이는 건 사실이다. 그동안 소홀했던 선수 육성 강화는 분명 긍정적 움직임이다. 하지만 외부로부터의 영입은 소극적이다. 올 시즌 최하위를 탈출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이런 여론을 롯데 구단도 분명 알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롯데 성민규 단장도 전력 강화를 할 의지를 보였었다. 이제 롯데의 전력 강화책은 트레이드와 외국인 선수 영입 외에는 다른 길이 보이지 않는다. 포수 보강의 기회를 계속 흘려보냈다는 점은 트레이드를 통한 포수 보강이 현실이 될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롯데가 원하는 주전 포수 영입을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선수 유출은 불가피하다. 깜짝 트레이드는 필수적이다. 여기에 외국인 포수 영입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있다. 

철수한 것으로 보이지만, FA 시장에는 롯데가 필요로 하는 내야수 자원이 있다. 롯데가 내야수 유망주들에게 외야수로의 가능성을 마무리 캠프에서 타진했다는 사실은 거물급 내야수의 영입 가능성도 예상하게 한다. 트레이드가 더 확대되어 포수와 내야수를 모두 보강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아직은 예상일뿐이다. 

하지만 롯데가 전력 보강 없이 그대로 스토브리그를 흘려보낸다면 상당한 역풍을 피할 수 없다.  어느 팀보다요란하게 스토브리그의 문을 열었던 롯데였기에 그 성과가 미약하다면 그에 대한 실망감은 클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보이고 있는 롯데의 스토브리그 움직임은 기대보다 우려가 큰 건 분명하다. 계속 예상을 빗나가고 있는 롯데의 스토브리그가 어떤 결말로 나타날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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