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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들어 가장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하고 있는 롯데가 각 팀의 에이스들을 혼쭐내고 있다. 롯데는 6월 25일 두산과의 주말 3연전 첫 경기에서 에이스 스트레일리의 6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와 타선의 폭발을 더해 9 : 1로 승리했다. 이 승리로 롯데는 하위권 경쟁에서 한 발 더 앞서나가며 중위권에도 조금 더 다가섰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 롯데에 입단한 이후 단 한 번도 두산전 승리가 없었던 에이스 스트레일리가 그의 커리어 처음으로 두산전에서 승리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손가락 물집이 원인이 되면서 부진했던 스트레일리는 지난 이전 삼성전에 이어 두산전에도 퀄리티스타트 이상의 호투로 승리 투수가 되며 상승 반전의 가능성도 열었다. 롯데는 에이스의 반등 가능성이라는 성과 외에 두산 에이스 로켓을 무너뜨리며 승리를 가져왔다는 점에서 가치 있는 승리였다. 

로켓은 올 시즌 1점대 방어율을 유지하고 있는 리그 최고 선발 투수 중 한 명이었다. 150킬로에 이르는 강력한 투심 패스트볼은 두산의 단단한 내야 수비와 어울리며 그 위력을 더했다. 로켓은 이전 4번의 등판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됐고 부상이 있었지만, 충분한 휴식으로 컨디션도 회복한 상황이었다. 이전 롯데전에서도 7이닝 1실점 호투의 기억이 있었다. 하지만 뜨거운 6월 롯데 타선은 로켓의 벽을 뛰어넘었다. 

롯데 타선은 초반 그의 구위에 눌려 고전했지만, 로켓의 투구 수를 늘리며 끈질기게 맞섰다. 롯데는 타순이 한 바퀴 돈 시점은 3회 초 2루타 3개로 가볍게 2득점했고 5회 초 홈런 포함 4안타를 집중하며 4득점하며 로켓을 강판시켰다. 로켓은 최근 들어 가장 부진한 투구 내용으로 5회를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물러났다. 4이닝 8피안타 6실점한 로켓은 1점대 방아율로 2점대로 치솟았고 시즌 3패째를 기록했다. 상대 에이스를 무너뜨린 롯데 타선은 이후 추가 득점을 추가하며 여유 있는 승리로 가는 길을 열었다.

 

전준우



롯데는 앞서 NC와의 주중 3연전에서도 리그 정상급 선발 투수인 NC 에이스 루친스키를 제대로 공략하며 승리를 가져오기도 했다. 그동안 상대 에이스급 투수에게는 고전하는 양상을 보였던 롯데 타선의 모습과 전혀 다른 장면이 최근 경기에서 나왔다. 두 경기에서 롯데는 중심 타자 이대호가 큰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강력한 타선의 위력을 보였다. NC전에서 자 이대호는 삼진 4개로 부진했고 두산전에서는 체력 안배 차원에서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심지어 최근 1번 타자로 활약하고 있는 외국인 타자 마차도에게 휴식을 줬다.

하지만 롯데 타선은 여전히 강했다. 상. 하위 타선 어디에서도 장타와 득점타가 나올 수 있는 정도로 타선이 균형을 이루고 있고 상시 주전 라인업에 포함될 수 있는 좌타자도 있다는 점이 긍정 효과로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전준우, 정훈 두 베테랑 타자들이 4번과 5번에서 뛰어난 해결 능력으로 타선의 중심을 잡아주고 있다. 최근 롯데는 부동의 4번 타자였던 이대호를 3번 타순에 배치하는 과정에서 전준우와 정훈을 4번과 5번으로 베치하고 있다. 그 변화는 현재까지 성공적이다. 

이 중에서 올 시즌 팀 주장을 맡고 있는 전준우의 활약은 화려하지 않지만, 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준우는 6월 25일 현재 0.329의 고타율에 4홈런 43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4번 타자로서는 홈런수가 부족하지만, 타점 생산력이 뛰어나다. 득점권에서 전준우는 0.452의 고타율로 리그 선구권이다. 득점권에서 전준우는 가장 기대할 수 있는 타자다. 지난 시즌에 이어 올 시즌에도 뛰어난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정훈 역시 득점권에서 강한 면모를 유지하고 있지만, 전준우는 그 이상이다. 롯데가 그를 4번 타자로 기용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전준우는 성적뿐만 아니라 최근 2군 선수단에 커피차를 제공하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주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가 초반 극심한 부진에 빠져있는 상황에서 벗어나 6월 반등 흐름을 만드는 데는 주장 전준우의 힘이 일정 작용했다 할 수 있다.

주장 전준우에게 관심이 가는 건 최근 수년간 롯데 주장 선수들의 부진을 벗어날 가능성을 보였기 때문이다. 전준우 이전 롯데는 손아섭, 민병헌이 주장 역할을 했지만, 팀 성적 부진과 함께 개인 성적도 아쉬움이 있었다. 2019 시즌 주장으로 선임된 손아섭은 일찌감치 최하위로 추락한 팀 성적에 대한 부담이 상당했고 그의 성적도 함께 하락했다. 결국, 손아섭은 주장직을 내려놓고 말았다. 2019 시즌 롯데는 압도적 최하위를 기록했다. 그의 뒤를 이어 주장으로 선임된 민병헌은 FA로 영입된 선수이긴 하지만, 2010년대 이후 리그를 대표하는 강팀 두산의 주축 선수로 쌓은 경험과 성실함, 리더십으로 팀 분위기를 바꿔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민병헌은 강한 의욕과 달리 뇌동맥류라는 심각한 질환으로 고생하며 어려움을 겪었다 2020 시즌 민병헌은 이런 어려움에도 시즌을 완주하는 의지를 보였지만, 성적 하락을 피할 수 없었다. 롯데 역시 시즌 초반 반짝했지만,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민병헌은 시즌 후 뇌동맥류 수술을 받아야 했다. 

다시 새로운 주장이 필요한 시점에 롯데는 전준우를 주장으로 선임했다. 롯데 프랜차이즈 선수로 오랜 세월 활약했던 전준우에게는 첫 주장 역할이었다. 전준우는 대표적 프랜차이즈 스타지만, 그 존재감을 이대호, 손아섭 등 여타 프랜차이즈 선수보다 다소 떨어졌다. 민병헌이 FA 계약으로 영입되면서 그 존재감이 한 칸 더 밀리는 모습도 있었다.

전준우는 그 누구보다 성실하고 꾸준한 성적을 유지한 선수였다. 타격과 주루가 모두 능한 호타준족형의 선수로 롯데 타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컸지만, 상대적 평가에서 다소 소외되는 면이 있었다. 특히, 2020 시즌을 앞두고 체결한 FA 계약에서 전준우는 그동안 쌓은 성적에 비해 부족함이 느껴지는 계약을 했다. 그는 직전 시즌 팀이 최악의 부진을 거듭하는 와중에도 3할이 넘는 타율에 22홈런, 83타점으로 분전했지만, 평가는 냉정했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나이는 미래 가치에 대한 의문을 불러왔고 때마침 불어닥친 구단들의 긴축재정 흐름과 차가워진 FA 시장의 분위기가 그에게 악재였다. 전준우로서는 뒤늦게 군 입대를 하면서 생긴 최 전성기 시점의 2년 공백이 아쉽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다. 전준우는 4년간 최대 34억원 계약을 했다. 그보다 몇 년 앞서 FA가 된 동료 민병헌이 4년간 80억원, 손아섭이 4년간 98억원, 두 번째 FA 계약을 한 이대호가 2년간 최대 26억원의 금액을 받는 점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남는 계약이다. 여러 가지로 불운이 겹쳤던 전준우였다.  

 



전준우는 이런 아쉬움을 뒤로하고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내고 있다. FA 계약 첫해 전준우는 타율은 0.279로 떨어졌지만, 26홈런 96타점으로 중심 타자의 면모를 유감없이 과시했다. 올 시즌에도 홈런수는 줄었지만, 높은 타점 생산력으로 이를 대신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대호 아니면 안 될 것 같았던 4번 타자 자리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하고 있다. 40살이 넘는 이대호에게만 의존하기 어려운 팀 상황에서 4번 타자 전준우의 등장은 롯데에게 반가운 일이기다 하다. 또한, 조용하면서도 팀 분위기에 변화를 가져온 리더십 역시 호평을 받을만하다. 4년간 34억원의 계약이 결코 아깝지 않은 전준우의 모습이다. 

6월 롯데는 강력한 타선의 힘으로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 경기를 하고 있다. 마운드 특히, 불펜진의 불안이 상승세에 발목을 잡고 있지만, 상대 에이스들로 방심할 수 없는 타선의 힘은 무색무취했던 롯데 야구의 색깔을 공격야구로 변화시켜가고 있다. 과거 로이스터 감독 시절 불안한 불펜진에도 한 점을 실점하면 2점을 득점해서 이기는 노피어 야구가 재현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가지게 한다.

아직 전력에 허점이 보이고 6월 상승세를 이끌었던 젊은 선수들도 경기를 치르면서 한계점이 드러날 수도 있다. 하지만 시즌 초반의 암울한 분위기를 벗어난 건 분명하다. 닫혀있던 기회의 문이 넓어지면서 선수단 전체에 다시 활력이 생긴 느낌이다. 특정 선수에 의존하지 않아도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는 사실만으로도 팀이 한 단계 발전하고 있다 할 수 있다. 

이런 롯데에 전준우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이는 건 아니지만, 새로운 리더십으로 주장 역할을 충실히 해주고 있다. 전준우는 변화한 시대에 맞는 주장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아울러 주장이 되면 성적이 하락하는 소위 말하는 주장병에도 자유로운 선수가 될 가능성도 높이고 있다. 주장 전준우를 중심으로 롯데가 하위권을 벗어나 순위 경쟁에 또 다른 변수로 등장할 수 있을지 지금까지 주장 전준우는 성공적이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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