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이른 추석을 맞이했습니다. 햇 과일이나 곡식들을 만나기가 빠듯한 추석이었습니다. 잦은 폭우와 태풍이 농작물 수확을 방해하기도 했고요. 이상기후 속에서도 농작물들은 결실을 맺고 사람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사람들을 가을의 수확물들을 가지고 추석 차례상으로 차리고 풍요로운 가을을 서로 나눕니다. 봄 부터 수확을 위한 긴 여정을 보낸 논에서는 수 많은 황금알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우리 쌀들이 바로 그것입니다. 가을이 되면 초록의 벼는 누렇게 벼 낱알을 만들어 냅니다. 황금색의 벼는 우리 민족의 가을을 상징하는 풍경입니다. 푸른 하늘과 대비되는 황금 들판은 사람들의 마음까지 풍요롭게 합니다. 새벽 이슬이 낱알들을 촉촉히 적셔주었습니다. 사람들을 만나기 전에 깨끗히 단장시켜 주는 것일까요? 농촌을 여기저..
날씨는 갑자기 봄을 건너뛰어 여름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벼를 재배하는 농민들의 마음은 더 급해질 듯 합니다. 그동안 이상 저온으로 미뤄두었던 논 농사를 준비해야하기 때문이겠지요. 김포의 이른 아침 햇살이 강렬합니다. 살찍 끼었던 안개가 금새 사라지고 물이 들어차기 시작한 논은 거대한 거울이 됩니다. 논에 물대는 작업이 진행되면서 황량했던 논에 활기가 차고 있습니다. 작은 비닐 하우스안에 있던 모판의 모들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추운 봄을 숨죽이고 보냈던 모들이 햇살을 받아 생기가 돌고 있습니다. 이슬을 머금은 모들은 잔디와 같아 보입니다. 초록의 이 모들은 여름이 지나 가을이 되면 노란색의 벼로 변해있겠지요? 모판들이 하나 둘 논의 가상자리에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모내기가 기계로 이루어지는 탓..
2009년도 마지막을 향하고 있습니다. 경기가 어려워서 그런가요? 크리스마스 연말연시의 분위기가 크게 느껴지지 않네요. 시내로 나가지 않아서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 농산어촌을 다니면서 담았던 많은 사진들과 장면들을 계속 정리하고 있습니다. 정리가 되면 저만의 사진집을 만들려 하는데 잘 될지 모르겠습니다. 그 사진들 중 인상깊었던 장면을 다시 소개할까 합니다. 어느 봄날 아침, 모내기를 위해 물이 채워지는 논을 찾았습니다. 제가 사는 김포시 고촌읍은 아직 농촌의 풍경이 많이 남아있습니다. 카메라 색 온도를 높여서 논물에 비치는 해를 담아보았습니다. 순간 그 색이 황금으로 변하더군요. 이렇게 하루만 가둬두면 정말 황금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보면서 말이죠. 그 사이 한 농부님은 일에 몰두하고 계셨습니..
경남 하동 출사 중 평사리 들판을 지났습니다.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되는 곳이고 동명의 드라마가 촬영되었던 곳이기도 하지요. 다른 곳으로 이동중이라 세트장이나 마을의 모습은 담지 못했습니다. 짧은 시간동안 드 넓은 평야만 담을 수 있었습니다. 하늘 아래 넓은 들판이 눈 앞에 펼쳐져 있습니다. 그냥 보기에도 그 비옥함이 느껴집니다. 지금은 추수가 끝나고 그 빛이 많이 바래졌습니다. 겨울로 가는 길목에 있어서 그럴까요? 자꾸만 쓸쓸한 기분이 드네요. 이 곳에서 오랜기간 자리를 지켰을 부부 소나무를 멀리서 담았습니다. 들판 한 가운데서 그 푸르름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둘이 있어 외로움이 덜 하겠지요? 내년 봄, 넓은 평야가 보여줄 또 다른 풍경을 기대해 봅니다.
이제 하루하루 기온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가을의 풍경도 기억의 한 조각으로 마음속에 새겨지고 있습니다. 가을을 보낼 때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추수가 끝난 들판에서도 계절의 변화를 느낌니다. 추수도 끝나고 황금 물결로 가득차있던 논은 이제 그 빛을 잃었습니다. 빛 바랜 과거의 기억들만 이 땅에 남아있겠지요? 논둑길을 따라 걸었습니다. 시들어 버린 풀들이 힘겹게 들판에 서 있었습니다. 구름 사이로 비치는 햇살이 이들을 비춥니다. 잠시 동안이지만 이들을 황금빛으로 빛나게 합니다. 이들 생에있어 마지막으로 빛을 발할 순간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늦 가을, 들판은 황량하고 쓸쓸합니다. 그래도 햇살은 이 대지를 계속 비추고 있습니다. 반복되는 일상은 가을이 지나고 겨울이 되어도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또 다시 봄이..
철새들의 비행을 다시 담았습니다. 어떤 표시도 없는 하늘을 수 많은 새들은 함께 날 수 있을까요? 겨울을 보내러 시베리아에서 우리나라까지 날아오는 새들의 경로도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았다고 하지요? 분명 그들만의 생존 법칙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그들의 비행이 그저 신기할 뿐이지만 말이죠. 하늘에 비행편대가 떴습니다. 비행 시범단 처럼 멋진 모양으로 하늘을 날고 있습니다. 구름 사이로도 그들의 비행은 이어집니다. 어떤 편대는 구름위를 나는 듯 하기도 합니다. 이쯤되면 전천후 비행기하고 비교해도 손색이 없지요? 구름과 함께 하늘을 하는 저 새들은 무슨 소망을 가지고 있을까요? 저들에게 한번 묻고 싶어 집니다. 동네를 다니는 새들에게 친근함이 느껴집니다. 이런 저런 생각에 빠져있을 사이 구름 사이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