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 섬으로 무작정 떠나는 길, 통영에서 배를 타고 소매물도 향했습니다. 항상 그 아름다운 풍경을 사진으로 보기만 했던 곳입니다. 화창한 주말에 새벽길을 달려 통영항에서 첫 배에 몸을 실었습니다. 바다가 주는 시원한 풍경과 아름다운 섬의 모습을 기대하며서 말이죠. 아직 바다바람은 차갑고 파도는 높았습니다. 1시간이 넘는 항해길은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그래도 아름다운 섬을 찾는다는 기대감은 힘든 여정을 견딜 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어둠이 걷혀가는 새벽 통영항 소매물도로 가는 배가 항구를 떠나갑니다. 아직 바람을 차고 물살은 거칠었습니다. 여객선은 이른 아침부터 조업을 위해 나온 어선들과 경주를 하듯 거친 바다를 힘차게 해쳐나갑니다. 주변의 어선들은 망망대해에서 외롭게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안에 담..
지금으로부터 딱 1년전이었네요. 부산공동어시장을 방문해서 그곳의 이모저모를 담았던 것이 3월의 첫 주말이었습니다. 먼 바다에서 잡아온 각종 생선들을 공판장에서 경매하고 처리하는 과정을 담았었는데요. 매서운 바닷바람에도 삶의 에너지가 가득했던 풍경들이 아직도 기억이 남아있었습니다. 하지만 점점 쇠락해가는 연근해 어업의 현실에 아쉬운 마음이 들었던 기억도 있습니다. 그래도 아직은 삶의 의지들이 모여 추운 날씨와 현실의 여러 어려움들을 이겨내고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 때 소개하지 못한 또 다른 새벽 풍경을 끌어올려 보았습니다. 가득한 모습보다는 공간이 많은 모습들을 따로 담았습니다. 썰렁해 보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대신 올 봄, 이 공간들에 행복의 기운이 가득찰 수 있다는 희망을 가져봅니다. 다음에 이 곳..
막바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3월의 시작입니다. 위세를 떨치던 겨울의 추위가 이대로 물러가긴 싫었나 봅니다. 그래도 한 낮의 햇살은 봄의 따뜻함이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게 합니다. 지난 겨울 어느 작은 어촌마을을 비추던 햇살을 담았습니다. 한 겨울이었지만 햇살이 비치는 마을이 따뜻함을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조금만 더 있으면 추위 걱정 없이 방방곡곡의 따뜻한 풍경을 담을 수 있겠지요. 이곳저곳을 다니다가 빛이 좋은 풍경을 발견하면 그 발걸이 저절로 멈춰지고 합니다. 사진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조건반사적인 행동이라 하면 될까요? 바다에 반사된 햇살이 좋아서 차에서 내렸습니다. 인적이 없는 조용한 어촌마을의 작은 양식장입니다. 잠시 햇살이 구름에 가린 풍경을 평화롭기만 합니다. 분명 한 겨울의 풍경이지만 봄..
아득한 기억속에 담았던 등대의 모습입니다. 어느날 무작정 동해바다를 찾았고 작은 어촌 마을에서 담은 등대인데요. 사진을 정리하다 찾은 이 등대가 저를 먼 기억 속으로 안내하는 것 같았습니다. 제가 이 바다를 찾았을 때 아마도 미래에 대한 막막함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됩니다. 답답함을 벗어나기 위해 찾은 바닷가에 만난 등대가 반갑더군요. 사진의 구도나 이런것도 잘 모르던 시기, 이상하게 그 느낌이 좋았습니다. 저 등대가 안내해 주는 곳으로 가면 제 답답함이 사라질 것 같았습니다. 지금은 희미한 기억속 한 장면이지만 이 사진속에 저는 큰 의미를 담고 싶습니다. 다시 찾는다면 바닷가의 평범한 풍경이지만 말이죠. 지금도 이 등대는 세찬 바닷바람을 맞으면서 어느 누군가에게 길을 알려주겠지요? 따뜻한 봄이 오면 이 ..
제가 사는 김포에 면한 해안은 넓은 개펄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개펄은 바다를 정화하고 생명의 보고로서 그 소중함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올 겨울 강추위는 개펄을 실종시켰습니다. 연안의 바다까지 얼려버린 추위는 개펄의 모습을 변모시키고 말았습니다. 이전까지 제가 봐왔던 개펄은 사라지고 황무지와 같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이전의 기록을 계속 갱신시키는 추위는 일상의 모습까지 변화시키고 있었습니다. 모처럼 날씨가 풀린 주말 아침 바닷가 풍경을 담으로 길을 나섰습니다. 김포와 강화를 이어주는 초지대교 근처 바닷가는 짙은 안개에 쌓여 있었습니다. 저 멀리 거대한 대교의 모습마저 희미해질 만큼 안개는 짙었습니다. 바닷물로 얼려버린 추위의 잔상은 어직 남아있었습니다. 살짝언 얼음은 마치 소금처럼 하얗게 ..
1월이 지나고 2월이 시작되었습니다. 2월과 함께 또 다른 한 해가 시작되는 듯 합니다. 설날이 있기 때문이죠. 한 해의 계획들이 희미해질 때 맞이하는 설날이 다시 마음을 다잡게 합니다. 새해를 두 번 시작할 수 있다는 것만큼 큰 행운은 없겠지요? 아직도 많은 분들은 음력 설이 지나야 진정한 한 해를 시작되었다고 생각하고 있고요. 긴 설 연휴 저도 다시 마음을 다 잡아야 겠습니다. 1월 초 남해바다에서 담았던 일출사진을 끌어올렸습니다. 바위틈 사이로 떠오르는 태양의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사진이지만 이 일출 모습을 보면서 다시 한번 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야겠습니다. 설 연휴 즐겁게 보내시길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