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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는 기호 식품 중 하나는 초콜릿이다. 카카오를 주 재료로 씁쓸함 속에 설탕의 단맛이 더해진 특유의 맛은 사람들을 빠져들게 하는 마력이 있다. 또한, 초콜릿은 다양한 모형으로 변형이 가능하고, 수제 초콜릿은 긴 역사적 전통과 고급스러움도 더할 수 있다.

이에 초콜릿은 전 세계적으로 그리고 다양한 계층, 성별의 차이가 크지 않은 기호식품이다. 그 역사적 유래와 달리 밸런타인데이는 사랑하는 이들이 초콜릿을 주고받는 날로 굳어졌고 실제 많은 초콜릿이 소비되고 있다.  그 외에도 일상에서 많은 초콜릿 제품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렇게 초콜릿의 달콤 쌉사름한 맛은 전 세계적인 보편성을 가지고 있다.

이 초콜릿의 기원은 지금으로부터 수천 년 전  멕시코와 중남미 일대에서 번성했던 잉카문명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이전에도 초콜릿의 재료인 카카오 나무 재배가 이루어지고 카카오콩을 건조해 지금의 커피처럼 음료로 만들어 먹었다는 기록이 있다. 마야문명에서도 초콜릿의 음료의 개념이 강했다. 

그 맛은 지금의 초콜릿과 차이가 있었다. 단맛이 없는 카카오 콩의 쓴맛이었다. 카카오는 마야문명 시기 매우 귀하고 신성한 열매였다. 카카오 열매를 화폐 대용으로 사용했다는 기록도 있다. 그런 귀한 카카오 열매로 만든 음료 역시 귀할 수밖에 없었다. 초콜릿 음료를 마실 수 있는 이들은 왕과 귀족들이었다. 

 

 

 




잉카문명 귀족들의 음료에서 유럽 귀족들의 음료로


이런 초콜릿에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건 16세기 경 유럽인들의 대외 진출이 본격화한 대항해 시도 이후였다. 그 시기 아메리카 대륙 진출의 선두주자였던 스페인 원주민들의 국가들을 초토화시키고 장악해 식민지로 만들었다.  1521년 경 멕시코에서 번성하던 아즈텍 문명을 멸망시킨 스페인의 정복자 코르테스는 지역 왕족들이 즐겨 마시는 카카오 열매로 만든 음료의 존재를 알게 됐다. 그 속에서 카카오가 지역에서 매우 귀하게 여겨지고 있음도 파악했다. 

스페인 정복자들은 의해 카카오가 전해졌다. 또한, 카카오 재배를 위한 재배 단지도 조성됐다. 초기 카카오 열매와 그 음료에 대한 유럽인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쓴맛이 매우 생소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설탕의 등장과 함께 상황이 달라졌다. 설탕과 카카오를 더한 달콤한 초콜릿 음료는 유럽인들에게는 특별했다. 

이후 초콜릿의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그 원재료가 먼바다를 건너와야 하는 만큼 주 소비층은 귀족들과 부자들이었다. 초콜릿은 귀한 사치품이었다. 이는 초콜릿 무역을 돈이 되는 사업으로 발전토록 했다. 아메리카 대륙에는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 농장과 또  다른 재료이자 중요 감미료가 된 설탕 생산을 위한 농장과 공장이 대규모로 지어지고 운영됐다. 스페인은 이 초콜릿 무역을 100여 년간 독점하며 막대한 부를 쌓았다. 

초콜릿의 소비가 확산하게 된 계기는 17세기 왕가의 결혼으로 초콜릿 음료가 스페인에서 프랑스로 전해지면서부터다. 초콜릿 음료는 프랑스 귀족사회에서 급속히 확산됐다. 특히, 초콜릿 음료는 귀하기도 했지만, 건강 증진에 큰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더해지며 큰 인기를 얻었다. 이에 초콜릿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초콜릿 하우스가 등장하고 전문 장인도 나타났다. 프랑스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초콜릿은 전 유럽에 알려졌고 수요도 폭발했다. 하지만 당시만 해도 초콜릿은 매우 귀한 기호식품으로 귀족, 상류층들의 전유물이자 부의 상징이었다.

 

 

AI 생성 이미지

 




산업혁명 이후 대중화 된 초콜릿 


초콜릿의 대중화는 지금과 비슷한 형태의 고체 초콜릿이 등장한 19세기에 와서다. 산업혁명이 절정에 이른 시기 1847년 경 영국에서 고체 초콜릿이 등장했다. 오래 보관이 가능했고 일을 하면서도 쉽게 먹을 수 있는 초콜릿은 상대적으로 가격도 낮았고 노동자들도 즐길 수 있었다. 

이렇게 유럽에서 초콜릿은 그 맛과 형태를 진화시키며 유럽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대중화 과정을 거치며 그 수요는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하지만 그에 필요한 원료의 생산은 불평한 식민 지배와 착취 구조 속에서 이루어졌다. 농장과 생산공장의 노동환경은 매우 열악했다. 아메리카 대륙의 원주민 노동자들은 매우 열악한 노동환경과 차별 속에서 일했다. 그들의 피와 땀, 눈물과 함께 만들어진 원료는 유럽에서 대량으로 소비됐다.

이후 초콜릿 재배지는 노예 무역이 성행하고 노동력 확보가 보다 용이한 아프리카 지역으로 옮겨갔다. 그곳에서도 흑인 노동장의 비참한 삶은 아메리카 원주민의 상황과 다르지 않았다. 특히, 벨기에의 식민 지배를 받았던 콩고의 상황은 너무나 참혹했다.

1865년 벨기에의 근대화와 발전을 이끈 왕으로 인정받고 있는 레오폴드 2세 집권기는 서구 열강들의 제국주의 쟁탈전이 최고조에 있었던 시기였다. 영국과 프랑스는 물론이고 유럽 각국, 미국까지 강대국들은 아프리카와 아시아 일대에서 식민지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었다. 중부 유럽의 작은 나라 벨기에는 이에 소외됐지만, 레오폴드 2세는 국제 정세를 잘 활용해 콩고를 식민지화하는 데 성공한다. 그 과정은 여느 제국주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불평등 조약과 억압적인 지배였다.

 

 

AI 생성 이미지

 




벨기에 초콜릿에 담긴 콩고의 비극 


레어폴드 2세의 주도로 벨기에는 콩고의 각종 자원을 수탈했고 고무농장과 카카오 농장을 조성했다. 그에 소요되는 노동력은 콩고인들도 충당됐다. 농장에서 일하는 콩고인들은 인간 이하의 취급을 받았고 상상을 초월하는 노동에 시달렸다. 할당량을 채우지 못한 이들에게는 가혹한 폭력과 고문, 가혹행위가 자행됐다. 심지어 신체 일부를 절단 당하는 일도 비일비재했다. 대규모 학살도 있었다. 

이런 현실이 국제사회에 알려지며 벨기에와 레오폴드 2세는 큰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유럽에서 먼 아프리카에서 일어난 일이고 지금처럼 통신이 발달하지 않은 시대, 이런 만행이 알려지는 건 제한적이었다.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레어폴드 2세는 생전에 그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최근에 와서 이런 악행이 대중들에게 알려지면서 레오폴드 2세에 대한 벨기에서 평가는 달라졌다. 

하지만 당시 신체를 절단당하거나 학살에 가족들을 잃은 이들의 아픔과 한은 사라질 수 없다. 그에 상응하는 보상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는 초콜릿의 발전사 속에서 너무나 참혹한 시간들이라 할 수 있다. 지금 벨기에는 초콜릿이 그들 나라의 중요한 특산품이지만, 그 이면에는 참혹한 과거사 속 가해자의 역사가 함께 하고 있다.

 

 




여전한 불공정 무역의 구조


이는 설탕이나 커피의 재배와 유통에서도 마찬가지다. 지금은 과거와 같은 가혹행위가 줄었지만, 여전히 해당 농장의 노동자들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다. 그 재료를 대량으로 소비하는 다국적 기업들은 노동자들에게 합당한 대우를 하지 않고 있다. 원가 상승이 부담이 되는 탓이지만, 이런 불공정한 생산과 유통 과정 속에서 만들어진 초콜릿에는 이름 모를 노동자들의 아픔이 함께 하고 있다. 

이후 초콜릿은 20세기 들어 전쟁의 전투식량으로 그 범위가 확대하고 보다 오래 보관 유통할 수 있는 기술도 발전했다. 그리고 초콜릿이 전투식량으로 발전하는 데 있어 초콜릿을 즐겨 먹었던 히틀러의 관심과 역할이 있었다. 또한, 알갱이 형태의 잘 녹지 않은 초콜릿의 탄생 역시 전쟁을 그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렇게 초콜릿은 시대 변화에 따라 진화하며 대중적인 기호식품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대로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 생산과 관련한 불공정 무역의 관행을 사라지지 않고 있다. 또한, 카카오 재배 면적을 늘리기 위해 원시 밀림이 파괴되는 등의 문제도 있다. 초콜릿의 달콤함을 유지하기 위해 수많은 희생과 미래를 파괴하는 일이 한편으로 일어나고 있다. 

어쩌면 초콜릿의 달콤 씁쓸한 맛은 초콜릿과 관련한 매우 대조적인 현실과 현실의 양면성을 상징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진 : 프로그램, 글 : jihuni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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