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2020 프로야구] 대기만성 신인왕 출신, 신재영의 차갑기만 한 겨울

스포츠/2020 프로야구

by 지후니74 지후니74 2020. 12. 27. 16:03

본문

728x90
반응형

이번 프로야구 스토브리그의 중요한 흐름은 뺄셈이다. 각 구단들은 과감히 선수단을 정리했고 이전 같으면 포함되지 않았을 선수들이 대거 방출 선수 명단에 올랐다. 과거 은퇴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베테랑들이 방출자 명단의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이번 스토브리그에서는 그 연령대가 낮아졌다. 팀 전력 구상과 맞지 않는다면 과감히 명단에서 제외됐다. 그 자리는 젊고 가능성 있는 선수들로 채워졌다. 

그렇게 팀을 떠한 선수들 중 상당수는 여전히 함께 할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방출 선수들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띄게 줄었다. 선수 육성에 대한 비중이 커진 상황에서 팀 전력에 확실한 플러스 요소가 될 선수가 아니라면 쉽게 손을 내밀지 않고 있다.  방출 선수들은 그 어느 때보다 냉혹한 현실 속에 있다. 

키움에서 방출된 투구 신재영도 그중 한 명이다. 신재영은 2016 시즌 15승을 기록하며 신인왕에 올랐던 투수다. 사이드암으로 강속구는 아니지만, 안정된 제구와 날카롭게 꺾이는 슬라이더로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 자리에 올랐던 그였다. 신재영으로서는 2012 시즌 프로에 데뷔한 이후 꽤 긴 시간 무명의 세월을 견뎌낸 결과물이었다. 그동안 1군에서 경기에 나서지 못한 탓에 뒤늦게 빛을 볼 수 있었다. 말 그대로 대기만성형의 선수였다. 

 

 



신재영은 2012 시즌 NC 다이노스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데뷔했다. 하지만 지명 순위는 한참 뒤 순위로 기대치가 크지 않았다. 신인 계약금도 크지 않았다. 이후 그는 2군에서 시간을 보냈다. 대졸 선수로 늦게 프로에 들어온 그에게는 1년이 너무나 소중했지만, 1군 등판의 기회는 주어지지 않았다. 그 사이 경찰청 야구단에 입단해 병역 의무도 이행했다. 하지만 기다림의 시간은 계속 이어졌다. 

그에게 히어로즈로의 트레이드는 큰 기회였다. 히어로즈로 온 신재영은 2군에서 가능성을 인정받았고 2016 시즌 드디어 진가를 발휘했다. 긴 무명의 세월을 이겨낸 신재영의 등장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 시간만큼 내공을 쌓았던 신재영이었기에 앞으로 프로선수로서 탄탄대로만 걸을 것 같았다. 

하지만 현실은 크게 달랐다. 신재영은 이후 점점 내림세를 보였다. 팀 전력에서 비중도 점점 낮아졌다. 선발 투수에서 밀려 불펜 투수로 변화를 모색하기도 했다. 직구와 슬라이더 위주의 투구 패턴이 읽히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사이드암 투수로서 가지는 좌타자 상대 약점이 점점 두드러졌다. 선발 투수로서 긴 이닝을 버티기 어려워졌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연마한 체인지업은 쉽게 정착되지 못했고 그의 투구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부작용으로 이어졌다. 여기에 고질적인 손가락 물집은 투수로서 큰 약점이 됐다. 이런 상황은 심리적으로도 그를 흔들리게 할 수밖에 없었다. 

2016 시즌 15승 투수 신재영은 2017 시즌 6승, 2018 시즌 8승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투구 이닝도 계속 줄었다. 2군을 오가는 일도 늘어났다. 그 사이 히어로즈의 마운드는 그를 대신할 수 있는 다수의 영건들이 나타났다. 팀 내에서 신재영의 자리는 점점 줄어들었다. 2019 시즌 1군에서 12경기 등판에 1승에 머문 신재영은 2020 시즌 1군에서 7경기 등판에 그쳤다. 방어율 12.60으로 입단 키움에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퓨처스 리그에서는 나름 경쟁력을 보여주었지만, 1군에서 신재영은 좀처럼 과거 신인왕의 모습을 되찾지 못했다. 

결국, 신재영은 올 시즌 후 방출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말았다. 1989년 생으로 아직 30대 초반의 나이에 특별한 부상도 없는 신재영이었지만, 신재영은 더는 키움과 함께 할 수 없게 됐다. 깜짝 신인왕이 되며 야구 인생의 새로운 기회의 장이었던 키움이었지만, 이제는 전 소속팀이 됐다. 키움은 신재영의 반전 가능성에 대해 미련을 접
었다. 다수의 유망주 투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상황도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 

신재영은 아직 30대 초반으로 은퇴를 말하기는 이른 나이다. 사이드암 투수로 아직 경쟁력이 있다. 15승을 했던 경력도 있고 우타자들에게 까다로운 슬라이더도 있다. 팀 상황에 따라 충분히 활용이 가능한 투수다. 하지만 아직 신재영에게 새로운 팀에 대한 소식은 들리지 않고 있다. 신재영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선수 생활 지속의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상황은 그의 바람과는 크게 다르다. 

코로나 영향으로 구단들의 재정 상황이 한층 더 악화된 상황에서 외부 영입에 신중할 수밖에 없는 프로야구의 상황과 그의 올 시즌 미미한 활약이 좋지 않게 작용하고 있다. 겨울이 되고 새해가 다가오지만, 신재영은 기약 없는기다림을 이어가고 있는 처지다. 이대로 시간이 흐른다면 그는 원치 않는 은퇴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신재영의 문제가 아니가 다수의 방출 선수들이 처한 위기다. 프로의 세계가 실력으로 말해야 하고 경쟁에서 뒤처지면 밀려날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한 일이지만, 신재영은 올 시즌 온전한 기히를 잡지 못한 면도 크다. 그에게는 제대로 된 기회가 더 절실할 수도 있다. 이대로라면 2016 시즌 신인왕 신재영의 기억은 과거형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신재영의 지금 상황은 우리 프로야구의 현실과도 연결된다. 방출 선수들 상당수는 최소한의 조건에도 현역 선수로의 기회를 잡고 싶어 하지만, 그 조차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이들에게 기량을 다시 입증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이 주어질 필요가 있다. 이제 걸음마 단계에 있는 독립리그를 보다 활성화하고 이 리그가 진정한 패자 부활전의 장이 되도록 한다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프로야구 독립리그가 보다 자생력을 지고 팬들의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마케팅 적이 면에서 고민할 필요가 있다. 이는 프로야구 선수층을 더 두껍게 하는 일로 기존 구단들도 가질만한 가치가 있다. 신인왕 출신 신재영의 지금 상황은 개인의 문제가 아닌 또 다른 고민을 하게 한다. 

사진, 글 : jihuni74

 

 

 

728x90
반응형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