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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시즌 후 KBO 리그에는 100명이 넘는 신인들이 프로구단에 입단한다. 그 신인들은 구단의 미래 자원이고 향후 팀 전력을 좌우할 수 있다. 이에 각 구단들은 저마다 선수 육성 시스템을 강화하고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최근 선수 육성의 성과는 구단의 역량을 평가하는 중요한 평가 요소가 되고 있다. 

이 점에서 롯데는 오랜 세월 선수 육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롯데는 1992 시즌 롯데의 우승을 이끌었던 신인 투수 염종석 이후 신인왕이 없었다. 신인왕 수상으로 그 팀의 육성의 성공과 실패를 결정하긴 어렵지만, 1992 시즌 이후 끊긴 신인왕의 역사는 롯데 구단에는 또 하나의 흑역사라 할 수 있다. 

이런 롯데에게 기대되는 신인이 입단했다. 2023 시즌을 앞둔 신인 드래프트에서 롯데가 1순위, 전체 3번째로 지명한 야수 김민석이 그 주인공이다. 김민석은 투수가 우선 고려되는 신인 지명에서 이례적으로 야수로서 1순위 지명을 받았다. 롯데는 연고지역에서 150킬로 강속구를 던질 수 있는 경남고 투수 신영우와 여러 프로구단에서 주목받는 포수 유망주인 경남고 김범석이 있었지만, 서울 연고의 휘문고 김민석을 선택했다. 

김민석은 우투 좌타의 내야수로 뛰어난 신체 조건에 타격 재능이 뛰어난 타자로 이미 주목을 받고 있었다. 그는 같은 고등학교 휘문고 출신의 리그 최고 타자 이정후와 비교되기도 했다. 이정후는 우투좌타의 내야수로 프로에 지명을 받았지만, 프로 입단 이후 외야수로 전환해 크게 성공했다. 이정후는 올 시즌 후 포스팅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에 도전할 예정이다. 현재까지는 그 전망이 밝다. 

 

 

김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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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와 비교된다는 점에서 김민석은 큰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롯데가 다수의 투수 자원 대신 그를 영입한 이유이기도 하다. 김민석은 롯데에 부족한 좌타 자원이고 내야진의 세대교체 주축이 될 수 있는 선수다. 김민석에 앞서 지명했던 대형 신인 나승엽과 롯데 중심 타자로 성장한 한동희와 함께 김민석은 롯데 미래 내야진을 구성할 수 있는 선수다. 

김민석은 고교 시절 5할 넘는 타율을 기록했고 초 고교급 타격을 했다. U-18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도 주축 타자로 큰 활약을 했다. 이런 타격 능력은 분명 매력적이다. 그가 이런 재능을 올 시즌 발현한다면 팀 전력에 상당한 플러스 요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가 프로에서 빠르게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확실한 포지션이 필요하다. 김민석은 고교 시절 유격수로 많은 경기에 나섰지만, 수비 능력은 프로에서 활약하기에는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김민석은 2루수와 1루수, 외야까지 다양한 수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 이는 다재다능함으로 보이지만, 확실한 포지션이 없다는 건 큰 약점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수비에서 확신을 주지 못한다면 상시 출전에서 제한사항이 될 수 있다. 

롯데는 김민석의 타격 재능에 더 높은 가중치를 두고 그를 영입했다. 롯데는 지난 호주 겨울리그에 참가하는 한국 프로야구 연합팀이라 할 수 있는 질롱코리아에 김민석을 포함했다. 김민석은 스프링캠프에 가기 전 프로선수들의 공을 직접 접할 수 있었다. 고교시절과 같은 폭발적인 타격은 아니었지만, 콘택트 능력을 분명히 인정을 받았다. 다양한 수비 포지션을 소화하며 적응력을 높이기도 했다. 

사전에 프로 적응의 시간을 가진 김민석은 2023 시즌 롯데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신인으로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린 건 그와 신인 좌완 투수 이태연 두 명 뿐이다. 그만큼 롯데는 김민석에 큰 기대를 하고 있다. 특이한 건 롯데가 김민석을 외야수로 분류했다는 점이다. 이에 그의 외야 전향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지만, 롯데는 그에게 맞는 포지션을 찾는 과정을 스프링캠프 내내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김민석의 타격 재능을 더 살리기 위해서는 수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덜한 외야수가 유리할 수 있지만, 수비 적응에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롯데 외야진은 외국인 타자 렉스와 고승민, 황성빈이 주전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 이들은 지난 시즌 1군에서 많은 출전 기회가 있었고 그에 상응하는 성적도 기록했다.

올 시즌 가장 먼저 기회가 주어질 수 있는 선수들이다. 여기에 지명타자로 많은 경기 출전이 예상되지만, 베테랑 외야수 전준우의 존재도 무시할 수 없다. 김민석 보다 1년 앞서 입단한 조세진, 윤동희도 스프링캠프에서 외야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두산에서 자유계약으로 풀린 이후 롯데에 입단한 안권수도 있다. 익숙하지 않은 포지션을 소화하는 김민석이 뚫고 들어가기 버거운 상황이다. 

내야 상황도 만만치 않다. FA 내야수 노진혁이 롯데에 영입되면서 포지션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노진혁이 본래 포지션인 유격수로 나선다면 3루는 한동희, 2루는 안치홍, 1루는 정훈이 우선 주전으로 고려될 수 있다. 롯데가 기대하는 20대 군필 내야수 김민수도 주전으로 나설 수 있고 베테랑 이학주, 박승욱도 1군에서 경쟁력이 있다. 지난 시즌 1군에서 자주 얼굴을 보였던 이호연, 한태양도 무시할 수 없다. 김민석의 기회를 위해 인위적으로 포지션 변경을 하기 어렵다. 

우선 고려되는 포지션은 안치홍 이후가 불확실한 2루수다. 안치홍은 올 시즌 롯데 주장으로 선임되며 팀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올 시즌 후 두 번째 FA 자격을 얻는다. 자칫 내년 시즌 그가 없는 라인업을 고려해야 할 수도 있다. 김민석은 안치홍의 백업으로 먼저 기회를 가질 가능성이 크다. 또한, 주전 1루수 정훈의 나이를 고려하면 1루수 백업 역할도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기회에 목마른 여타 경쟁자들과의 경쟁을 이겨내야 한다. 한정된 기회에서 확실한 존재감을 보여야 하는 부담도 있다. 그럼에도 롯데가 김민석을 1군 스프링캠프에 포함했다는 건 그를 올 시즌 1군에서 활용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이런 팀의 긍정적 평가를 김민석을 확신으로 바꿔야 한다. 

우선, 그에 대해 따라붙은 수비에 대한 의문을 털어내야 한다. 고교 시절부터 훨씬 강하고 빠른 타구가 많은 프로에서 버틸 수 있는 수비력이 나와야 한다. 지명타자 포지션에서 그를 활용할 수도 있지만, 최근 야구의 흐름은 전문 지명타자를 두기보다는 선수들의 체력 안배를 위해 로테이션으로 지명타자를 활용하고 있다. 롯데에는 전준우를 포함해 정훈, 안치홍 등이 지명타자 역할을 나눌 수 있다. 또한, 팀의 미래라면 상시 출전이 가능한 상태를 만들어야 하고 수비력은 이를 위해 필수적이다. 

 

 

 



여기에 스프링캠프와 연습경기, 시범경기 등을 통해 1군 투수들의 공을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줘야 한다. 롯데는 김민석의 타격 재능을 고려해 과감히 그를 1순위로 지명했다. 수비가 다소 불안해도 타격에서 분명한 재능을 보인다면 롯데는 그의 활용에 대해 더 깊은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을 만드는 건 김민석 스스로가 할 수 있다. 

분명, 모든 이들이 인정하는 재능이다. 이정후와 그가 함께 거론된다는 건 김민석에 대한 평가를 말해주고 있다. 하지만 김민석 이상의 재능이라 평가받았고 메이저리그 도전 가능성도 보였던 유망주 내야수 나승엽도 롯데에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상무행을 택한 걸 고려하면 김민석의 올 시즌을 무조건 긍정적으로 보기 어렵게 한다.

하지만 김민석은 롯데 미래 구상에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선수다. 롯데는 그에 더 욕심을 내 올 시즌 1군에서 김민석의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다만, 올 시즌 윈나우를 지향하고 있는 팀 상황에서 김민석에게 출전 기회를 우선 제공하기는 어렵다. 롯데는 포스트시즌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고 있고 보다 나은 경기력을 보이는 선수를 기용할 수밖에 없다. 이런 팀에서 신인 선수가 재능을 인정받고 1군에서 경쟁력을 보이라고 하는 미션은 어떻게 보면 가혹하다 할 수 있다. 이런 김민석에게 신인왕이라는 목표를 부여하는 것도 무리한 일이라 할 수 있다. 

중요한 건 프로는 성적으로 말해야 한다는 점이다. 자신에서 주어진 여러 장애를 실력으로 이겨내고 올라서야 스타 선수가 될 수 있다. 김민석은 분명 재능이 있고 스타성도 갖추고 있다. 어떤 일이 올 시즌 그에게 일어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다. 과연 김민석이 더 다듬어야 할 원석으로 남을지 당장 빛나는 선수가 될지 만약 후자가 된다면 30년 넘게 단절된 롯데 신인왕 역사가 다시 복원될 가능성이 커진다. 롯데 팬들은 김민석의 2023 시즌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사진 : 롯데 자이언츠,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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