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프로야구] 의도치 않은 변화, 불확실성에 빠진 SK 선발 마운드

아쉬움의 2019시즌을 보낸 SK가 팀 개편을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SK는 기존 선수 중 상당수를 방출하며 선수단 몸집 줄이기를 시도하면서 2차 드래프트를 통해 1루수 채태인과 전 세이브왕이었던 불펜 투수 김세현 등 베테랑을 영입하며 즉시 전력감을 보충했다. 조용하지만, FA 시장에서 내야수를 영입할 가능성도 여전히 남겨두고 있다. 

올 시즌 다 잡았던 정규리그 우승을 정규 시즌 막바지 내준데 이어 포스트시즌에서 한국시리즈 진출에도 실패한 SK로서는 변화가 필요한 건 사실이다. 그 때문에 SK는 팀 체질 개선과 함께 전력 보강도 함께 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SK의 오프 시즌은 플러스 요소보다 마이너스 요소가 더 많다.

특히, 올 시즌 SK를 지탱했던 강력한 5인 선발 로테이션이 붕괴됐다. SK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좌완 에이스 김광현은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위해 2번째 포스팅에 나선다. SK와 FA 계약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그의 메이저리그 진출은 구단의 허락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SK는 내심 김광현의 해외 진출을 원하지 않았지만, 그의 의지가 확고했다. 김광현의 해외 진출에 대한 여론도 긍정적이었다. 

SK는 그의 포스팅을 공식 허가했다. 이전 포스팅에서 계약조건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포기했던 김광현이었지만, 이번에는 도전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조건과 상관없이 메이저리그 도전을 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KBO 출신 선수들의 메이저리그 활약이 이어지면서 김광현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평가도 높아졌다. 이는 김광현이 내년 시즌 SK 선수로 시즌을 시작할 가능성을 더 부정적으로 만들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SK는 외국인 2명에 대한 재계약을 하지 않았다. SK는 김광현과 원투 펀치를 구성했던 외국인 투수 산체스와 시즌 중 영입했던 KBO 리그 베테랑 소사도 내년 시즌 SK와 함께 하지 않는다. 산체스는 올 시즌 2년 차 외국인 투수로 그전 시즌보다 크게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보이며 시즌 17승을 기록했지만, 이런 활약이 그와의 이별을 촉진했다. 

시즌 중 메이저리그와 일본 리그에서 큰 관심을 보였던 산체스는 시즌 후 SK와의 재계약이 소극적이었다. SK는 해외 구단과의 머니게임에서 승산이 없다는 판단을 했다. SK는 장기간의 협상이 오히려 대체 선수 영입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하에 과감히 산체스와 결별했다. 

산체스와 함께 올 시즌 후반기 마운드를 이끌었던 소사는 충분히 기량이 검증된 투수지만, 올 시즌 나이에 따른 구위 저하 등 문제를 노출했다. 여기에 기대했던 포스트시즌 활약도 부족했다. SK는 시즌 후 소사와의 계약을 포기하며 대체 선수를 물색했다. 

이렇게 산체스와 소사를 포기한 SK는 재빨리 핀토와 킹엄 두  대체 선수를 영입해 다음 시즌을 대비했다. SK는 그동안의 영입 리스트에 있던 선수와 빠르게 접촉하며 성과를 만들었다. 이들은 비교적 젊은 나이에 빅 리그 경험이 있는 투수들이다. 지출 비용도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 다만, 새로운 리그에 대한 적응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SK는 확신을 가진 영입이지만, 새로 영입한 외국인 투수들의 기량은 시즌 시작까지는 알 수 없다. 

외국인 투수에 대한 리스크를 감소시킬 국내 선발 투수진은 김광현을 대체자를 찾는 것이 만만치 않다. SK는 올 시즌 5인 로테이션에 포함되었던 문승원과 박종훈이 내년 시즌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이들의 로테이션 순위는 4, 5번에서 3, 4번으로 상향 조정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내부 경쟁으로 결정될 5선발 투수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SK는 올 시즌 젊고 강한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스들로 불펜진을 개편했고 이 시도는 성공적이었다. 

SK는 내년 선발 마운드에서 올 시즌 불펜진과 같은 성공을 기대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불펜 투수 중 일부는 선발 투수로 전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올 시즌 불펜진의 위력을 유지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분명 어려운 과제다. SK는 올 시즌 팀 타선이 힘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도 단단한 마운드로 선두권을 유지했었다. 이 흐름이 계속된다면 올 시즌보다 약해진 마운드로 선두권 경쟁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SK의 고민이 커지는 대목이다. 변화가 커진 만큼 기대감도 커지지만, 그만큼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도 커진 SK이기 때문이다. SK가 마운드의 변화를 긍정적으로 결과로 만들어낼 수 있을지 이는 올 시즌 아쉬운 정규리그 준우승의 기억을 지워내기 위해 꼭 해결해야 할 과제다.

사진 : SK와이번스 홈페이지, 글 : jihuni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