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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시즌 후 크게 흔들리던 SSG 랜더스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고 있다. SSG는 스토브리그 기간 파행적인 구단 운영으로 안팎의 비난을 받았고 창단 후 쌓았던 긍정 이미지가 크게 무너지는 시간을 보냈다. 2022 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정규 시즌 우승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김원형 감독의 전격 경질로 시작한 파행은 2차 드래프트에서 팀의 역사를 상징하는 선수인 김강민의 한화행으로 절정에 달했다. 

김강민은 SSG의 전신인 SK 와이번스에서 프로에 데뷔한 이후 한 팀에서만 선수 생활을 한 원클럽맨으로 두 팀의 우승 역사와 모두 함께 했다. 리그 최고의 외야 수비 능력은 그에게 짐승이라는 별명을 붙게 했고 필요할 때 한방을 때려낼 수 있는 클러치 능력은 그의 존재감을 높였다. 여기에 40살이 넘은 나이에도 철저한 자기 관리로 1군에서 경쟁력을 유지하는 등 선수들에 여러 가지로 귀감이 되는 김강민이었다.

2023 시즌 후 현역 연장과 은퇴를 고민하던 김강민을 SSG는 보호 선수에 포함하지 않았고 경험이 풍부한 외수 보강이 필요했던 한화는 과감히 그를 지명했다. SSG는 뒤늦게 사태 해결에 나섰지만, 할 수 있는 건 김강민에게 은퇴를 권유하는 것뿐이었다. 현역 연장 의지가 있었던 김강민은 팬들에게 보내는 손 편지를 남기고 한화 선수가 됐다. 이는 SSG 팬들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안 그래도 SSG는 시즌 후 팀 체질 개선과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큰 폭의 변화를 시도하는 중이었다. 코치진과 프런트가 대폭 개편됐다. 2차 드래프트를 앞두고 베테랑 선수 상당수는 보호선수 명단에 넣지 않는 결정을 하기도 했다. 꽉 채워진 팀 샐러리캡을 덜어내려는 것이었고 세대교체를 가속화하려는 결정이었다. 하지만 그 과정은 원활하지 않지 않았고 치밀하지 않았다. 마치 어딘가에 쫓기듯 급하게 진행됐다. 이에 대해 기존 SK 와이번스 색깔 지우기라는 의구심이 뒤따랐고 구단주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도 있었다. 


 





스토브리그 파행 힘겹게 수습 중인 SSG 


결국, SSG는 스토브리그 변화를 주도하던 단장을 경질하면서 사태 수습에 나섰다. 신임 감독에는 다년간 코치와 단장 경험이 있는 이숭용 감독을 선임했고 단장은 여러 팀에서 선수 생활과 코치, 프런트,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던 김재현 단장을 선임하며 팀 운영 정상화에 가속도를 더했다. 신임 감독과 단장은 팀과 큰 연고가 없는 인물들로 변화를 이끌기에 적합하고 경험과 연륜도 갖추고 있어 흐트러진 팀 분위기를 빠르게 추스르는데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한 가지, SSG는 은퇴와 현역 연장 사이에서 고민하던 추신수와 내년 시즌 1년 더 동행하기로 결정했다. SSG는 추신수의 결정을 기다렸고 추신수는 은퇴 대신 1년 더 팀과 함께 하기로 했다. 추신수는 그 결정과 함께 올 시즌 17억원이었던 연봉을 최저 연봉 수준인 3천만으로 줄이고 그마저도 모두 기부하기로 했다. 또한, 추신수는 은퇴를 앞둔 선수에게는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팀 주장을 맡기로 했다.

이미 추신수가 메이저리그에서의 성공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했다고 하지만, 사실상 한 시즌을 보수 없이 뛴다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다. 더군다나 그의 가족과 생활 터전은 모두 미국에 있다. 시즌 중에는 상당 기간 가족과 떨어져 있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미 3시즌 그런 생활을 했던 추신수로서는 고민이 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에 추신수는 자신의 뜻과 달리 SSG 신임 감독 후보에 이름이 오르기도 했다. 현역 선수 생활 지속에 부담이 클 수 있었다. 

추신수는 현재 여러 가지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팀 사정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가 선뜻 주장을 맡기로 한 건 팀에 대한 애정이 크기 때문에 결정할 수 있었다. 추신수는 2020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에서 경력을 더 이어갈지 은퇴할지를 고심하던 중 SSG의 오퍼를 받았고 전격적으로 한국행을 결정했다. 

추신수는 부산에서 나고 자랐고 학교를 나온 부산 연고 선수였다. 이에 추신수는 부산 연고 팀인 롯데 자이언츠에 남다른 애정이 있었다. 그는 만약 한국으로 돌아온다면 롯데에서 뛰고 싶다는 소망을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KBO 리그를 거치지 않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그는 그런 선택을 할 수 없었다. 해외 진출 선수 드래프트를 통해 SK 와이번스가 추신수의 지명권을 가지게 됐고 그 지명권은 SSG로 승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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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스타의 전격 SSG 랜더스행 


SSG는 SK 와이번스는 인수해 2021 시즌 재창단의 과정을 거쳤고 팀의 인지도를 높이고 팀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신수 영입을 과감히 추진했다. 추신수는 그런 SSG의 제안을 받아들여 한국행을 결정했다. SSG는 추신수에게 27억원이라는 연봉을 지불하기로 했다. KBO 리그에서는 최고 수준이었지만, 메이저리그에서 추신수가 받던 연봉과 비교하면 큰 규모가 아니었다. 생활 기반이 전혀 없는 한국행이라는 어려움도 있었다.

추신수는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다는 의지로 SSG의 유니폼을 입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 스타 출신이지만,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로 임했고 팀에 빠르게 융화됐다. 또한, 그의 선수로서 노하우를 아낌없이 공유하고 강한 리더십도 발휘하며 팀의 중심이 됐다. 베테랑 선수가 다수 있는 SSG였지만, 추신수의 존재감을 절대적이었다.

추신수는 SSG 선수로 2022 시즌 우승의 주역으로 그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전성기를 지났지만, 성적도 준수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호평을 받았던 뛰어난 출루 능력은 여전했고 3시즌 통틀어 매 시즌 모두 2자릿수 이상의 홈런을 때려내는 장타력을 보였다. 필요할 땐 도루 능력을 발휘하며 기동력 야구를 이끌기도 했다. 

추신수는 이와 함께 시설 인프라 개선과 관련해 과감히 목소리를 내며 변화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추신수와 같이 지명도 높은 선수의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언론과 팬들에게 더 큰 반향을 일으킬 수 있었다. 그의 소속 구단인 SSG는 리그 최고 수준의 시설을 자랑하는 클럽 하우스가 만들어지고 했다. 여타 구장들의 원정 라커룸도 상당 부분 개선이 이루어졌다. 

그 중간 그의 발언이 큰 논란이 대상이 되기도 했고 아들들의 국적 문제로 비판의 되기도 했지만, 추신수는 선수로서 매우 충실했고 모범적인 자세를 유지했다. 또한, 수시로 기부에 나서며 선한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발휘하기도 했다. 이는 그가 SSG 선수들의 큰 신망을 얻는 이유이기도 했다. 

물론, 40살이 넘어선 나이로 인해 그의 운동 능력은 이전보다 떨어진 게 사실이다. 2023 시즌 추신수는 각 성적 지표가 이전 시즌보다 분명히 내림세를 보였다. 부상 빈도도 많아졌고 출전 경기 수도 제한을 받았다. 그가 의욕을 보였던 외야 수비에서도 어려움이 있었다. 그가 현역 연장을 고민하게 되는 이유 중 성적에 대한 부담도 컸을 것으로 보인다. 

 

 

 




현역 선수로 마지막 시즌을 준비하는 추신수 


하지만 SSG는 추신수의 현역 연장을 원했다. 세대교체를 강력히 추진하고 있지만, SSG는 기본적으로 성적에 대한 의욕이 큰 팀이고 FA 계약 기간이 남은 베테랑 선수들이 다수 있다. 이들이 함께 하는 동안 일정 성적을 내야 할 필요가 있는 SSG다. 추신수는 아직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베테랑이다.

또한, 신예 선수들이 보고 배울 수 있는 선수의 존재도 소중하다. 메이저리그에서도 최고 외야수로 활약했던 추신수의 존재감은 선수들의 성장에 그 자체로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무엇보다 스토브리그 파행으로 흔들렸던 팀을 안정시키는 데 추신수는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여기에 올 시즌 포스트시즌에서 힘없이 물러난 팀 상황도 추신수의 의지를 다지게 한 것으로 보인다. 추신수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너무나 무기력하게 물러난 SSG의 마지막 경기에서 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추신수로서는 그의 마지막 현역 선수 생활을 그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결과로 마무리하고 싶었을지도 모른다.

추신수의 현역 연장 결정으로 우리 프로야구에서는 한화로 이적한 김강민을 포함해 삼성에서 내년 시즌에도 마무리 투수로 활약할 것으로 예상되는 오승환까지 1982년생 선수 3명의 동반 활약을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이제 모두 팀은 달라졌지만, 우리 야구의 황금기를 이끌었던 이 선수들의 존재는 매우 특별하다. 그런 선수들이 1군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건 야구 팬들에게는 또 다른 즐거움이 될 수 있다.

분명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으로 보인다. 어려운 결정인 만큼 추신수의 현역 마지막 시즌에 대한 각오도 남다를 수밖에 없다. 주장직을 맡은 건 그 스스로 팀의 구심점이 되고자 하는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추신수가 그의 현역 선수로 마지막 시즌을 어떻게 보내게 될지 벌써부터 기대된다.


사진 : SSG 랜더스, 글 : jihun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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