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초반 판도가 예상과 달리 흘러가고 있다. 신생팀 kt와 함께 하위권 팀으로 예상됐던 롯데와 KIA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KIA는 개막 후 6연승을 달리며 유일한 무패 팀이고 롯데는 5승 1패의 호성적으로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더 놀라운 건 이들 두 팀의 시즌 전 여러 악재들 속에 많은 변화가 있었고 전력이 완전하지 않다는 점이다. 이들의 초반 상승세를 단순히 잠깐 동안의 바람으로 여기기 어려운 이유다. 6연승을 달리고 있는 KIA는 마운드의 반전이 연승의 원동력이다. KIA는 현재 1점대 팀 방어율을 기록하며 짠물 마운드를 자랑하고 있다. 시즌 전 연습경기 속절없이 무너지던 기억은 어디에도 없다. 선발진의 김진우, 김병현, 불펜진의 서재응, 곽정철, 한기주 등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빠져있음에도..
시범경기의 막바지 각 팀의 개막전 엔트리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주전급 선수들의 컨디션도 정규시즌에 맞게 서서히 올라오고 있다. 특히, 타자들의 컨디션이 투수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좋은 모습이다. 시범경기에서 난타전의 경기가 많이 나오는 것이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제 각 팀은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팀 내 경쟁에도 마침표를 찍어야 할 시기다. 이 점에서 롯데는 아직 끝내지 못한 실험이 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진행되던 1번 타자를 결정하지 못한 모습이다. 애초 김문호, 이승화, 조홍석 등의 경쟁구도에 김문호가 앞서 가고 있다는 평가가 많았지만, 시범경기에서는 다양한 경우의 수가 등장하고 있다. 김문호, 이승화와 손아섭, 황재균까지 1번 타순에 배치되 가능성을 시험받았다. 부상에서 회복한 전준우도 가..
프로야구에서 한 선수가 오랜 기간 기량을 유지하고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하는 일은 어렵다. 하지만 각고의 노력으로 팀의 주축 선수로 자리를 잡으면 그 위치가 공고해진다. 신인급 선수들이 쉽게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는 이유다. 기존 선수들의 기량을 능가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제는 2군에서 상당 기간 기량을 쌓아야 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무명의 시간을 벗어나고도 자리를 잡지 못하는 선수들도 있다. 롯데 이재곤이 그렇다. 이재곤은 2007년 프로 입단 이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이지 못하던 2010시즌 혜성같이 등장해 롯데 선발 마운드 한 자리를 차지했다. 그 해 군 복무를 마치고 다시 팀에 합류했던 이재곤은 2군에서 시즌을 시작했지만, 시즌 중반 선발 투수로 발탁되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주었다. ..
지난해 프로야구에서 가장 뜨거운 가을을 보냈던 팀은 두산이었다. 포스트시즌 내내 보여준 두산의 투혼은 야구팬들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정규리그 1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3승 1패로 앞서고도 단 1승을 거두지 못해 준우승에 그친 아쉬움이 있었지만, 그 아쉬움을 덮을 만큼 두산의 2013시즌은 그들 야구의 참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었다. 아울러 전력 보강만 조금 더 이루어진다면 우승목표도 가능하다는 희망을 품게 하기에 충분한 시즌이었다. 하지만 두산의 선택은 변화였다. 그리고 그 변화의 폭을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었다. 베테랑들의 상당수가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FA 시장에서 이종욱, 손시헌, 최준석을 떠나보낸 것은 과열된 시장에서 나름대로 원칙을 지킨 판단이었다는 평가도 다수 있었다. 문제는 그다음이었..
프로야구에서 투수가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공이 빠르다는 것은 타자를 힘으로 제압할 수 있고 타자들에 상당한 압박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타자와의 승부에서 투수가 자신감을 갖게 할 수 있다. 여기에 변화구의 위력을 더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일명 파이어볼러가 모두 성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빠른 공을 뒷받침할 제구가 동반되지 못한다면 빠른 공은 스피드건에서만 그 존재감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투수에 있어 제구력을 공의 빠르기보다 우선하는 덕목이다.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투수들이 각 팀마다 존재하고 있음에도 모두 성공하지 못하는 것도 강속구 투수의 숙명인 제구력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롯데의 강속구 투수 최대성 역..
목요일부터 열리는 두산과 삼성의 한국시리즈에 야구팬들의 시선이 집중되어 있는 와중에 프로야구를 대표하던 한 레전드가 스스로 무대에서 퇴장했다.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 박경완이 23년간 이어온 선수생활의 종지부를 스스로 찍었다. 수년간 잦은 부상을 이겨내며 현역 선수로의 희망을 잃지 않았던 박경완이었지만, 세월의 흐름을 완전히 거스를 수 없었다. 아쉬움이 남는 은퇴다. 박경완은 풀타임 시즌을 소화할 체력은 아니지만, 포수가 약한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가 쌓아온 경기운영 능력과 포수로서의 노하우는 누구도 가지지 못한 그만의 자산이다. 포수 기근에 빠져있는 프로야구 현실에서 박경완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포수였다. 박경완은 팀을 옮겨서라도 선수생활의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싶었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