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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자이언츠가 롤러코스터 경기 끝에 5연패에서 탈출했다. 롯데는 5월 6일 KIA 전에서 타선이 대폭발하며 17 : 9로 승리했다. 긴 연패를 끊긴 했지만, 경기 내용은 결코 웃을 수 없었다. 롯데는 경기 초반 9 : 0의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9 : 9 동점을 허용하며 부실한 마운드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상대 결정적 실책과 다소 느슨한 마운드 운영이 없었다면 리그 역사에 남은 역전패를 허용할 수도 있었기 때문이었다. 

경기 초반은 완벽한 롯데의 흐름이었다. 롯데는 2회 말 KIA 선발 투수 이의리의 제구가 흔들리면서 잡은 무사 만루 기회에서 KIA 유격수 박찬호의 홈 송구 실책과 마차도, 전준우의 연속 적시 안타로 5득점했다. 올 시즌 실책이 하나도 없는 무결점 수비를 보여주고 있었던 박찬호는 무사 만루에서 유격수 땅볼 상황에서 홈 송구를 시도했지만 악송구가 됐다. 3루 주자가 이대호였음을 고려하면 여유를 가져도 됐지만, 지나치게 서둘렀다. 그의 시즌 첫 실책은 2실점과 연결됐다. 이는 흔들리는 선발 투수 이의리의 어깨를 더 무겁게 했다.

박찬호는 마차도의 다소 막힌 타구를 간발의 차로 잡지 못했다. 올 시즌 그의 수비 능력이라면 잡을 수도 있는 타구였다. 이의리는 내야진의 수비 뒷받침이 있었다면 위기를 무난히 넘길 수도 있었다. 롯데로서는 행운이 깃든 초반 득점이었다. 이 기세를 이어간 롯데는 3회 말 안치홍의 솔로 홈런으로 여유 있는 리드를 잡았다. 롯데는 그전 3회 초 수비에서 1사 만루의 위기를 병살타 유도로 막아내며 KIA의 추격 가능성을 차단했다.

 

롯데에서 가장 높은 득점권 타율, 안치홍



이 정도 흐름이면 선발 투수 프랑코의 시즌 2승과 롯데의 연패 탈출은 기정사실과 같았다. 선두 삼성과의 주말 3연전을 앞둔 롯데는 마운드의 소모까지 줄일 수 있는 경기였다. 큰 점수 차 리드를 당한 KIA는 4회 말 수비부터 추격조 불펜진을 가동하며 다음 경기를 대비하는 경기 운영을 했다. 롯데는 KIA 두 번째 투수 남재현의 제구가 흔들리는 틈을 타 추가 3득점하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짓는 듯 보였다. 롯데 홈 팬들은 모처럼 편안하게 홈팀을 응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는 5회 초 KIA 공격에서 예상치 못한 혼전에 빠져들었다. 4회까지 무난한 투구를 하던 롯데 선발 투수 프랑코의 제구가 급격히 흔들렸다. 큰 점수차 리드에 투구 수도 많지 않았던 프랑코였지만, 좀처럼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3회 초 1사 만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넘겼지만, 5회 초 만루 위기를 달랐다. KIA는 터커와 이정훈의 적시 2루타와 홈런으로 5득점했다.

순간 경기장 분위기는 달라졌다. 이어진 김태진의 3루타에 롯데 벤치는 급박하게 움직였다. 연패 탈출이 급한 롯데는 프랑코가 승리 투수 요건을 채울 수 있도록 기다릴 수 없었다. 롯데는 필승 불펜 김대우를 5회 1사 상황에 마운드에 올렸다. 김대우는 준비가 부족했고 분위기를 탄 KIA 타선은 김민식의 2점 홈런으로 롯데를 2점 차로 압박했다. KIA는 안타와 볼넷으로 1사 1, 2루 득점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KIA는 아쉬운 병살타로 득점 기회를 놓쳤다. KIA 황윤호의 초구 공략은 과감했지만, 결과적으로 롯데에 행운이었다.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지만, 롯데는 마지막 2점 차 리드마저 6회 초 수비에서 지키지 못했다. 두 번째 투수 김대우는 안정을 되찾지 못했다. 여기에 2루수 안치홍의 실책이 더해지며 롯데는 다시 위기에 빠졌다. KIA는 집중력을 발휘하며 9 : 9 동점을 만들었다. KIA 선발 이의리는 패전투수 위기에 벗어났고 롯데는 대 역전패의 위기에 빠졌다. 롯데가 지옥으로 빠져드는 순간 이를 구해낸 건 불펜 투수 최준용이었다. 역전당할 위기에서 최준영은 과감한 직구 승부로 2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KIA 타선의 상승세를 끊었다. 

최준용의 위기 탈출은 롯데의 침체 국면을 반전시키는 계기가 됐다. 6회 말 공격에서 롯데는 마차도의 홈런을 포함해 집중 안타를 쏟아내며 8득점 하는 타선의 집중력을 보였다. KIA는 필승 불펜진을 아끼며 추격조 불펜 투수들을 연이어 마운드에 올렸지만, 그들이 대량 실점하면서 역전의 분위기를 살리지 못했다. 만약, 6회 말 롯데 공격이 득점 없이 끝났다면 경기 후반은 KIA가 주도할 가능성이 컸다. 롯데는 그 갈림길에서 타선이 폭발했다. 

6회 말 롯데의 8득점으로 한껏 달아올랐던 경기 분위기는 빠르게 롯데 승리로 정리됐다. 이후 경기는 큰 변화가 없었다. 롯데는 연패를 벗어났고 KIA는 대역전극 일보 직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두 팀 모두 경기 내용은 프로답지 못한 졸전이었다. 투수들은 사사구를 남발하고 실책이 실점 과정에서 결정적 실책이 있었다. 매끄럽지 못한 수비 장면도 곳곳에서 나왔다. 경기는 타격전이었지만, 투수들의 난조에 따른 혼전이자 졸전이었다. 

특히, 롯데는 9 : 0 리드에도 이 리드를 지키지 못하는 허약한 마운드의 일면이 다시 드러났다. 선발 투수 프랑코는 구위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제구력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 롯데는 전날 에이스 스트레일리에 이어 프랑코까지 2명의 외국인 원투 펀치가 모두 부진한 투구 내용으로 벤치의 시름을 깊게 했다. 특히, KIA 타선은 주력 타자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라인업에서 제외된 상황이었다. 그나마 2군에서 콜업된 나균안이 2경기 연속 안정감 있는 투구를 했고 필승 불펜 최준용의 위기의 팀을 역투를 하면서 작은 희망을 찾을 수 있었다. 

 

투수로서의 성공 가능성 보여준 나균안



팀 타선 역시 침체를 벗어났지만, 주력 타자 손아섭이 여전히 타격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롯데는 정훈을 1번 타순에 해결이 능력이 있는 한동희와 안치홍을 5번과 6번 타순에 배치하는 변화를 주었고 결과적으로 성공적이었다. 하지만 우타자 일색의 상위 타선에서 2번 타순에서 균형추 역할을 해야 할 좌타자 손아섭의 타격감은 타격전 양상의 경기에서도 살아나지 않았다. 롯데로서는 손아섭에 대한 고민이 더 깊어지게 됐다.

롯데에는 힘겨운 경기였다. 경기 초반 무난한 승리 흐름이 급격히 역전패의 흐름으로 변했고 다시 대량 득점으로 이어질 때까지 안심할 수 없는 경기였다.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는 말이 딱 맞는 경기였다. 만약, 패했다면 롯데는 더 깊은 나락으로 빠져들 수 있었다. 9 : 0에서 9 : 9 동점 허용 후 팀 전체가 무너질 수 있는 상황에서 베테랑들을 중심으로 승리 의지를 보이며 승리할 수 있어다. 롯데는 연패 탈출이라는 결과를 가져왔지만, 불필요한 마운드 소모는 주말 3연전에 대한 부담을 더하게 하고 있다. 마침 주말 3연전 상대는 선두 삼성이고 그들의 홈구장이다.

연패 탈출 후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기에는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나는 롯데다. 지금의 마운드 상황이라면 삼성의 타선을 막아내기 어렵다. 살아난 팀 타선에 기대하기는 올 시즌 최고 원투 펀치로 주목받고 있는 원태인, 뷰캐넌이 모두 선발 등판할 수 있는 삼성 마운드가 너무 강하다. 롯데는 에이스 스트레일리가 나설 수 없다. 1승도 버거운 롯데의 주말 3연전이다.

이 점에서 롯데는 5월 6일 17 : 9 대승이 씁쓸하게 다가온다. 롯데는 승리 과저에서 전력의 난맥상을 그대로 노출했다. 올 시즌 롯데는 선발 투수가 버티지 못하고 초반 타선이 폭발하지 않으면 승리하기 힘들다. 5월 5일 경기는 선발 투수가 초반 5실점하면서 사실상 경기 승패가 엇갈렸고 6일 경기는 초반 9득점이 없었다면 승리할 수 없었다. 그나마도 그 리드를 지키기 버거웠다. 지금의 전력이라면 연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3연전 시리즈에서 2승 1패 우세 시리즈도 어렵다. 롯데로서는 연패 탈출의 기쁨보다는 앞으로 경기에 대한 걱정이 더 앞서는 경기였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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