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벌써 온 것일까요? 낮에는 따뜻함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그래도 아직 대지는 봄의 옷을 입기에는 시간이 좀 이른 듯 합니다. 언젠가 기차를 타고 찾았던 임진각 공원입니다. 넓은 잔디밭이 인상적인 곳이지요. 이른 봄의 풍경은 쓸쓸함을 느끼게 합니다. 넓은 대지위해 서 있다는 사실이 위안이 되었습니다. 광할한 공간에서 나만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안해 집니다. 계단을 올라가는 길에 깃발들이 펄럭이고 있었습니다. 낡고 빛 바랜 모습은 시간의 흐름이 묻어납니다. 저는 이 길을 따라 과거의 어떤 순간과 함께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넓은 공원 한편에 서 있는 건물들이 반갑습니다.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듯 작은 연못에도 감사하는 마음이 생깁니다. 역시 공원은 푸른 잔디밭이 있어야 하는 것..
평범한 일상에서도 의미있는 장면을 찾을 수 있습니다. 무심코 지나갔던 모습들을 정지된 사진에 담으면 새로움으로 다가옵니다. 고압 전류가 흐르는 철탑 사이로 달이 걸렸습니다. 사이를 흐르는 전기의 파장이 무서웠을까요? 왠지 움츠려든 듯 합니다. 감옥에 갇힌 죄수와 같은 느낌인데요. 자연의 일부와 금속의 구성물이 만들어내는 장면은 묘한 대조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고압탑을 벗어난 달이 홀가분해 보입니다. 또 다른 내일을 위해 저 멀리 모습을 감추겠지요. 이른 아침, 크레인 저머로 해가 뜨고 있습니다. 나란히 자리잡은 듯 사이 좋게 보입니다. 차가운 느낌의 크레인과 밝은 태양이 대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실루엣이 금속의 차가움을 덜어주는 듯 합니다. 모처럼 일찍 일어난 아침에 이 모습을 담을 수 있었습니다. 하..
제가 김포에 살면서 가장 마음에 드는 건 집 배란다에서 멋진 일출을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새벽 하늘을 무심코 보다가 갑자가 카메라를 찾게 되는 경우도 생기고요. 이렇게 둥근 해를 볼 수 있어 좋았던 어느 날입니다. 붉은 하늘과 함께 하니 온 몸에 에너지가 느껴지더군요. 이 순간만큼은 태양의 에너지를 더 혼자 받고 있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모습들도 집앞에 높은 상가 건물들이 들어서면서 점점 보기 힘들어질 듯 합니다. 사는 곳이 발전하는 것은 좋은데 멋진 풍경을 잃게 되는 것이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이젠 이 모습들을 담으러 동네 앞산을 올라야 할 듯 하네요. 멋진 풍경을 공짜로 보지말고 좀 더 부지런해지라는 하늘의 뜻일까요? 당분간은 사진으로 붉은 일출의 에너지를 느껴야겠습니다.
항구를 찾는 것은 항상 설레임을 안겨줍니다. 다양한 표정들이 있기 때문이죠. 김포 대명항에서도 그 모습들을 담을 수 있습니다. 같은 김포에 살지만 버스로 1시간여 가야 하는 곳이 대명항입니다. 꽤 많은 정거장을 거쳐야 합니다. 그래도 갈때마다 저에게 흥미롭게 다가오는 곳이기에 가는 과정의 수고를 잊게 해줍니다. 저는 해질 무렵의 항구가 좋습니다. 치열한 삶 속에서 잠시 벗어난 듯한 느낌을 받기 때문일까요? 정박된 어선들이 쉬는 모습이 편안함을 줍니다. 해질녁의 모습을 카메라 세팅을 조절해서 보라색으로 담아보았습니다. 보라색의 물결 속에서 잠시 다른 세상에 와 있는 착각에 빠져봅니다. 한 낮의 역동적인 모습도 좋습니다. 바람 많이 불던날의 풍경입니다. 일렁이는 물살과 뭉게 구름이 한께 하는 항구는 강인한 ..
어느날 하염없이 시내를 집 주변을 돌아본 적이 있습니다. 잠시 동안이었지만 답답한 마음이 조금은 풀리더군요. 초 봄의 선유도 공원입니다. 인적없는 공원은 너무나 고요합니다. 잠시 동안이지만 세상에 저 혼자만 있는 착각에 빠져듭니다. 새벽에 내린 비는 물방울들을 곳곳에 남겼습니다. 햇상에 비친 물방울들이 좀 더 의미있게 다가옵니다. 이들을 유심히 살폈기에 그럴까요? 다른 세상과 통할 것 같은 작은 통로를 발견했습니다. 아직은 저 편으로 가보고 싶지 않습니다. 제가 사는 현실에 미련이 남아서 일까요? 두려워서 일까요? 고요함을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아직은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는 것이 그리 익숙치 않은가 봅니다.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 빨리 가고 싶어집니다. 초 봄의 공원은 기대와 달리 너무 조용합니다. 이따금..
연일 계속되는 추위와 폭설 등등을 핑계로 야외 활동을 못하고 있는 1월입니다. 눈과 함께하는 겨울 풍경도 제대로 담지 못하고 있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게으름이라는 나쁜 친구를 떼어내기 어려운 탓일까요? 작년 이맘때 한강 시민공원에서 담았던 철새들의 모습을 올립니다. 사람들을 괴롭게 하는 겨울이지만 우리나라 보다 더 추운 시베리아에서 온 이 친구들은 즐거운 겨울이 될 수도 있겠네요. 강변에서 청둥오리 무리가 쉬고 있습니다. 올 겨울에도 어김없이 이 자리에 모여 있겠지요? 한강시민공원 강서 지구는 서식환경이 좋아지면서 꽤 많은 겨울 철새들이 모여드는 곳이기도 합니다. 강에는 얼음이 떠 다니고 있지만 이들은 아랑곳 하지 않고 강 이곳저곳을 유영하고 있습니다. 얼음위에서 쉬고 있는 친구들도 있네요. 추위를 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