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패배보다 더 아쉬웠던 일부 관중들의 비매너. 8월 24일 롯데 vs KIA

롯데는 화요일 KIA전을 승리하면 연승을 7로 늘리는 것은 물론이고 사실상 4위 자리를 굳힐 수 있었습니다. 최근 분위기 역시 롯데는 6연승의 상승세, KIA는 삼성전 3연패로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4강에 대한 희망을 버리는 않은 KIA의 의지가 롯데의 상승세를 잠재우면서 경기는 7 : 5 KIA의 승리로 끝났습니다.

KIA는 이번 승리로 가을야구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되 살릴 수 있었고 롯데는 지난 주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면서 상위권 팀과의 대결이 연이어 있는 이번주 일정에 긴장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여기에 경기 후반 조성환 선수의 머리에 투구가 맞으면서 시작된 흥분한 관중들의 오물투척 등 과격한 행동이 함께 하면서 패배의 아쉬움을 더 크게 하는 오점을 남겼습니다. 

1회부터 양팀은 득점을 주고 받으면서 접전의 경기를 예상케 했습니다. KIA는 1회초 나지완 선수의 2점 홈런으로 리드를 잡았지만 이어진 1회말 롯데의 연속안타 행진은 경기를 5 : 2 롯데의 리드로 바꿔놓았습니다. 롯데 연승 분위기는 계속 이어지는 듯 했고 경기 승리 역시 롯데의 것이 될 것 처럼 보였습니다.

침체된 팀 분위기를 되 살리려는 KIA 선수들의 의지는 잇단 호수비로 연결되었고 더 이상의 추가 득점을 하지 못하는 롯데에게는 초조함이 KIA에게는 역전할 수 있다는 희망을 높여주었습니다. 이런 분위기에서 KIA는 4회 집중안타로 2득점에 성공했고 경기는 5 : 4 롯데의 분안한 리드로 전개되었습니다. 두 팀 모두 한점차 승부에서 약점을 보여왔지만 쫓기는 롯데의 부담감이 더 클 수 밖에 없었습니다.

롯데 선발 송승준 선수는 평소보다 떨어지는 투구 내용이었습니다. 전반적으로 컨트롤이 좋지 못했고 직구의 구위도 만족스럽지 못했습니다. 투구수 역시 많아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관록의 피칭과 KIA 선수들의 주루사와 결정력 부족이 겹치면서 어렵게 이닝을 넘겼지만 믿음을 주는 투구는 아니었습니다. 결국 송승준 선수는 5 : 4의 리드 상황에서 6회 2사에 불펜에 마운드를 물려주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KIA 선발 콜론 선수 역시 경기 초반 승리에 대한 압박감을 이겨내지 못하면서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고 1회말 5실점을 허용하면서 조기 강판이 예상되었습니다. 하지만 1회를 넘긴 콜론 선수는 이후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었고 5회 2사까지 거의 출루를 허용하지 않는 완벽투로 KIA 역전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경기 초반 KIA를 울렸지만 이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KIA가 웃을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습니다.

이렇게 선발 투수들의 컨디션 난조로 비롯된 난전이었지만 5 : 4 의 점수는 변화가 없었고 양팀은 불펜 자원을 총 동원하면서 더 이상의 실점을 막아냈습니다. 롯데는 김일엽 선수의 호투가 , KIA는 김희걸 선수의 호투가 돋보였습니다.

초반 타격전, 중반 투수전으로 전개되던 경기는 경기 후반 여러 상황들이 발생하면서 급변했습니다. 그 변화는 KIA의 역전으로 연결되었습니다. 경기 중반 이후 많은 출루를 하고도 득점에 번번히 실패했던 KIA는 경기 내내 맹위를 떨친 상위타선의 분전으로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4안타의 맹타를 기록한 이용규 선수의 출루로 시작된 찬스는 나지완 선수의 2점 홈런으로 연결되었고 롯데의 불안한 리드는 더 이상 이어질 수 없었습니다.

6 : 5, KIA의 리드, 나지완 선수는 멀티 홈런을 기록하면서 최근 살아난 타격감을 과시했고 1회 5득점 이후 이렇다할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한 롯데는 접전의 순간을 막아줄 불펜에이스 부재를 절감하면서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습니다. 롯데는 8회말 KIA 좌타자를 겨냥한 강영식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강영식 선수가 뜻하지 않은 난조에 빠지면서 실패한 불펜 운용이 되고 말았습니다.

강영식 선수는 SK전 등판 이후 충분한 휴식을 가졌지만 그 휴식이 경기감각을 떨어뜨리게 한 듯 보였습니다. 공의 날카로움이나 제구 모두 좋았을 때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상대가 무사 1루에서 보내기 번트 실패로 기세가 꺽인 상황에서 무심코 던진 직구는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는 나지완 선수의 방망이를 당해낼 수 없었습니다.

분명, 강영식 선수가 최근 롯데 불펜중 가장 좋은 구위를 보이고 있었지만 당일 컨디션을 감안할 때 한 박자 빠른 투수 교체가 필요했습니다. 전체적인 경기 운영에서도 KIA의 이용규, 나지완, 최희섭 이 세명의 특정 선수에게 11안타 5타점을 허용했다는 것도 패배를 부른 결정적인 요인이었습니다. KIA가 롯데 이대호 선수를 철저히 피해가는 전략으로 실점을 최소화한 것과는 너무나 대조적이었습니다.

KIA는 지난 주 부진했던 상위타선의 세선수가 크게 활약하면서 4강의 희망을 살리는 역전을 일궈냈습니다. 나지완 선수는 혼자 5타점을 올리면서 최고의 활약을 했습니다. 8회 역전 2점 홈런과 9회 승부를 결정짓는 2루타를 기록하면서 영양가 면에서도 최고의 타격이었습니다.

이에 비해 롯데 타선은 특유의 장타가 실종되었고 1회 연속안타 이후 더 이상 타선이 살아나지 않으면서 역전패를 막아내지 못했습니다. 월요일 하루 휴식이 타격감에서는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이대호 선수를 받쳐줄 5, 6번 라인이 부진하면서 이대호 선수에 대한 KIA의 노골적인 견제로 맞이한 찬스를 살리지 못했습니다. 1타점 안타가 있었지만 가르시아 선수의 여전한 부진, 강민호 선수의 급체로 인한 교체와 이로인한 타선의 약화가 경기에 나쁘게 작용했습니다.

롯데에게 경기 패배도 아쉬웠지만 경기후반 발생한 관중들의 과도한 행동으로 인한 불쌍 사나운 장면들이 연출되었다는 점이 패배를 더욱 더 아프게 했습니다. 9회말 롯데 공격에서 조성환 선수가 KIA 마무리 윤석민 선수의 빠른공에 머리를 맞는 아찔한 장면이 연출되었습니다.

홍성흔 선수의 시즌 아웃이 윤석민 선수가 던진 공에서 비롯된 상황에서 조성환 선수의 머리를 강타한 윤석민 선수의 투구는 롯데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한 장면이었습니다. 그럴 상황도 아니었고 분명 의도적인 빈볼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롯데 중심 타자들이 특정팀 특정 투수에게 위험한 부위를 맞았다는 점은 오해를 살 수 있었습니다. 물론, 선수들과 관중들 모두에게 화가날 수 있는 순간이었지만 조성환 선수를 비롯한 롯데 선수단의 침착한 대응에 비해 관중들의 반응은 너무나 지나친 것이었습니다. 

야유등의 의사 표현을 할수는 있었겠지만 물병이나 오물을 경기장에 투척하는 행위는 분명 지나친 것이었습니다. 그 때문에 경기는 30분 이상 지연되었고 그로 인해 경기장의 선수들은 물론, 아래쪽 스탠드에서 관람하는 관중들이 다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다는 점은 단순한 항의를 넘어선 행동이었습니다. 구 시대 유물로 여겨지던 경기장 관중들의 불미스러운 행동이 최고의 관중들이 모여있다는 부산 사직구장에서 재현되었다는 점이 안타까움을 더하게 했습니다.

롯데 선수들에 대한 팬들의 애정과 사랑은 다른 팀 선수들이 부러워할 정도로 열광적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격한 행동으로 그 사랑이 표출된다면 롯데 선수들에게도 좋은 쪽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입니다. 일부 흥분한 관중들의 행동이지만 향후에는 이러한 행동에 대해 좀 더 강력한 제재가 필요합니다. 대다수의 야구팬들은 경기 외적인 요인으로 경기가 끊기고 경기 흐름이 바뀌는 것을 원치 않을 것입니다.

이러저런 사건속에 롯데는 숨가쁘게 달려온 연승 행진을 멈추고 말았습니다. KIA전 승리로 가을야구 티켓을 예약하려던 계획도 조금 뒤로 미루게 되었습니다. 연승 중 드라나지 않았던 박빙 승부에서의 불펜운영과 1점을 뽑아낼 수 있는 타선의 짜내기 능력 부족, 즉 1점 싸움에 약한 롯데의 약점도 다시 한번 드러났습니다. 어찌 보면 이번 패배와 팀을 다시 정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다행히 2일간의 휴식 시간을 가지게 된 롯데입니다. 이번 주 홈경기만 이어지는 점도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다만 그 상대가 두산, SK의 강팀이라는 점은 롯데가 좀 더 집중력을 가지고 경기에 임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어수선한 분위속에서 패배한 롯데이기에 자칫 팀 분위기가 흐트러질 우려가 있습니다. 2일간의 휴식기간 롯데가 얼마나 팀을 잘 정비할지가 이번 주 남은 승부의 방향을 결정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