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름 레이스에 들어간 2021 프로야구는 7개 팀이 선두권 경쟁을 하던 7중 체제의 혼전을 벗어나 4강 3중 3약 체제로 형세가 재편됐다. LG, 삼성, SSG, KT의 4강 그룹은 1경기 차 이내에서 선두 경쟁을 하고 있다. 그들 뒤로 NC, 두산, 키움이 뒤따르고 있다. 5위 NC가 선두권과 4경기 차이가 나는 상황에서 4강의 자리는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다.
선두 경쟁 4개 팀은 대조적인 팀 컬러를 보이고 있다. LG는 강력한 마운드가 큰 장점이고 삼성은 투. 타의 조화가 강점이다. SSG는 베테랑들의 분전과 승부처에서의 집중력, 객관적 지표로는 설명할 수 없는 알 수 없는 힘이 그들을 선두 경쟁으로 이끌고 있다. KT는 득점권에서 강점을 보이는 순도 높은 공격력과 효율적인 마운드 운영으로 선두권을 유지 중이다. 이들 4팀은 모두 전력의 강점을 잘 활용하고 있다.
이 중에서 LG는 10개 팀 중 유일하게 팀 방어율 3점대를 유지 중이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말이 보편화된 상황에서 선두 경쟁에서 가장 유리한 조건을 선점하고 있다 할 수 있다. LG는 마운드의 질과 양에서 타 팀 보다 우위에 있다. 장기 레이스에서 큰 강점이 될 수 있다.
선발 마운드는 켈리, 수아레즈 두 외국인 원추 펀치가 좌. 우의 조화를 이루며 강력함을 유지하고 있다. 이들을 뒷받침하는 국내 선발 투수진도 강력하다. 선발 투수 2년 차의 베테랑 우완 정찬헌이 건재하고 부상에서 돌아온 베테랑 좌완 차우찬은 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될 정도로 과거 기량을 회복했다. 신예 이민호와 최근 컨디션을 회복한 우완 임찬규까지 우완 선발 투수들도 든든하다. 이들 외에 LG는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선발 투수 자원을 더 확보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2명의 등판 간격을 조절할 수 있는 정도의 여유가 있다.
불펜진도 화려하다. LG 불펜진은 신. 구의 조화는 물론이고 좌. 우의 조화로 훌륭하다. 150킬로가 넘는 강속구를 자랑하는 마무리 고우석이 건재하다. 그 앞을 지키는 셋업맨이 정우영, 김대유도 든든하다. 송은범, 이정용의 우완 불펜진에 김윤식, 이우찬, 진해수의 좌완 불펜진도 강한 경쟁력을 유지 중이다. 트레이드로 영입한 두산 마무리 투수 출신 함덕주가 부진에 빠진 상황에도 큰 부담이 없다. 함덕주가 정상 컨디션으로 가세한다면 LG 좌완 불펜진은 차고 넘치는 상황이다. 이들 외에도 2군에서 예비 전력이 풍부하다. 타 팀 모두가 부러워할 만한 마운드 상황은 필요에 따라 공격력 보강을 위한 트레이드 카드로도 활용할 수 있다.
마운드에 비해 공격력에서 LG는 아쉬움이 있다. 기대했던 공격력을 보여줬다면 LG는 독보적인 선수가 될 가능성이 컸다. 6월 24일 현재 LG의 팀 타율은 0.251로 리그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팀 홈런은 65개로 적지 않지만, 타점은 294타점으로 리그 8위권이다. 공격 생산력에서 분명 문제가 있다.
출루율 선두권인 출루 머신 홍창기가 1번 타순에 자리하고 리그 최고 타자인 김현수가 있는 LG 타선임을 고려하면 이런 수치는 언뜻 이해하기 어렵다. 해줘야 할 선수들의 역할을 못하고 있다. 간판타자 김현수는 3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지만, 부상에 시달리며 파괴력이 떨어졌다. 중심 타선을 이룰 타자 중 채은성이 분전하고 있지만, 부상으로 결장이 많았다. 이들 외 주력 타자들은 이형종, 오지환, 김민성, 유강남 등은 그들의 평균 이하의 타격 지표다. 결정적으로 팀 공격을 이끌어야 할 외국인 타자 라모스가 부진과 함께 부상으로 장기간 라인업에 포함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라모스는 교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타격 사이클은 주기가 있고 선수들의 역량을 고려하면 회복 가능성 남아있지만, 타선의 침체 국면이 길어지고 있다. 이는 마운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LG로서는 달리는 말에 채찍질을 가하는 심정으로 외부로부터의 전력 보강에 눈을 돌려야 하는 시점이다. 올 시즌 우승의 적기라는 판단이 있다면 풍부한 마운드 자원으로 취약 포지션을 보강할 수 있다. 외국인 타자 문제도 라모스의 회복과 함께 새로운 대안 모색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시즌 하위권에서 선두 경쟁팀으로 올라서며 리그 순위 판도를 바꾼 삼성은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 중이다. 영건 원태인이 에이스급으로 성장하면서 선발 마운드가 강해졌고 팀 타선은 외국인 타자 피렐라 효과와 베테랑들의 분전, FA 영입 효과가 더해져 타자 친화 구장의 효과를 모처럼 제대로 느끼고 있다. 여기에 백업 자원도 갖추고 있어 장기 레이스에 대한 부담도 덜었다.
교체 카드를 사용한 외국인 투수 한자리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삼성은 부상으로 교체된 외국인 투수 라이블리 자리에 젊은 투수들을 활용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았다.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몽고메리는 경력에서는 기대감을 높이고 있지만, 최근 기량이 내림세에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이 시점에 부상에서 돌아온 좌완 최채흥이 부진에서 탈출한 가능성을 보이는 건 긍정적이다. 삼성은 투. 타의 조화를 이루는 안정적인 전력이 강점이다. 어느 한 부분이 부진해도 다른 부분에서 이를 메우고 있다. 만약, 새로운 외국인 투수 몽고메리가 기대만큼의 활약을 한다면 더 치고 올라갈 힘을 얻을 수 있다. 다만, 팀을 이끌고 있는 베테랑 선수들의 체력 안배에 대한 변수는 존재한다.
전격적인 야구단 인수와 추신수를 영입 등으로 시즌 전 큰 관심을 모았던 팀 SSG는 개막 엔트리에 있던 선발 투수 3명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선발 마운드의 붕괴와 시즌 내내 지속 중인 불펜진 불안에도 선두 경쟁을 하는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 전신 SK 와이번스의 강팀 DNA가 발휘되는 느낌이다. SSG는 투. 타는 물론이고 수비 지표에서도 내세울 만한 게 없지만, 객관적 지표를 능가하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SSG는 승리할 수 있는 경기는 확실히 잡아가고 있다.
불혹의 선수인 추신수, 김강민 두 베테랑 외야수들이 팀의 구심점이 되면서 선수들을 잘 이끌어 가고 있다. 최정, 로맥 등 중심 타자들도 결정적인 순간 역할을 하고 있다. 마운드는 어려운 여건에서 무너질 듯 무너지지 않으면서 승리를 지키고 있다. SSG는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투수 가빌리오가 기대했던 대로 이닝 이터의 면모를 보이고 불펜진이 정비된다면 선두 경쟁을 지속할 여력이 생긴다. 이미 SSG는 최악의 상황을 잘 버텨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전력에 플러스 요소가 생기면 그 효과가 더 커질 가능성 있음을 의미한다.
KT 역시 전력 곳곳에 누수가 발생했지만, 이를 잘 극복하고 있다. KT는 외국인 타자 알몬테가 기대 이하의 공격력이고 최근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외국인 원투 펀치를 구성하고 있는 쿠에바스도 부진하다. 1군 라인업의 선수들도 부상 선수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KT는 가지고 있는 전력을 극대화하며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선발 마운드는 쿠에바스의 부진에서 데스파이네가 지난 시즌에 이어 이닝 이터로서 1선발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고 군에서 돌아온 고영표가 안정적이다. 고영표는 올림픽 국가대표로도 선발됐다. 시즌 초반 2년 차 징크스 조짐을 보이던 영건 소형준도 본래 모습을 되찾았다. 2년 연속 10승 투수 배제성도 제구 불안을 딛고 꾸준함을 유지하고 있다. 불펜진은 지난 시즌 홀드왕 주권이 안정감을 되찾았고 마무리 김재윤도 세이브를 충실히 쌓아가고 있다. KT는 불펜진의 불안함을 주권, 김재윤 불펜 원투 펀치로 상쇄하면서 이길 수 있는 경기는 확실히 잡아나고 있다.
타선은 외국인 타자 알몬테가 기대 이하의 성적이고 주전들의 부상 공백도 있었지만, 4할 타율에 도전하고 있는 강백호를 중심으로 상. 하위 타선이 고른 활약을 하고 있다. 특정 선수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면서 공격의 효율성이 큰 KT 타선이다. 이강철 감독의 리더십도 선수단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부상 재활 중인 투수 이대은이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고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는 외국인 타자 문제가 해결된다면 순위 경쟁에 탄력을 받을 수 있는 KT다. 분명한 건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 성적이 우연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다.
치열한 선두 경쟁은 아직 어느 한 팀이 순위 경쟁을 주도하지 못하고 물고 물리는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마운드에 상대적으로 강점이 있는 LG, 삼성이 향후 레이스에서 보다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도 가능하지만, 어려운 여건에도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는 SSG, KT의 힘도 무시할 수 없다. SSG, KT가 전력을 보강할 수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4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4팀은 이제 장기 레이스에서 가장 힘들다는 한 여름의 고비를 넘어야 한다. 지난 시즌 우승 팀 NC와 전통의 강팀 두산, 상위권 팀의 잠재력을 아직 폭발시키지 못하고 있는 키움 등 중위권 팀들의 도전도 견제해야 한다. 올림픽이 예정대로 개최될 가능성이 커진 만큼 올림픽 브레이크라는 변수도 있다. 그전까지 최대한 많은 승수가 필요하다. 4강 팀들이 지금의 치열한 경쟁 구도를 이어갈지 다른 변화기 일어날지 이들 팀들이 모두 각각의 특색이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의 경쟁이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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