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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큰 인기를 모았고 지금도 TV에서 자주 접하는 서바이벌 방식의 프로그램이 있다. 경쟁자들이 매 라운드 탈락하면서 마지막에 남은 승자가 우승자가 되는 방식을 방송 내내 긴장감을 주고 시청자들의 관심을 모으는 방식이고 실제 시청률에서도 성공을 거둔 사례가 많다. 

우리 프로야구도 어떻게 보면 그런 방식의 리그다. 우선 정규리그를 통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상위 5개 팀을가리고 그들 중 1위 팀은 한국시리즈 직행, 나머지 팀들은 순위에 따라 사다리꼴 모양의 대결을 거쳐 한국시리즈에서 최후의 대결을 한다. 가끔 나오는 하위팀이 상위팀을 연이어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는 장면은 팬드에게 짜릿함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진정한 승자가 되는 우리의 방식이 정규리그 우승의 가치를 떨어뜨리는다는 문제점도 지적되지만, 단일 리그제의 우리 현실에서 불가피한 측면도 존재한다. 

2020 시즌 포스트시즌을 향한 마지막 생존팀을 어느 정도 결정된 분위기다. 5할 승률을 넘기고도 5위권 진입을 하지 못하는 KIA와 롯데가 마지막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거의 기적에 가까운 확률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다. 시즌 초반 한화와 SK가 포스트시즌 경쟁을 위한 경쟁에서 밀렸고 삼성이 뒤를 따랐다. KIA와 롯데도 그 뒤를 따를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이제 두 팀에서 1패는 더 무겁게 다가오고 있다. 

 

 


지난 시즌 최하위에서 5할 이상의 승률을 기록하며 나름 선전한 롯데는 8월 한 달 무서운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크다. 롯데는 부족한 선수층을 극복하기 위해 후반기를 대비해 주전들의 체력 관리를 하면서 막바지 스퍼트를 노렸지만, 초반 떨어진 승수를 극복하기에는 한계를 보이고 있다. 아직 희망을 말하고 있지만, 롯데에게 기회의 문은 점점 하루가 다르게 닫히고 있다. 냉정히 내년 시즌을 위한 희망을 찾는 편이 더 현실적인 롯데의 상황이다. 하지만 팀을 응원하는 팬들을 위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는 것이 순리다. 

이런 롯데에게 스트레일리와 손아섭은 올 시즌 팀 자존심을 세워줄 수 있는 존재다. 올 시즌 영입된 외국인 투수 스트레일리는 10년 넘게 없었던 200이닝 200탈삼진이라는 대기록에 도전하고 있고 손아섭은 2011시즌 이대호 이후 없었던 롯데 선수 타율왕에 도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투. 타에서 모두 심각한 부진에 빠지며 개인 타이틀 도전을 엄두도 내지 못했던 롯데로서는 두 선수의 활약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스트레일리는 시즌 초반 뛰어난 활약에도 승운이 지독히 따르지 않았던 불운의 투수였다. 하지만 여름이 되면서 본격적인 승수 쌓기를 하기 시작했고 그가 등판하는 경기에서 롯데는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이는 롯데가 중위권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중요한 원동력이었다. 

스트레일리는 묵직한 직구와 위력적인 슬라이더를 바탕으로 힘으로 상대 타자를 제압하는 유형의 투수다. 구종이 단조롭다는 지적도 있지만, 직구와 슬라이더의 뛰어는 구종 가치는 이를 상쇄하고 있다. 스트레일리는 구위에 공격적인 투구로 매 경기 많은 탈삼진은 쌓았다. 10월 16일 현재 스트레일리는 185개의 탈삼진으로 2위와 20개의 격차를 보이고 있다. 탈삼진 타이틀을 거의 확정적이다. 스트레일리는 이에 더해 200탈삼진까지 기대된다. 이에 더해 스트레일리는 200이닝 돌파도 가능성이 있다. 현재 182.2이닝을 소화하고 있는 스트레일리는 잔여 경기 일정에서 정상적이라면 3경기 등판이 가능하다. 그의 평균 투구 이닝을 고려하면 도달할 수 있는 수치다. 

이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류현진 이후 나오지 않았던 기록이다. 200이닝 200탈삼진은 가면 갈수록선발, 중간, 마무리로의 투구 분업이 가속화되고 투구 수 관리가 중요한 현대 야구에서 보기 드문 기록이고 가치가 크다. 이 기록은 그동안 KBO 리그에서 최동원, 선동렬, 류현진 등 리그를 평정했던 투수들이 가지고 있었다. 

선발 투수라면 누구가 달성하고 싶은 기록이기도 하다. 뛰어난 구위와 긴 이닝을 꾸준히 소화할 수 있는 내구성을 겸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즉, 마라톤과 단거리에 모두 능해야 가능한 일이다. 롯데 소속의 투수가 이런 기록을 남기는 건 구단 역사에도 큰 의미가 있다. 스트레일리는 이런 성적뿐만 아니라 외국인 선수로는 보기 드문 리더십과 분위기 메이커 역할도 하고 있다. 대기록의 작성은 분명 반가운 일이지만, 역설적으로 스트레일리가 소망하는 메이저리그 복귀를 촉진시키는 일이 될 수도 있다. 

손아섭의 타율왕도 큰 가치가 있다. 손아섭이 타율왕에 오른다면 올 시즌 최고 타자인 KT 로하스가 홈런, 타점, 타율 1위까지 독식하는 트리플크라운을 저지하는 의미가 있다. 이는 외국인 선수에 대한 국내 선수들의 자존감을 지켜는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탈삼진왕에 거의 근접한 스트레일리와 달리 손아섭의 타율왕은 로하스를 포함한 2위 그룹과의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손아섭은 10월 16일 현재 0.354의 타율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2위 KT 로하스, KIA 최형우와 7리 차이로 조금 여유가 있지만, 두 선수 모두 몰아치기에 능하다. 시즌 200안타에 도전하고 있는 두산 페르난데스 역시 경계해야 할 경쟁자다. 한 두 경기 부진하면 그 격차가 크게 좁혀질 수 있다. 과거와 같이 타이틀을 위해 팀 차원의 관리를 해주는 분위기도 용납이 안되는 최근 분위기다. 

손아섭으로서는 남은 경기 자신의 능력으로 타이틀을 따내야 한다. 손아섭은 올 시즌 장타 욕심을 버리고 보다 신중한 타격을 하고 있다. 그 결과 안타 생산은 줄었지만, 정교함이 더해졌다. 다만 5위 경쟁에서 멀어지면 질수록 떨어지는 팀 분위기가 그에게 악재가 될 수 있다. 반대로 부담을 덜고 타격에 집중하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프로야구 현역 선수 중 가장 높은 수준의 통산 타율과 함께 매 시즌 상위권의 타자로 꾸준한 활약을 했던 손아섭이었지만, 개인 타이틀은 최다 안타왕 외에 큰 인연이 없었다. 특히, 타격에서 중요한 타이틀 중 하나인 타율왕은 그 가치가 매우 크다. 손아섭에게도 올 시즌은 매우 중요한 기회다. 롯데로서는 팀 간판타자 중 한 명이 손아섭의 타율왕 역시 큰 의미가 있다. 

이렇게 롯데 투. 타의 핵심 선수인 스트레일리와 손아섭은 선전은 롯데의 아쉬움을 조금을 덜어주는 일이다. 지는 시즌 최악의 팀이라는 오명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징성도 있다. 남은 경기 스트레일리와 손아섭의 여정은 롯데 팬들에게 큰 관심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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