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는 백년만의 추위라고 하고 어딘가는 수십만의 추위라고 합니다. 올 겨울 겨울이 어떤 것인지를 확실히 알려주는 나날입니다. 한 동안 실종되었던 겨울이 이번에는 자신을 확실히 알리고 있습니다. 여기에 눈이 가세하면서 하얀 겨울 풍경이 지속되는 1월입니다. 이제는 추위, 폭설이라는 말이 새삼스럽지 않은 시간들입니다. 그 시간들 속에서 담은 겨울의 이모저모를 한번 모아보았습니다. 눈 내린 다음날 회사 가는길 풍경입니다. 이 육교를 지나면 겨울의 더 깊은 곳으로 들어갈 것 같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담담히 발걸음을 옮깁니다. 삶의 무게는 추위를 느끼는 시간 조차 허락하지 않는 듯 합니다. 철조망 사이로 보이는 철로는 눈에 덮여 있습니다. 지하철은 눈이 쌓여 희미해진 철로를 따라 사람들을 일터로 실어 나릅니다..
새해 첫날 찾았던 거제 어느 바닷가, 파도와 함께 하는 풍경을 담았습니다. 거제해변은 다른 지역과 달리 둥글둥글한 돌이 해안선을 이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 모양 탓에 몽돌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기도 하는데요. 오랜 세월 파도에 깍이면서 그 모양이 동그랗게 그리고 매끄럽게 변한 것입니다. 파도가 치고 다시 바다로 물이 빠지면 돌들이 부딪치면서 나는 소리가 정말 인상적입니다. 파도가 만드는 오케스트라라는 말이 이울릴 것 같습니다. 새해 첫 시작은 몽돌들의 연주와 힘찬 파도와 함께 한 것은 큰 행운이었습니다. 그 속에 담긴 에너지를 마음껏 느낄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파도의 움직임에 휩쓸린 몽돌들은 이러저리 움직이고 부딪치면서 달그락 소리를 냅니다. 자세히 들어보면 그 음색이 일정하고 특이합니다. 파도의 포말..
새해의 첫날 남해바다의 소소한 풍경들을 담았습니다. 올 겨울 계속되는 추위를 피해 찾은 남쪽 바다는 저에게 편안함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리고 어둠이 사라지지 않은 풍경 속에서 숨겨진 아름다움을 찾아 보았습니다. 가끔 찾는 바닷가지만 어느 장소를 가든 새로움으로 다가오곤 합니다. 늘 같아 보이지만 작은 차이들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평화로운 바닷가에서 다시 한번 삶의 에너지를 충전해 봅니다. 남해바다 곳곳에는 낚시를 즐기는 분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습니다. 어둠이 내린 바다지만 바다와 함께 하는 이들은 전혀 개의치 않습니다. 그저 바다에 드리워진 낚시대에 집중할 뿐입니다. 점점 그 속도를 더해가는 물결과 함께 또 다른 시간이 이어집니다. 새해를 맞이한 설레임을 음미하기에는 시간은 너무 ..
새해 첫 주말, 남해바닷가 작은 어촌 마을을 찾았습니다. 여름철의 북적임과 달리 겨울바다는 한산했습니다. 바람은 메서웠지만 추운 서울과는 달리 따뜻함이 느껴지더군요. 남해바다의 일출을 담으려 했지만 바다의 구름이 그 뜻을 이루지 못하게 했습니다. 대신 바닷 람이 만들어내는 파도의 흐름을 담았습니다. 삼각대를 준비하지 못해 손각대를 이용한 것이 다소 아쉬웠습니다. 파도가 만들어내는 거침없는 물결의 흐름같이 한 해가 힘차게 시작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봅니다. 겨울 바다의 풍경은 조금 쓸쓸했습니다. 몰아치는 파도는 시간이 쉼 없이 흘러감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이 물결의 흐름속에 잠시 저를 맡겨 봅니다. 남은 겨울 저에게 어떤 일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서울에도 함박눈이 내렸습니다. 지난번에는 새벽에 내려 그 풍경을 잘 보질 못했습니다. 이번에는 한 낮에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드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차를 가지고 출 퇴근 하시는 분들에게는 곤혹스러운 모습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죠. 저도 그 부류지만 눈 오는 모습이 아직은 저에게 큰 즐거움입니다. 잠시 눈 오는 회사 주변 풍경을 작은 카메라로 이것 저것 담아 보았습니다. 옥상에서 본 풍경입니다. 앞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눈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내리는 눈에 도시가 잠겨버린 듯 합니다. 창 밖 풍경은 내리는 눈을 좀 더 가깝게 보여줍니다. 함박눈이 왜 이리 반가운지 아직 철이 없어 그렇겠죠. 1층 주차장으로 내려왔습니다. 날이 아주 춥지 않아 눈은 내리면 바로 녹아 없어졌습니다. 그래도 온 세상이 깨..
도심속 고궁들은 계절별로 자연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소중한 공간입니다. 저도 계절별로 바뀌는 고궁을 모습 담기를 즐깁니다. 그리고 초겨울의 어느 주말 고궁의 풍경을 담으러 창덕궁을 찾았습니다. 봄의 매화꽃과 가을 단풍이 멋진 창덕궁입니다. 많은 분들이 그 시기를 맞쳐 창덕궁을 찾습니다. 절정의 시간을 보낸 후 창덕궁은 주말이지만 사람들로 인한 분주함이 없었습니다. 대신 조용히 고궁길을 걸을 수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의 풍파를 견뎌낸 고목과 석상이 안내해준 길을 따라 창덕궁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흐린 하늘은 싸늘한 기온과 함께 쓸쓸함으로 궁궐을 감싸고 있었습니다. 회색의 도시속, 화려함을 자랑하는 창덕궁이었지만 오늘은 회색의 빛으로 물들어 있었습니다. 굳게 닫힌 문 앞에서 마음으로 그 문을 두르려 보았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