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터 그림자에서 벗어나야 할 롯데자이언츠

2011년이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제기 좋아하는 스포츠인 야구, 프로야구 역시 많은 이야기거리를 지난해의 것으로 남겨두고 새로운 이야기들이 그것을 대신할 것입니다. 2010년은 시즌이 끝나고 열린 아시안게임부터 굵직굵직한 사건들이 이어지면서 한 해를 마무리했습니다. 그 중에서도 상위권에 위치했던 롯데와 삼성의 감독교체는 팬들의 큰 관심을 끌었습니다.

두 구단은 더 발전된 팀으로 나아가지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를 액면 그대로 믿는 팬들은 많지 않습니다. 롯데의 로이스터, 삼성의 선동렬 감독의 퇴진을 보면서 원칙이나 상식이 무시된 듯 한 구단 운영의 씁쓸한 단면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선동렬 감족의 갑작스런 경질이 주는 충격이 연말연시를 강타했다면 롯데 로이스터 감독의 경질 역시 야구판을 크게 뒤흔든 이슈였습니다. 롯데는 로이스터 감독과의 재계약 포기 이후 우승을 위한 감독 선임을 공언했고 여러 후보들이 하마평에 올랐습니다. 가장 큰 팬들의 성원을 받고 있는 인기구단은 팬들의 더 높은 성원에 보답하고자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 감독과의 결별을 선택했습니다.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로이스터 감독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는 것은 사실이었지만 패배주의에 젖어있던 팀을 바꾸고 화끈한 공격야구로 팀 색깔을 일신한 로이스터 감독의 업적에는 대체로 동의하고 있었습니다. 포스트시즌에서의 거듭된 실패가 아쉬움을 남겼지만 재 계약을 위한 조건은 충분했습니다. 만약 그가 재계약에 실패하더라고 좋은 관계를 유지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배려는 있을 것으로 보였습니다.

하지만 롯데구단은 재 계약에 다한 일체의 논의없이 그와의 관계를 단절했습니다. 그가 비록 외국인 감독이었다고 하지만 3년간 팀을 이끌어온 감독에 대한 예우치고는 가혹한 처사였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신임 감독 역시 논란의 대상이었습니다. 양승호 감독의 선임은 또 한번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3년 연속 포스트 시즌 실패 이후 우승을 이끌 카드로 부족하다는 것이 중론이었습니다. 롯데 구단은 일정기간 프로야구 코치 경험이 있었지만 대학야구 감독을 지냈던 양승호 감독을 선택했습니다. 유력한 여타 후보들과 달리 양승호 감독은 예상밖의 선택이었습니다. 프로야구에서 떨어져 있던 인사를 선임한다면 좀 더 객관적으로 팀을 보고 새롭게 분위기를 일신할 수 있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감독으로서 검증되지 않은 인물의 감독 선임은 당장 우승을 노린다는 팀으로서는 납득하지 힘든 조치였습니다. 새롭게 부임한 양승호 감독 역시 적응의 시간을 갖지 못한채  성적에 대한 압박을 피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감독 교체의 논란 속에서도 롯데는 외견상 큰 혼란 없이 새로운 감독 체제가 정착된 느낌입니다.

양승호 감독은 기존 체체의 틀을 깨기보다는 인화로서 팀을 이끌고 있고 선수들 역시 감독 교체에 대한 아쉬움을 털어내고 내년 시즌을 대비하고 있습니다. 구단 역시 팀 전력을 보강하기 위한 선수 영입 작업을 발빠르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물론 팀 구성에 대한 변화의 조짐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작년 시즌 3루수로 풀 타임을 소화했던 이대호 선수의 1루수 고정이 기정사실화된 상황이고 3루 자리를 메우기 위한 야수들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전임 감독이 이루지 못했던 시도가 다시 시작된 것입니다. 작년 시즌 중견수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낸 전준우 선수의 3루수 기용이 실험될 것으로 보이고 가르시아 선수마저 떠난 외야수 라인업은 기존 선수들의 치열한 경쟁 구도가 예상되고 있습니다. 

또한 투수진의 구성에 있어서도 젊은 유망주 고워준 선수와 외국인 선발 요원이 추가 영입되면서 경쟁 구도가 형성되었습니다. 선발투수 중 일부는 불펜으로 보직을 변경해야 할 정도로 선발 로테이션 진입을 위한 대결이 동계 훈련장을 뜨겁에 달아오르게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렇게 롯데의 양승호 체제는 눈에 보이는 변화는 적었지만 내부적으로 팀 전체에 경쟁을 유도하면서 작지만 강한 변화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기존 로이스터 감독이 주전들을 절대 신임하는 스타일이었다면 양승호 감독은 새로운 변화가 함께 비 주전 선수들에게도 기회를 더 주는 쪽으로 선수단 운영을 할 것으로 보입니다. 오랜 기간 2군에 머물러 있던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린 것입니다.

롯데는 새로운 감독 감독 선임과 함께 로이스터 체제와의 확실한 단절을 시도했습니다. 아직 동계훈련을 시작하지도 않았고 그 성과에 대한 평가를 논하기에는 이릅니다. 시즌 중반이 된다면 구단의 결정에 대한 대한 평가가 이루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롯데 선수들 대부분이 로이스터 감족 체제에서 성장하고 지금의 자리를 구축했고 그가 남긴 롯데 공격야구에 대한 팬들의 성원이 크다는 점입니다.

이런 변화가 자칫 롯데야구의 색깔을 잃고 성적마저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양승호 체제의 실패는 상당한 후유증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선수들의 경험이 많이 쌓여있고 지난 3년간 높은 인기에 걸맞는 책임감도 크게 늘어났다는 점입니다. 감독의 교체로 그 분위기가 크게 저하되는 현상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로이스터 감독과의 이별이 아쉬울 수 있지만 급격한 팀 분위기 저하를 가져오지는 않을 것입니다. 신임 양승호 감독 역시 변화를 예고하긴 했지만 팀의 틀을 깨는 시도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 롯데의 장점을 더 강화시키고 단점을 보완하는 아주 당연하지만 어려운 과제를 잘 풀어내야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결국 프로는 성적입니다. 올 시즌 롯데의 성적이 좋다면 전임 감독에 대한 아쉬움은 쉽게 사라지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로이스터 체제에 대한 향수가 더 커질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위험성에도 변화를 택한 롯데가 어떤 결과로 시즌을 마감할지가 궁금해 지는 이유입니다. 중요한 것은 로이스터 감독은 이제 과거의 인물이고 롯데는 현재 진행형의 팀이라는 점입니다.

과거에만 얽매이기 보다는 더 큰 발전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양승호 감독체제의 성공여부는 그것을 결정짓는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과연, 롯데가 로이스터의 그림자를 지워내고 새로운 팀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2011년 롯데의 가을이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