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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에서 가장 큰 영토를 가진 나라 브라질, 브라질에 대한 이미지는 매우 역동적이고 화려함으로 가득 차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브라질은 대표하는 축제인 리우 삼바 카니발은 그 규모는 물론이고 화려한 의상과 퍼포먼스, 정열 가득한 축제로 세계 3대 축제 중 하나다. 브라질은 대표하는 축구는 엄청난 축구 인구에 열정적인 응원을 하는 팬들의 기반으로 브라질은 월드컵에서 영원한 우승후보로 만들었다. 

이뿐만 아니다. 브라질은 세계에서 가장 넓은 열대 우림 지역이 아마존 강 일대에 자리하고 있고 그것에서 뿜어져 나오는 산소는 지구 산소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에 아마존 강의 열대 우림은 지구의 허파로도 불린다. 이 외에도 브라질은 세계 어느 곳에서도 보기 힘든 자연경관을 보유한 나라이기도 하다. 또한, 넓은 영토 곳곳에서는 다량의 천연자원이 있는 자원 부국이기도 하다. 한 편으로는 세계 커피 생산 1위라는 타이틀과 함께 농업과 축산물의 생산에서도 세계적인 규모를 자랑하는 브라질이다.

브라질은 2억 명이 넘는 인구 대국이기도 하고 다양한 문화적 전통이 혼재된 국가이기도 하다. 남미의 다른 나라들과 달리 포르투갈의 식민 지배 영향으로 포르투갈어를 공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식민지 시대 영향으로 가톨릭이 종교의 주류를 이루고 있지만, 종교의 자유가 보장되고 여러 종교가 함께 공존하는 나라이기도 하다. 

이렇게 강대국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이 충분했던 브라질이지만, 우리가 가지고 있는 브라질에 대한 이미지는 잘 사는 나라보다는 남미의 한 국가, 빈민이 다수 존재하는 나라 등 선진국과는 거리가 있다. 실제 브라질은 사회에 만연한 부정부패, 극심한 빈부 격차에 따른 양극화와 이로 인한 사회 불안, 창궐하는 범죄 등이 겹치며 나라 발전에 장애요인이 됐다. 이런 국가의 문제는 해결하고 국민적 통합을 이뤄야 할 정치는 오랜 군부독재 등의 왜곡된 시절을 보내면서 제 기능을 못했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브라질은 한 지도자의 등장으로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었다. 그리고 그는 최근 다시 돌아와 혼란스러운 브라질의 해결사가 됐다. 그는 1945년생 올해 77세가 된 브라질 브라질 35대 대통령, 그리고 39대 대통령으로 다시 선출된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우리가 룰라라 부르는 인물이다. 

룰라는 2003년 제35대 대통령이 됐고 재선되며 2010년까지 재임했다. 이후 그는 2022년 대선에 다시 출마해 당선되며 제39대 대통령으로 임기를 시작했다. 브라질에서는 최초의 3선 대통령이다. 또한, 대통령직에서 물러난 이후 꽤 긴 세월이 지나 다시 대통령에 오른 독특한 이력도 있다. 그만큼 국민들의 지지를 오랜 세월 받고 있는 보기 드문 정치인이다. 

룰라는 매우 가난한 집안의 아들도 태어났고 가난으로 인해 초등학교도 채 마치지 못하고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공장 노동자로 일하다 사고로 새끼손가락을 잃은 아픔도 있었다. 또한, 아이를 임신한 첫째 부인이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아이와 함께 세상을 떠나면서 사별하는 아픔도 겪었다. 

이렇게 불우한 유년기와 청년기를 보냈던 룰라는 이후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다. 그는 노조활동가로 두각을 나타냈고 브라질에 손꼽히는 노동 운동가로 성장했다. 이는 그의 국민적 인지도를 높이는 계기가 됐고 룰라는 이를 기반으로 노동운동가에서 정치인으로 변신했다. 그가 이끌었던 노동조합 세력은 지금의 브라질 여당인 노동자당의 전신이 됐다.

정치인 룰라의 시작은 그렇게 순탄하지 않았다. 룰라는 높아진 인지도와 노동자, 저소득층 국민들의 지지를 받았지만, 노동운동 과정에서 생긴 과격한 노동운동가의 이미지가 오히려 선거에서 불리하게 작용했다. 룰라는 정치에 입문한 이후 상파울루 시장 선거에 이어 세 차례 대선에서 거듭 패하며 정치적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에 룰라는 기존의 강성 이미지를 벗고 온화하고 합리적 정치인으로의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이에 더해 노동자당과는 거리가 있는 보수층 인사들과의 연대하며 정치적 입지를 더 넓혀 나갔다. 강성 이미지를 벗은 룰라는 2002년 대선에서 승리하며 마침내 브라질의 대통령이 됐다. 

 

 

 



룰라의 대통령 당선과 관련해 브라질 내부 국제 사회에서는 그에 대한 의구심을 가지기도 했지만, 룰라는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사회주의를 온건하게 발전시킨 새로운 진보 정책을 통해 그 부분을 해결했다. 룰라는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는 한편, 그가 가지고 있었던 이상을 실현하는 데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그는 내부적으로 브라질의 고질적인 문제인 극심한 빈부격차와 사회 부조리에 대한 개혁을 시도했고 대외적으로는 신자유주의를 배격하고 독자노선을 걷기 시작했다. 미국 일변도의 외교는 다자 외교로 전환됐고 대외적으로 국가의 주체성을 높이려 했다. 

룰라의 정책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적극적인 복지정책이었다. 특히, 브라질 사회불안은 중요한 원인이었다. 빈민들의 삶을 개선하려는 노력을 지속했다. 이를 위해 빈민들에 대한 국가 차원의 지원정책이 실행되고 그 과정에서 빈민들에 대한 현금성 지원정책인 보우사 파밀리에가 실시됐다. 

보우사 파밀리에는 빈곤층의 교육과 기초적인 생활을 보장해 주는 지원금 정책이었다. 이 정책에 따라 기존 소득 이하의 수입으로 생활하는 가정에는 월 정액의 지원금이 지급됐다. 빈곤층 자녀들의 진학을 위한 지원금도 지급됐다. 그 지원금은 최근 우리나라의 지역화폐처럼 카드로 지급되어 사용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선심성 정책, 실효성 없는 현금 지원, 노동의욕을 오히려 꺾는 일이라는 비판과 우려도 있었다. 하지만 룰라는 '왜 부자들을 돕는 건 투자라 하고 가난한 이들을 돕는 건 비용이라 하는가? 하는 말로 이를 일축하며 지원금 정책을 강력히 밀어붙였다. 대신 지원금을 받는 가정은 자녀들의 학교에 보내고 예방접종을 실시하며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해야 하는 조건이 붙었다. 

이를 통해 빈민층의 기본적 삶을 영위하게 하면서 범죄의 길로 빠지게 하는 것을 방지하고 자립을 위한 기반을 닦도록 했다. 자녀 교육과 교육 프로그램 시행은 문맹률 감소와 함께 빈민들이 더 나은 교육을 받아 양질의 노동자로 사회로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직업을 얻은 이들은 더 많은 수입을 얻고 자신들의 삶을 개선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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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민층의 감소는 내수의 증진으로 연결되고 경제 활성화를 이끌 수도 있었다. 실제 룰라의 이런 빈민 지원책은 빈민들 중 상당수는 중산층으로 성장시키는 성과를 냈다. 내수 경기가 살아나면서 경제성장에도 긍정적 영향을 줬다. 여기에 경제 정책이 대외 여건의 개선과 함께 성과를 내면서 브라질은 빠른 경제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룰라 집권기 브라질은 GDP 규모가 세계 7위권으로 올라서며 선진국 반열에도 오를 수 있었다. 경제발전과 호황, 빈민들의 삶 개선은 브라질 국민들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만들었다.

이런 경제성장을 기반으로 브라질은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하계 올림픽을 잇따라 유치하며 국가의 위상을 드 높일 수 있었다. 이를 이끈 룰라의 인기는 브라질 역대 대통령 중 최고 인기를 구가했다. 연임에 성공한 그는 임기 내내 높은 지지율을 유지했고 퇴임하는 시점에도 절대다수 국민의 지지를 얻었다. 이는 이후 그가 이끌었던 노동자당이 지속적으로 집권할 수 있는 기반이 됐다. 아울러 룰라는 브라질 진보 정치의 상징적인 존재로 대통령 퇴임 이후에도 그 영향력이 컸고 활발한 활동을 지속했다. 

하지만 브라질 정치 상황이 급변하면서 룰라에게도 위기가 찾아왔다. 브라질 검찰을 중심으로 반부패 수사가 활발히 전개되면서 기존 정치권 인사들 역시 그와 관련해 처벌이 이어졌다. 검찰의 칼끝은 브라질 집권 세력인 노동자 당에게도 겨눠졌다. 그 수사의 여파는 그동안 브라질의 보수 기득권 세력들이 다시 그 영향력을 확대하는 계기가 됐다. 집권 노동자 당은 무력화됐고 룰라의 후계자로 대통령 재선에도 성공했던 호세프는 의회의 탄핵으로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했다. 

이런 부패 관련 수사는 결국, 진보정권의 몰락과 함께 보수 우파 정권 탄생으로 이어졌지만, 우파 정권마저 부패에 연루되면서 브라질 정국은 큰 혼란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 틈에서 대중들의 정치 혐오증이 확산됐고 극우 정치세력이 득세하기 시작했다. 이는 극우 정치인 보우소나루 정권의 탄생으로 연결됐다.

보우소나루 정권은 인종차별을 포함한 지속적인 혐오 조장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정치를 했다. 또한, 대내외적으로 극단주의 정책으로 큰 비난을 받았다. 그럼에도 이는 정치 부패와 이로 인한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깊은 불신, 호황기를 지나 침체기로 접어든 경제 상황이 겹치면서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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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상황에서 룰라 역시 부패 혐의로 검찰의 수사와 재판을 받고 유죄가 인정되어 체포 투옥되는 일이 발생했다. 퇴임 후에도 높은 인기를 구가하던 룰라의 몰락이었다. 이에 룰라에 대한 브라질 국민들의 실망감도 커질 수밖에 없었다. 룰라는 매우 청렴한 이미지의 정치인이었다는 점에서 충격은 더했다. 그에게서 돌아선 대중들의 비판과 함께 이대로 그의 정치생명도 끝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룰라는 기적적으로 부활했다. 그의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정파적 이해관계가 크게 작용했다는 정황증거가 속속 드러났고 수사와 재판의 불공정성이 제기되면서 여론의 방향이 바뀌기 시작했다. 그가 부패 혐의로 수사를 받을 시점에 룰라는 노동자당의 대선 후보로 대통령 출마를 준비 중이었다. 이에 룰라에 대한 수사가 보수 기득권 세력이 그의 대선 출마를 막기 위한 기회 수사라는 의혹이 수사 초기부터 재기되기도 했었다. 또한, 검찰 사법권의 무리한 남용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최근 OTT 서비스를 통해 룰라의 수사와 투옥 등 브라질 정치의 혼돈상을 방영하는 다큐가 방영됐다. 이 과정을 보면 민주주의 정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사법부와 검찰 등에 의해 정치가 좌우됐다. 이는 민주주의의 중요한 원칙인 삼권 분립의 훼손이고 민주주의 파괴라는 점에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했다. 

결국, 룰라는 극적으로 혐의를 벗고 정치 일선으로 복귀했다. 2022 대선에서 룰라는 보우소나루와 결선투표까지 가는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근소한 차이로 대통령에 당선되며 2023년 1월부터 3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이렇게 다시 대통령 자리에 올랐지만, 그에게는 수많은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우선, 극우 정권 집권기 심화된 빈부 격차와 사회적 불평등과 빈민층 확대, 이로 인해 다시 커진 계층별 지역별 갈등을 어떻게 해소할지가 급한 과제가 됐다. 극우세력들을 중심으로 한 반 룰라 세력들은 지속적으로 반정부 시위를 하며 그 세를 과시하고 있다.

 

 

 



반대 세력에 대한 포용과 함께 극우 정권의 무책임한 대응으로 그 피해가 심각했던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침체가 심화된 브라질 경제부흥은 시급한 과제다. 극우 정권 집권기 크게 추락한 브라질의 대외 이미지 개선과 함께 국제사회에서의 역할을 다시 확대해야 한다.

더불어 보우소나루 정권 시기 개발이 급속히 진행되면서 파괴된 아마존 밀림과 관련한 정책 방향도 다시 확립해야 한다. 룰라는 집권기에 환경문제에 큰 관심을 보였고 아마존 밀림 보존에 긍정적이었다. 브라질이 아마존 밀림 보존으로 정책 방향을 전환한다면 지구환경 차원에서는 환영할 만한 일이다. 

룰라는 집권 후 전 정권에서 폐지된 빈곤층에 대한 직접 지원정책인 보우사 파밀리에를 다시 부활시키며 자신의 정치 철학을 다시 구현하는데 힘쓰고 있다. 대외 정책에 있어서도 그가 과거 추구했던 다원, 다자 외교로의 전환을 추진 중이다. 최근 남미 국가들에 진보 정권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는 점도 룰라에게는 호재다. 룰라 집권기 브라질은 남미 진보 국가의 리더로 큰 역할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국민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던 과거 집권기와는 국내 정치지형이 크게 다르고 국제정세도 미국과 중국간 신냉전체제와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크게 변해 있다. 여기에 올해 77세로 고령의 나이도 큰 부담이다. 그럼에도 큰 시련을 수차례 이겨낸 의지의 인물이자 정치인인 룰라다.

그가 꽤 긴 공백기를 이겨내고 다시 대통령에 선출되었다는 점은 브라질의 상황이 그만큼 힘들고 브라질 국민들이 과거 브라질의 부흥을 이끌었던 룰라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그 점에서 그의 3번째 대통령직 역시 우려보다는 기대가 더 생기는 게 사실이다.

우리에게는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고 단편적인 면만 알고 있는 나라지만, 브라질은 여전히 무한한 잠재력의 나라다. 최근에는 첨단 과학 기술 분야에서도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농산물 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브라질의 정치 상황은 국제 정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우리나라 역시 브라질은 그저 멀이 떨어져 있는 남미 국가로 볼 수 없는 이유다.

이 점에서 2000년대 브라질 정치의 중심인물로 여전히 큰 힘을 발휘하고 있는 룰라는 다각도로 분석하고 살필 필요가 있다. 


사진 : 픽사베이,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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