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이맘때면 제가 사는 김포를 찾는 이들이 있습니다. 머나먼 북쪽에서 이곳으로 날아론 철새들이 그들입니다. 이른 새벽이면 먹이를 찾아 무리지어 날아다니는 모습을 올 해도 볼 수 있겠지요. 주변 농경지가 점점 줄어들고 각종 공사로 서식 여건이 나빠졌습니다. 이들의 모습도 올 해가 마지막이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합니다. 지난 가을의 새벽 비행들을 하나로 모아보았습니다. 이른 새벽 이제는 그 앞의 빌딩으로 볼 수 없게된 풍경입니다. 붉게 물든 새벽 하늘아래 풍경이 마음을 편안하게 합니다. 새벽의 고요함을 깨는 군무가 이어집니다. 하늘은 넓기만 한데 그들의 비행은 너무나도 질서정연 합니다. 선두를 수시로 바꿔가는 모습이 너무나도 능숙합니다. 지겨보는 사람들은 이 비행이 아름답게 느껴지지만 이들은 생..
자가용을 가지고 다니다 오랜만에 지하철을 탔습니다. 회사에서 가까운 역이 아닌 또 다른 역에서 내려 조금 많은 길을 걸어보았습니다. 근처를 지나치면서 지나고 싶은 길이 있었습니다. 마치 담양의 메타세콰이어 길과 같은 곳이 있어 걸어보고 싶었습니다. 물론 그 길에 미치지 못했지만 제법 운치있는 길이더군요. 가지고 있던 작은 카메라로 그 길을 담아 보았습니다. 근처 아파트 단지를 감싸는 가로수 길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소실점이 한 점으로 모이는 그 길이었습니다. 돌아온 길을 되 돌아 보면 제가 아주 커 보이는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가을의 운치를 느낄 수 있는 길이 이렇게 가까이 있는 것을 이제서야 았았네요. 이 길을 따라 저는 일상을 시작하지만 가을은 저 편으로 멀어져 가는 것 같습니다. 아주 짧은 시간..
이제 겨울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2010년도 점점 그 마지막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겨울의 문턱에 들어선 11월의 첫 날, 늦 가을의 풍경들을 모았습니다. 예전 경북 상주 출사를 가면서 담았던 감익는 모습들을 다시 꺼내보았습니다. 이들마저 떨어지고 나면 가을은 겨울에 자리를 내주고 저 편으로 떠나가겠지요. 유난히 짧게 느껴지는 올 가을의 아쉬움을 대신해 보려합니다. 늦 가을 답지 않게 비가 많이 왔었던 어느 날이었습니다. 나뭇가지에 달려있는 감들은 내리는 비로 더 힘겹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주렁주렁 감을 매달고 있는 감나무도 힘든 건 마찬가지였습니다. 여기에 물방물들이 더하니 힘이 더 들 수 밖에 없겠지요. 비가와도 날이 추워져도 감들은 그 빛을 더하고 익어갑니다. 함께 가을도 깊어가..
해남의 이곳저곳을 둘러보던 중 날이 저물었습니다. 어느 다원을 찾게 되었을때는 이미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녹차밭하면 전남 보성, 예전에 찾았던 경남 하동을 머리속에 그리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해남에도 따뜻한 기후탓에 여기저기 녹차밭이 자리하고 있더군요. 그리고 옥천면 송산리에 자리한 다원을 찾게 되었습니다. 따뜻한 해남이라고 하지만 비온 뒤 늦가을 날씨는 서늘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다원으로 향하는 길에서 본 풍경들은 겨울이 찾아온 듯 하더군요. 다원 입구에서 녹차꽃을 말리고 있었습니다. 녹차밭을 몇 번 가본적은 있지만 하얀 녹차꽃을 본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마음을 감싸고 있던 차가움이 조금은 누그러졌습니다. 이것은 녹차 열매라고 하는데요 녹차잎만을 보았던 저에게 녹차꽃과 열매는 새롭게 다..
전남 해남은 예로부터 비옥한 토지와 따뜻한 기후로 농업이 발전했습니다. 농지의 비율이 전국 최고 수준을 다툴정도로 비옥한 토지가 많습니다. 벼부터 각종 밭 작물이 연중 재배되고 생산되는 곳이기도 합니다. 땅끝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어업의 비중은 생각보다 크지 않습니다. 국토 최 남단에 위치한 탓에 매일매일의 날씨가 제주와 비슷하다고 하더군요. 이곳 분들을 일기예보를 볼때 제주 날씨를 보고 그날의 일정을 조정한다고 합니다. 지난 주말, 제주도만 내린다는 비가 해남에도 내렸습니다. 제주하고 날씨가 함께 한다는 말이 틀리지 않았습니다. 해남의 대지는 논 농사를 마무리하고 잠시 휴식을 취하고 있었습니다. 해남의 온화한 기후는 이 곳에서 보리와 밀 농사를 가능하게 합니다. 차가움을 느끼게 했지만 다음 농사를 위해서..
전남 나주의 농업기술원에서 대한민국 농업박람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박람회하면 각종 전시물과 다양한 볼거리를 연상합니다. 우리 농산물로 박람회를 한다는 것이 저에는 다소 생소했습니다. 먹고 소비하면 없어지는 것으로 인식하던 농산물이었습니다. 이것으로 어떤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농업박람회는 올해 벌써 9회째를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농업의 산업으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소비자들과 생산자들 관련 산업의 흐름을 알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고요. 제가 이곳을 찾았을때 비가오는 궂은 날이었습니다. 날씨는 좋지 않았지만 곳곳에 자리한 화단들이 화사한 느낌을 주었습니다. 제일 처음 방문한 전시실에서 우리 농산물로 만든 캐릭터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재미있는 모습들이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