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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SK의 사직 3연전, 그 첫 경기는 양팀 모두 긴장된 분위기속에서 시작되었습니다. 2위의 향방이 결정되는 경기인 만큼 그 비중은 상당했고 선수들을 긴잔시키기에 충분했습니다. 바람이 심하게 불고 쌀쌀해진 날씨는 경기에 대한 긴장감을 더 크게 만들었습니다. 화요일 경기는 마치 포스트 시즌 1차전을 방불케했습니다.

중요한 일전인 만큼 경기는 마지막까지 승부를 예측할 수 없는 접전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승자는 롯데였습니다. 롯데는 동점과 역전을 주고 받는 경기에서 막판 SK의 거센 추격을 이겨내고 5 : 4로 3연전의 첫 경기를 잡아냈습니다. 최근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롯데 불펜진은 마무리 김사율이 가슴 졸이는 순간을 연출하긴 했지만 SK의 추격을 막아내면서 소중한 1승을 지켜냈습니다. 

날씨의 급격한 변화는 타자들보다 투수들에게 더 나쁘게 작용했습니다. 투수들은 승리에 대한 부담이 큰 경기에서 심한 바람으로 투구의 벨런스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이는 선발투수들의 초반 난조로 연결되었습니다. 반면 타자들은 높은 집중력으로 상대 투수들을 괴롭혔습니다. 초반 양팀은 득점을 주고 받으면서 팽팬한 승부를 이어갔습니다.




롯데의 선발 고원준과 SK의 선발 이영욱 모두 부담이 큰 등판이었습니다. 두 선수 모두 아직 경험이 부족한 투수들이었고 비중이 큰 승부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두 선수 모두 초반부터 위기를 맞이했고 힘겨운 투구를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롯데는 고원준을 계속 던지게 하면서 스스로 위기를 탈출하게 한 반면, SK는 초반 불펜 가동으로 고비를 넘겼습니다.  

1회초 SK는 부상에서 돌아온 정근우의 빠른 발로 1점을 선취했습니다. 2루타로 출루한 정근우는 빠른 발로 야수선택을 유도했고 이호준의 땅볼 때 선취득점에 성공했습니다. 선취점을 빼았겼지만 롯데 역시 1회에 찬스를 잡았습니다. 전준우의 내야안타로 시작된 찬스에서 롯데는 손아섭의 적시타, 이대호의 행운의 안타가 이어지며서 2 : 1 역전에 성공했습니다.

타격전이 예상되는 흐름이었습니다. 양팀 선발 투수들은 좋은 구위를 가지고 있었지만 자신의 공을 던지지 못했고 타자들의 집중력은 좋았습니다. 1회 공격과 수비 과정에서 양팀은 외야의 핵심 선수들을 부상으로 잃는 전력 손실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롯데 손아섭은 홈 슬라이딩 과정에서 발목부상을 입었고 SK 조동화는 이대호의 빚맞은 안타를 잡는 과정에서 큰 부상을 당했습니다.

그만큼 경기에 대한 압박감은 상당했고 선수들은 몸을 사리지 않고 최선을 다했습니다. 1회에 이어 2회에도 양팀은 한 점 씩 주고 받으면서 접전을 이어갔습니다. SK는 고원준의 제구 난조로 만들어진 찬스에서 정근우의 안타 때 2 : 2 동점을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에 롯데는 2회말 공격에서 김주찬의 2루타로 1점을 추가하면서 근소하지만 리드를 지켰고 SK 선발 이영욱을 조기 강판시겼습니다.

이후 경기는 안정을 되찾은 고원준과 SK 두번째 투수 송은범의 팽팽한 투수 대결이었습니다. 초반 불안했던 고원준은 제구가 살아나면서 중반까지 좋은 투구를 보여주었습니다. SK 송은범 역시 힘있는 직구를 바탕으로 롯데 타선을 완벽하게 막아냈습니다. 타격전 양상의 경기는 다시 1점차의 접전 양상으로 분위기를 바꿨습니다.

1점을 리드를 지키면서 승리투수에 가까워지던 고원준은 또 다시 정근우를 막지 못하면서 아쉬운 동점을 허용했습니다. 5회초 행운의 2루타로 출루한 정근우는 안치용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았고 귀중한 동점을 만들어냈습니다. 오랜 부상에서 복귀한 정근우는 특유의 투지넘치는 플레이로 롯데를 괴롭혔고 팀 득점에 큰 기여를 했습니다. 롯데는 정근우를 막지 못한 것이 실점의 큰 원인이었습니다.




경기는 다시 원점, 중반 이후 양팀은 불펜을 총 가동하면서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롯데는 6회초 2사 상황에서 선발 고원준을 일찍 내리는 발빠른 투수 교체로 위기를 넘겼습니다. 고원준은 5.2이닝 4안타만을 허용했지만 볼넷 4개가 문제가 되면서 승리투수의 기회를 날리고 말았습니다.

롯데는 고원준의 뒤를 이어나온 임경완의 호투를 바탕으로 마운드를 안정시켰습니다. 최근 몇 경기에서 부진했던 임경완은 주무기 싱커가 큰 위력을 발휘하면서 완벽투를 선보였습니다. 임경완의 싱커는 SK 타자들의 방망이를 수 차례 부러뜨릴 정도로 위력적이었습니다. 임경완의 완벽투와 함께 롯데는 6회말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습니다.

이대호의 안타와 홍성흔의 2루타가 이어지면서 무사 2,3루의 득점 기회를 얻은 것입니다. 3이닝 퍼펙트 투구를 하던 송은범이었습니다. 전력투구를 매 이닝 이어간 탓에 힘이 떨어졌고 롯데 중심 타자들의 방망이를 피해하지 못했습니다. 이 위기에서 SK의 선택은 만루작전이었습니다. SK의 작전을 깨뜨린 것은 박종윤의 골프스윙과 강민호의 적극적인 주루플레이였습니다.

무사 만루에서 대타로 나온 박종윤은 낮은 공을 걷어 올리는 타격으로 귀중한 1타점을 올려주었습니다. 떨어진 볼을 걷어올린 그만의 독특한 타격이 큰 힘을 발휘한 것입니다. 이어진 1사 1,3루 찬에서소 황재균의 유격수 땅볼은 병살을 면했고 또 한점을 추가할 수 있었습니다. 강민호의 전력질주가 돋보이는 순간이었습니다. 5 : 3 으로 앞서는 한 점은 후반 롯데에게 큰 의미가 있었습니다.

롯데는 임경완에 이어 강영식, 김사율을 한 템포 빨리 투입하면서 리드를 지켰습니다. SK는 가장 컨디션이 좋은 박희수와 부상에서 복귀한 김광현까지 투입하면서 실점을 막았습니다. 롯데는 6회 이후 추가 득점의 기회가 있었지만 번번히 살리지 못하면서 승리를 굳히지 못했습니다. 이는 SK에게 추격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습니다.

우려는 9회초 현실이 되었습니다. SK는 막판 무서운 집중력으로 롯데를 압박했습니다. 정상호의 안타로 이어진 대타 최동수의 2루타는 경기를 5 : 4로 만들었습니다. 롯데 마무리 김사율은 주자가 출루하자 긴장된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공이 높게 형성되었고 불안감을 더 증폭시켰습니다. SK의 찬스를 1사 만루로 이어졌고 중심타선에 걸린 찬스는 SK의 역전을 예감케했습니다.

지난 9월 9일의 대 역전패가 떠오르는 순간이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김사율은 오히려 더 공격적인 투구로 위기를 벗어났습니다. SK의 안치용과 이호준은 나란히 뜬 공으로 물러났고 또 한번의 역전승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롯데 마무리 김사율은 불안한 투구였지만 집중력을 잃지 않으면서 천금의 세이브를 기록했습니다.




SK는 믿었던 중심 타선이 끝까지 침묵한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었습니다. 롯데전에 강했던 안치용과 이호준은 나란히 부진했고 9회초 기회에서도 그 역할을 하지 못했습니다. 정근우, 정상호가 2안타로 분전했지만 중심 타선의 침묵은 패배의 결정적인 원인이었습니다. 9회초 롯데 외야수 황성용의 속임수 동작에 동점 기회를 놓친 장면 또한 SK에게 또 하나의 아쉬움이었고 롯데에게 행운의 장면이었습니다.

반면 롯데는 찬수에서 팀 배팅이 비교적 원할하게 이루어졌고 선수 기용이나 투수 운영에 있어 SK를 앞서면서 중요한 1승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선수들의 집중력과 투지 또한 좋았습니다. 좋지 못한 날씨는 양팀 모두에게 악재였지만 컨디션 유지 측면에서 홈팀 롯데에게 조금 더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경기 막판 큰 위기를 넘기면서 9월에 계속된 역전패의 그림자를 지울 수 있었다는 것이 큰 수확이었습니다.

어려운 승부를 이겨낸 롯데는 2위 싸움에서 한반 짝 앞서가게 되었습니다. 순위 바꿈 뿐만아니라 팀이 다시 상승세를 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 승리를 더 가치있게 만들었습니다. 

아직 2위를 향한 롯데와 SK의 맞대결은 2경기 더 남아있습니다. 롯데는 수요일 사도스키를 내세워 연승을 노리고 SK는 후반기 좋은 투구를 하고 있는 고효준의 호투를 기대할 것입니다. 선발투수의 비중이니 분위기에서 롯데의 우세가 예상됩니다. 특히 타선의 힘이 SK를 앞서는 상황에서 사도스키가 초반만 잘 막아준다면 승리 가능성을 더 높일 것으로 보입니다.

롯데가 승리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갈지 SK가 반격의 1승을 할지 2위 전쟁의 제 2막이 정말 궁금해집니다.


김포총각/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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