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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에서 어린이날은 소위 말하는 최고 대목이다. 많은 경기가 공중파 중계로 편성되고 경기장은 매진 사례가 되는 게 보통이다. 시즌 중 가장 큰 관심을 받는 경기라 할 수 있다. 어린이날은 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시작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2021 시즌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롯데와 KIA가 만났다. 두 팀은 과거 KIA가 해태 타이거즈 시절 제과 라이벌로 그 대결이 주목받기도 했고 프로야구사에 남을 레전드 투수 최동원과 선동렬이 리그를 호령하던 당시 그 맞대결이 최고의 흥행 카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두 팀의 관계는 한때 롯기 동맹이라는 신조어로 규정되기도 했다 좋은 의미는 아니었다. 이 말은 열광적인 팬층을 보유한 양 팀이 함께 하위권을 맴돌던 시절 만들어졌다. 같은 처지의 양 팀을 두고 상대 팀들은 동병상련의 아픔을 공유했다.

여기에 LG가 더해지면서 엘롯기 동맹이라는 신조어가 크게 유행하기도 했다. 모두 인기 구단이지만, 그에 걸맞은 성적을 올리지 못하던 시절의 일이었다. 지금은 그 의미가 퇴색되긴 했지만, 여전히 엘롯기는 프로야구 팬들 사이에서 가끔 소환되는 단어다. 두꺼운 팬층을 보유하고 있는 이 세 팀의 성적이 프로야구 흥행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수도 있다. 

 

올 시즌 어린이날에 대결하는 롯데와 KIA는 모두 이전 3연전 시리즈를 모두 패하며 팀 분위기가 크게 침체했다. 롯데는 최하위  한화에 충격적인 시리즈 스윕을 당하며 최하위로 추락했다. KIA는 KT와의 3연전을 모두 패했다. 그 결과 꾸준히 유지했던 5할 승률이 무너졌다. 롯데는 연패 탈출이 시급했던 한화에 보약을 선사했고 KIA는 주력 타자 황재균의 부상 등으로 고심하고 있는 KT에게 상승의 날개를 달아주었다. 뜻하지 않게 어려움에 처한 상대에게 도우미 역할을 했던 두 팀은 상대를 넘어 반전의 기회를 잡아야 하는 상황이다.

상황은 롯데가 더 좋지 않다. 롯데는 마운드가 붕괴 직전이고 시즌 초반 폭발하던 타선도 그 힘이 떨어졌다. 구단 내부의 갈등 상황이 지속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다. 각종 악재가 겹친 상황이다. KIA는 타선의 부진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주력 타자들이 제 컨디션이 아니다. 팀을 지탱하던 마운드도 힘이 부치는 모습이다. 불펜진의 과부하로 걱정되고 있다.

양 팀은 어린이날 첫 경기에서 에이스를 내세워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롯데는 스트레일리를 KIA는 멩덴을 선발 투수로 예고했다. 스트레일리는 롯데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카드다. 스트레일리는 5번의 선발 등판에서 4번의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투구 내용에 비해 승운이 따르지 않으면서 2승 2패를 기록하고 있지만, 2점대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다. 아직 구위가 완벽하다 할 수 없지만, 구종의 다양성이 더해지며 안정감 있는 투구를 하고 있다. 5월 되면서 구위가 더 올라올 수 있고 충분한 휴식 후 등판이다. 롯데는 그가 연패 탈출을 이끌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KIA 선발 투수 멩덴은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으로 주목받았다. 우리 리그에서는 보기 드문 콧수염과 틔는 유니폼이 인상적이다. 시즌 초반 불안한 모습이었지만, 최근 3경기 연속 호투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또한, 그는 고거 롯데 레전드 최동원을 연상하게 하는 역동적이면서도 독특한 투구폼을 보여주고 있다. 롯데 홈구장인 사직에서 열리는 경기에서 그의 선발 등판이 더 흥미롭게 다가오는 이유다. 

롯데와 KIA는 이미 한차례 3연전을 치른 경험이 있다. KIA는 홈에서 열렸던 롯데와의 3연전에서 2승 1패의 우세 시리즈를 가져왔다. 두 팀의 시리즈는 기대되는 특급 신인 롯데 김진욱와 이의리의 선발 맞대결이 큰 이슈가 되기도 했다. 위닝 시리즈를 놓고 대결한 경기에 선발 등판한 두 신인 투수는 모두 5이닝 채우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투구 내용은 이의리가 앞섰다. 경기 결과도 KIA의 역전승이었다. 그 경기 후 이의리는 연속 호투로 팀 주축 선발 투수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김진욱은 승리 투수의 기회를 놓친 이후 여전히 부진한 투구 내용이다. 시리즈 과정에서 KIA의 끝내기 승리로 양 팀의 희비가 크게 엇갈리기도 했다.

 

 

KIA가 더 웃을 수 있었던 첫 3연전 이후 양 팀은 가장 주목받는 시점에 다시 만났다. 양 팀은 우선 연패 탈출이 시급하다. 올림픽 예비 엔트리 선수들의 코로나 예방접종으로 5월 4일 프로야구 경기가 모두 취소된 탓에 2연전으로 축소된 시리즈에서 첫 경기는 그만큼 더 중요하다. 연패 중인 두 팀에 하루의 휴식이 더해진 건 반가운 일이지만, 이는 같은 조건이다.

변수는 롯데가 올 시즌 홈경기 승률이 크게 떨어진다는 점이다. 지난 주말 한화의 3연전 전패로 사직 홈구장에서 일어난 일이었다. 롯데는 홈구장의 아픈 기억을 지워내야 한다. 롯데는 어린이날 시리즈에 이어 올 시즌 강팀으로 거듭난 삼성과의 원정 3연전이 있다. 롯데는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외국인 원투 펀치 스트레일리와 프랑코를 모두 등판시킬 가능성이 크다. 불안한 국내 선발 투수진을 고려하면 삼성과의 주말 3연전은 더 어려운 경기 흐름이 예상된다. 어린이날 시리즈에서 침체 분위기를 반전하지 못한다면 더 많은 패배를 쌓을 수 있다. 

KIA 역시 롯데와의 어린이날 2연전 이후 만만치 않은 상대 두산과의 주말 3연전이 있다. KIA 역시 부진한 롯데를 상대로 반전이 절실하다. 롯데와 KIA 모두 상대를 넘어서야 하는 이유가 확실하다. 본격적인 순위 경쟁이 시작되는 시점이라는 점에서도 두 팀의 어린이날 2연전의 의미는 매우 크다. 만약 이 시리즈에서 연패를 당하는 팀이 나온다면 그 충격은 상상 이상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양팀 팬들은 어린이날 경기에서 응원하는 팀의 승리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승리가 절실한 롯데와 KIA의 대결에서 어느 팀이 웃을 수 있을지 궁금하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KIA 타이거즈,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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