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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대 온 나라를 흔들었던 연쇄 살인범 중 한 명인 구영춘(유영철)이 잡혔다. 송하영과 범죄행동분석팀은 치열한 분석과 노력 끝에 그의 체포에 큰 역할을 했다. 또한, 구영춘과의 거듭된 면담 과정에서 연쇄 살인범들의 심리와 그들의 행태를 더 명확히 알 수 있었다. 송하영은 구영춘과 치열한 심리전을 전개하며 그에게 말로서 강한 일침을 날리며 기싸움에서 이겨내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또 다른 연쇄 살인범 남기태(정남규)가 서울 서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범죄를 이어가고 있었다. 송하영은 그 사건에 더 강하게 메달렸다. 경찰들 역시 그를 추격했다. 남기태는 경찰의 추적을 비웃듯 같은 패턴의 살인을 지속했다. 심야 시간 홀로 귀가하는 여성들을 주 대상으로 했다. 힘없고 저항하기 힘든 대상을 상대로 남기태는 흉기를 휘둘렀다. 다수의 사람들이 사망했고 다쳤다.

그는 살인에 점점 빠져들었고 그 속에서 강한 자극과 만족을 느꼈다. 피해자들의 고통스러운 모습이 그에게는 강한 희열이었다.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모습이었다. 남기태는 그의 범행 도구를 변화시키고 이동 수단을 다양화하는 등 범죄를 더 발전시켰다. 동시대 연쇄 살인범 구영춘의 범죄를 보고 강한 경쟁의식을 가지며 살인에 몰두했다. 그의 살인은 심야 시간 인적인 드문 골목이 아닌 여성들이 있는 민가 주택으로까지 이어졌다. 그는 민가에 침입해 여성들을 살인하고 방화까지 했다. 송하영이 우려했던 최악의 연쇄 살인범 행태를 보였다. 그를 막아야  했다. 

송하영은 그 연쇄 살인범의 심리를 더 깊숙이 파고들려 했고 그들의 마음속으로 자신 스스로가 그들이 되려 했다. 송하영은 그들의 마음을 알아야 그들에게 더 빠르게 다가갈 수 있다고 인식했다. 하지만 그 한편에서 잔혹한 범죄에 점점 둔감해지는 자신을 발견했다. 그는 범죄에 대한 강한 분노와 그들을 잡아야 한다는 사명감, 악마와도 같은 범죄자들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과정에서 점점 피폐해져 가는 그의 정신을 다잡기 위해 몸부림쳤다. 하지만 사건에 빠져들면 빠져들수록 송하영은 지쳐갔다. 국영수 팀장과 어머니 등이 그를 걱정했지만, 송하영은 멈추지 않았다.

 

 


그가 사건 해결을 위해 몸부림치면 칠수록 송하영은 악의 깊은 심연 속으로 빠져들었다. 마치 그가 어린 시절 큰 익사사고 위기에서 물속에서 발견한 익사 시신을 만났던 그 때로 돌아가는 듯했다. 송하영은 그때의 기억이 트라우마처럼 남아있었다. 그는 그 과정에서 피해자의 아픔과 고통에 공감했지만, 한편으로는 성숙하지 못한 단계에서 죽음을 바로 앞에서 목격했다.

어쩌면 그의 내면에는 죽음에 대한 강한 두려움, 무서움을 가지고 있었을 지로 모른다. 송하영은 살인사건에 대해 더 깊이 파고드는 건 그 두려움을 이겨내려는 일일 수도 있었다. 한편으로 그 누구보다 피해자들의 고통과 슬픔에 공감하는 그에게 살인범들을 빠른 검거와 단죄는 그 어느 것보다 소중한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돌보지 못했다. 이는 그를 망가뜨리고 있었다. 

그 사이 송하영의 범죄행동분석팀은 그 위상이 크게 상승했다. 구영춘 사건에서의 분석 능력과 성과를 바탕으로 범죄행동분석팀에 대한 경찰 내 인지도가 올라갔고 그 필요성에 공감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DNA 분석 등 과학수사기법의 발전과 함께 범죄자들의 심리분석이 중용함을 인식했기 때문이었다. 최초 팀이 만들어질 당시부터 천덕꾸러기 신세를 면치 못했던 범죄행동분석팀은 당당한 부서로 자리했다. 이와 함께 광역 수사대가 만들어져 연쇄 살인과 같은 넓은 지역단위 범죄에 대응하는 역량을 확충했다.

경찰의 고질적인 문제인 관할과 관련한 갈등, 유기적인 협조 부재의 문제를 극복하려는 시도였다. 각 지역의 범죄가 공유되고 함께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를 통해 관할을 넘나드는 범죄자의 유사한 범죄 패턴이 발견될 수 있고 보다 빠르게 범죄자를 잡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범죄행동분석팀은 범죄 자료에 보다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었고 다양한 데이터를 접할 수 있었다. 범죄행동분석팀의 역량을 더 발휘할 수 있었다. 남기태에 대한 추적도 활기를 띨 수 있었다. 

경찰의 끈질긴 추적에도 남기태는 범죄를 멈추지 않았다. 남기태의 범죄는 우연한 사건으로 덜미가 잡혔다. 남기태는 서민주택가의 주택을 침입해 절도행각을 벌이다 그 집에 있는 주민과 격투를 벌였고 그들에게 제압되며 경찰에 넘겨졌다. 실시간 범죄가 공유되는 시스템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남기태의 체포 소식이 전해졌다. 송하영은 그 절도범이 연쇄살인범 남기태 임을 직감했다. 

송하영은 그를 만났다. 송하영은 그동안 축적한 심문 기법을 활용해 그의 경계심을 풀게 했고 연쇄 살인범죄의 자백을 이끌어냈다. 송하영의 예상대로 남기태는 스스로 살인을 연구하고 살인을 진화시켰다. 송하영이 먼저 면담했던 구영춘과 마찬가지로 살이에 대한 죄의식이 전혀 없었다. 남기태는 멈출 수 없는 살인 충동에 살인을 지속했고 살인을 통해 강한 쾌락을 경험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자신의 살인 행각을 자랑하고 세세히 송하영에 진술했다.

남기태는 불우했던 유년기의 기억, 동성에 의한 성폭행의 기억, 내성적이고 사람 대하는데 서툰 그에 대한 주변의 차가운 시선과 그로 인해 고통받은 기억 속에서 사회에 대한 강한 분노와 원망을 가졌다. 그는 스스로를 강하게 하기 위해 날마다 운동을 하고 식단을 챙겼다. 남기태는 자신의 강해졌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그 힘을 자신보다 힘없는 이들의 살인에 이용했다. 그 속에서 억압된 심리를 분출하고 평생을 소외 속에서 살아온 자신에 대한 존재감을 되찾았다. 하지만 그 사이 남기태는 악마가 된  자신을 인지하지 못했다. 그는 자신으로 인해 고통받고 죽어간 이들 피해자 가족들의 슬픔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는 범죄를 즐기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였고 더는 살인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이 슬픈 살인마였다. 

남기태의 역겨운 살인 범죄 사실에 송하영은 마음 한쪽에서 큰 분노를 느꼈지만, 이를 드러낼 수 없었다. 남기태의 더 많은 범죄사실을 파악해야 했고 무고한 희생자들의 원혼을 달래야 했다. 그의 노력으로 남기태의 여러 범죄들이 드러났다. 큰 성과였지만, 송하영은 전혀 기쁘지 않았다. 수 많의 희생자들과 그 가족들의 고통이 그의 마음을 짓눌렀다. 그런 잔혹한 범죄를 아무 죄책감 없이 떠벌리는 범죄자들의 마음속을 들어갔다 나와야 하는 상황이 괴로웠다. 송하영은 그 스스로가 악마가 되는 듯한 착각에 빠졌다. 

그를 더 분노하게 하는 건 언론들의 행태였다. 언론들은 연쇄 살인 사건을 연일 특종으로 보도했다. 경찰의 무능을 질타하는 보도도 있었고 범죄 사실들을 아주 세세히 보도했다. 하지만 언론의 보도에는 사건의 본질을 바라보는 기사가 없었다. 보다 자극적이고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기사들이 인터넷과 지면을 장식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이끌어 내려는 노력만 보였다.

 

 


이를 통해 언론들은 더  많은 이들이 기사를 보고 그에 부수되는 많은 트래픽과 광고 등 금전적 이익에 더 집중했다. 이런 언론 기사를 소비하는 대중들도 비판적으로 기사를 보지 못하고 자극적인 내용에 더 관심을 가질 뿐이었다. 연쇄 살인 사건에 온 사회가 불안에 떨고 일상마저 흔들렸지만, 사람들은 막상 연쇄 살인범이 잡히고 나서 그의 범죄를 흥미롭게 바라보는 관전자가 됐다. 사건의 피해자와 하루아침에 가족과 지인을 떠나보낸 가족들, 연쇄 살인자에 대해 무관심했던 사회의 이면을 보는 사건은 언론과 사람들은 극히 소수에 불과했다. 경찰 내 분위기도 사건의 해결과 실적에 더 관심을 보였지 사건의 내면에는 관심이 없었다. 

송하영은 외로웠다. 그 악의 근본을 파고들어야 하는 그의 생활에 점점 회의감을 가졌다. 그러면서 그는 그의 짐을 나눠지려 하는 동료들이 내민 손을 선뜻 잡지 못했다. 그는 극한의 일에 또 다른 이가 빠져드는 게 두려웠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는 그 스스로를 망가뜨리는 일이었다. 그는 이런 자신에 화가 났고 연쇄살인 사건을 흥미 대상으로 여기고 소비하는 사회의 모습에 실망했고 분노했다. 이런 사회는 살인을 쾌락의 도구로 여기는 살인자들과 다를 게 없어 보였다.

송하영이 경찰과 유착해 범죄 정보를 캐내고 이를 바탕으로 선정적 기사만을 양산하는 기자에 주먹을 날린 건 그에 대한 분노이기도 했지만, 잘못된 사회에 대한 분노이기도 했다. 

송하영은 마음 한편의 무거운 짐이 온몸을 짓눌렀다. 휴식이 필요했지만, 송하영은 멈출 수 없었다. 그 사이 또 다른 악마가 나타났다. 송하영이 여러  복잡한 감정의 기복 속에 고통받는 순간, 또 다른 연쇄 살인범 강호순이 새로운 형태의 연쇄살인 범죄를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송하영은 자신의 숨 막힐 듯한 감정을 제어하지 못했고 스스로 교통사고를 내고  사경을 헤매고 있었다. 하지만 운명은 그를 다시 범죄 현장으로 이끌 가능성이 크다. 고통의 시간이 그를 더 단단히 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가 더는 외롭지 않을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 드라마 홈페이지,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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