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느 때보다 차분한 한가위 연휴를 보내고 있는 올 해지만, 프로야구는 막바지 순위 경쟁이 치열하게 계속되고 있다. 그 속에서도 서서히 마지막 순위의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일찌감치 순위 경쟁에서 9위 SK와 10위 한화가 이탈했고 8위 삼성도 9월에 들어서면서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에서 멀어졌다. 5할 이상의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7개 팀은 순위표를 한 단계라도 더 높이게 위해 온 힘을 다하고 있다.
선두 경쟁은 NC가 굳히기에 들어갔다. NC는 8월 팀 페이스가 전체적으로 떨어지며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빠르게 전열을 정비했고 9월의 마지막 날까지 10연승을 달리며 2위권과 큰 거리차를 만들었다. NC는 자신들의 전력이 완전히 않았지만, 상위권 순위 경쟁이 혼전을 보이는 틈에 연승을 통해 추격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시즌과 초반과 중반 무적의 모습을 보이며 쌓아놓은 승수가 시즌 후반기 큰 자산이 됐다. 9월 30일 현재 2위권과 7경기 차가 된 상황에서 큰 이변이 없는 한 NC의 정규리그 우승에는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선두 경쟁 이후 순위 경쟁은 유동적이다. 그 중심에는 KT가 있다. 후반기 높은 승률을 유지해온 KT는 상위권 판도의 지각변동을 일으키며 5위권 경쟁을 뛰어넘어 2위권 경쟁구도에 들어섰다. 한때 선두 NC를 위협하던 2위 키움이 투. 타에서 주전 선수들의 부상으로 주춤하면서 KT가 그 틈을 파고들었다.
키움은 주력 선수들의 복귀한 이후에도 상승세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KT는 투. 타가 조화를 이루고 무엇을 해도 잘 되는 흐름이다. 키움은 잔여 경기 수도 상대적으로 적은 탓에 분위기를 반전시킬 기회도 부족하다. 키움으로서는 현실적으로 2위 지키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이는 2위 경쟁을 더 뜨겁게 할 수 있다.
이런 2위 경쟁 군에 포함될 LG는 선두 경쟁까지 기대했지만, 키움과 마찬가지로 9월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고 위기관리능력에서 아쉬움을 보이면서 3위권으로 밀렸다. 2위권을 유지하던 키움의 부진과 KT의 급상승세가 더해진 혼전이 LG에게는 순위를 더 끌어올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하지만 LG는 불안한 불펜진 문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2위권 경쟁은 KT의 급부상과 선두권에 자리했지만, 상승 동력을 잃은 키움, LG의 3파전으로 시즌 막바지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지금의 분위기는 KT에게 더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 만약, KT가 2위로 시즌을 종료한다면 제9구단과 제10구단으로 프로야구에 들어온 NC, KT가 순위표 가장 위 자리를 점하는 사상 최초의 시즌이 될 수 있다.
2위권 경쟁을 뒤로하고 포스트시즌의 마지막 티켓을 향하 5위 경쟁도 그 결과를 알 수 없다. 우승후보 1순위 팀에서 5위 경쟁이라는 낯선 환경에 놓인 두산과 올 시즌 하위권이라는 평가와 달리 5위권 경쟁 군에 포함된 KIA는 매일매일 순위가 달라지는 상황에 놓여있다. 그 뒤를 추격하는 7위 롯데가 가능성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롯데는 추격의 기회를 번번이 놓치면서 5위권과 4경기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롯데에게는 연승이 필요하지만, 경기력의 편차가 크고 뒷심도 부족하다. 장점이던 불펜진도 불안한 롯데다. 9월 30일 LG전에서 아쉬운 역전패를 당하면서 롯데는 5위권과 격차를 줄이지 못했고 심리적으로 더 멀어진 느낌이다. 한가위 연휴 기간극적 반전이 없다면 롯데 역시 포스트시즌 진출의 목표를 유지해야 할지 갈림길에 설 가능성이 크다.
롯데 변수를 제외하고 두산과 KIA는 마지막까지 경쟁구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두산은 마운드가 재정비되면서 안정감을 되찾아가고 있지만, 타선이 뒷받침하지 못하면서 상승세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주력 선수들의 대거 FA 자격을 얻는 내년 전력 약화가 불가피한 두산으로서는 올 시즌이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지만, 현재의 위치는 기대와 크게 다르다. 선두 경쟁 팀에서 5위 경쟁을 하는 상황이 그들에게 상실감으로 다가올 수도있다.
KIA는 시즌 초반 불안정한 전력에도 버티고 또 버텨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기대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에이스 브룩스가 가족의 교통사고로 미국으로 돌아간 상황이 아쉽지만, 브룩스의 불행 극복을 선수들이 응원하면서 다시 하나로 뭉쳤다. 시즌 초반 부진했던 에이스 양현종이 에이스의 모습을 되찾았고 최형우를 중심으로 한 타선도 힘을 보태고 있다. 부상 선수들의 추가 복귀하면 전력이 더 강해질 수 있다. 하위권 예상팀이 5위 경쟁을 하고 있다는 점은 선수들의 의욕을 높일 수 있다. 5위 경쟁의 기세는 KIA지만, 두산은 여전히 저력의 팀이다. 누가 5위 자리를 차지할지는 순위 경쟁에서 가장 예측하기 힘든 부분이다.
이렇게 올 시즌 프로야구 순위표는 예상과 크게 달라져 있다. NC가 압도적 1위를 유지할 거라 예상한 이도 얼마 없었고 KT의 2위 부상도 예상과는 크게 다른 모습이다. 두산의 5위권 경쟁의 모습도 상상할 수 없었다. 코로나 사태라는 큰 변수 속에 시즌 개막이 한 달여 늦어진 상황, 대부분 경기가 무관 중으로 치러지는 상항 등 이전과 다른 변수는 순위 경쟁의 예상까지 변하게 하면서 더 흥미진진한 올 시즌 순위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10월 초까지 이어지는 긴 연휴 기간 예상을 뛰어넘은 이변의 순위 경쟁이 마지막 결과를 예상할 정도로 정리가 될지 선두 NC의 굳히기, 7위 롯데의 순위 경쟁 탈락의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또 다른 예상도 가능하게 될지 궁금하다.
사진,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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