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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는 목요일 SK전을 앞두고 기대보다 걱정이 더 많았습니다. 전날 불펜과 수비가 무너진 패배는 팀 분위기를 떨어뜨렸습니다. 손아섭이 부상으로 빠진 타선은 무게감이 떨어져 있는 상태였습니다. 선발투수로 나서는 송승준도 최근 그 내용이 좋지 못했습니다. 전날 역전승으로 저력을 보여준 SK는 팀 분위기를 상승세로 바꿔놓은 상태였습니다.

분명 경기전 분위기는 좋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롯데는 초반에 잡은 리드를 끝까지 지켜냈고 경기 후반 타선이 대폭발하면서 12 : 2 대승으로 위닝 시리즈를 완성했습니다. 이전 두 경기와 마찬가지로 팽팽한 승부였지만 SK불펜을 롯데가 무너뜨리면서 예상외의 낙승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버티기 싸움에서 롯데가 승리했습니다.

경기 초반 양팀은 선발 투수들이 흔들리면서 타격전을 예상하게 했습니다. SK 선발 고든은 1회말 제구가 제대로 안되면서 큰 위기를 맞이했습니다. 롯데는 고든의 볼넷 남발로 만들어진 찬스에서 김주찬의 희생타와 이대호의 2루타 밀어내기 볼넷을 묶어 3득점에 성공했습니다. 단 1안타로 3득점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고 초반 롯데가 경기흐름을 가져오게 만들었습니다.




삼성 선발 고든이 제구 난조로 흔들렸다면 롯데 선발 송승준은 자신감이 떨어진 투구로 어려움을 자초했습니다. 지난 주 두산전에서 부진했던 송승준은 목요일 경기에서도 그 내용이 좋지 못했습니다. 직구에 자신감을 잃으면서 변화구 비율이 평소보다 많았습니다. SK타선의 노림수는 송승준은 더 강하게 압박했고 매 이닝 찬스를 만들었습니다.

SK는 2회초 박정권과 정상호의 솔로홈런으로 2점을 추격했습니다. 모두 송승준의 볼 배합을 읽고 대처한 결과였습니다. 송승준의 공은 높게 제구되었고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경험많은 투수였지만 경기에 대한 압박감이 그의 공을 던지지 못하게 했습니다. 자칫 초반에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이 상황을 극복하게 한 것은 수비진의 안정감과 잇단 호수비였습니다. 특히, 손아섭을 대신하여 선발 우익수로 출전한 황성용의 두 차례 호수비는 송승준과 팀을 구한 플레이였습니다. 롯데는 좌타자가 하나도 없는 라인업을 구축하면서까지 황성용을 중용했습니다. 최근 황성용의 좋은 타격감과 투지넘치는 플레이가 팀에 더 큰 보탬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근거한 것이었습니다.

황성용은 2회초 멋진 다이빙캐치로 흔들리던 송승준을 도왔고 5회초에서는 임훈의 머리위로 날아가는 타구를 걷어내면서 동점의 위기를 막아냈습니다. 불안한 리드를 지켜가던 롯데에게 황성용의 수비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팀의 사기를 올리는 것은 물론이고 SK 공격의 맥을 끊는 최고의 수비였습니다. 황성용의 그물 수비는 롯데가 계속 리드를 지키고 후반 타선이 대 폭발하게하는 밑 거름이 되었습니다.

송승준은 수비의 도움 속에 점차 안정을 찾았습니다. 상대를 압도하는 투구는 아니었지만 경기 운영능력을 보이면서 수 차례 위기를 넘겼습니다. 홈런 2개 포함 8안타를 허용했지만 6.1이닝 2실점으로 버텨냈습니다. 송승준의 역투로 롯데는 리드를 유지했습니다.

하지만 타선은 1회 3득점 이후 긴 침묵에 빠졌습니다. 흔들리던 고든은 직구 위주의 피칭으로 그 패턴을 변화시켰습니다. 롯데 타자들은 고든의 묵직한 직구에 크게 고전했습니다. 직구에 번번히 타이밍이 늦었고 각도 큰 변화구에 계속 속는 모습이었습니다. 경기 초반 긴장감 속에 난조를 보였지만 이후 5회까지 투구는 완벽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초반 투구수가 많았다는 것이 그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6회 부터 SK는 불펜을 가동했습니다. 롯데 역시 7회 1사 부터 불펜투수를 투입했습니다. 공격의 흐름은 한 점을 추가하기 힘들어 보였습니다. 한 점 싸움이 경기 마지막까지 전개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불펜대결이라면 롯데가 유리할 것이 없었습니다. 롯데는 7회부터 투입된 임경완의 호투로 마운드를 안정시킬 수 있었습니다. 임경완은 화요일에 이어 목요일에도 날카로은 싱커로 SK 타선을 확실히 막아냈습니다.

임경완이 한 점차의 리드를 지켜내는 사이 롯데는 7회말 타선이 대폭발했습니다. 롯데는 SK 불펜이 흔들리는 틈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호수비로 행운의 선수로 떠오른 황성용의 볼넷 출루는 그 시작이었습니다. SK 두번째 투수 이승호는 제구에 문제를 드러내면서 볼넷 2개로 1사 1,2루의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이는 SK에겐 비극의 시작이었습니다.

이대호 타석에 SK는 최근 힘있는 투구를 하는 이재영을 내세웠지만 그것은 패착이었습니다. 이재영의 가운데 몰린 직구에 이대호는 초구부터 방망이를 돌렸고 3점 홈런으로 이어졌습니다. 불안한 리드를 지키던 롯데가 확실한 리드를 잡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대호는 4번타자의 진가를 발휘하면서 중요한 타점을 쓸어담았습니다. 역전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던 SK 선수들은 힘이 빠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흐름을 탄 롯데 타선은 7회말 7득점 하면서 경기를 사실상 결정지었습니다. SK는 수비에서도 스스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경기에 대한의욕을 잃었습니다. 주전들을 교체하면서 다음 경기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후 롯데는 8회에도 2득점을 추가했고 마무리 김사율까지 마운드에 올리면서 확실히 승리를 굳혔습니다. SK의 기를 확실히 누르기 위한 김사율의 등판이었습니다.

롯데는 숨막히는 3연전에서 위닝 시리즈에 성공했고 다시 2위 자리에 올랐습니다. 그 차이가 1게임에 불과하지만 맞대결의 우위는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목요일 대승으로 구원 등판이 예상되던 에이스 장원준을 아낄 수 있었다는 것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남은 일정에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한발 앞서긴 했지만 롯데와 SK의 2위 싸움은 아직 끝이 아닙니다. SK는 롯데보다 훨씬 많은 게임수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분명 유리한 부분입니다. 롯데가 남은 경기에서 승율을 높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준 PO에 대한 부담도 상존하는 상황에서 지혜로운 일정 운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잔여 경기의 상당부분을 최근 경기내용이 좋은 한화와 대결한다는 것도 부담스럽습니다.

남은 일정이 결코 순탄치 못하지만 목요일 대승이 롯데에게 큰 보약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2위 가능성을 높였고 선수들의 자신감도 높일 수 있었습니다. 투타가 조화를 이루면서 앞으로의 경기도 기대할 수 있게 만들었습니다. 남은 경기에서 롯데가 그 상승세를 계속 유지할지, 그리고 목표로 하는 2위 수성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그 결과가 궁금해 집니다.


김포총각/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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