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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과 달리 공격적인 투자로 순조로운 행보를 하고 있는 롯데의 스토브리그 행보가 그 막바지에서 다소 주춤하는 인상입니다. 외국인 선수의 영입에 있어 롯데는 신중에 신중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해마자 수준급 투수를 원했던 롯데였지만 그 바램은 쉽게 이루어 지지 않았습니다. 올 해 역시 그 상황은 녹녹치 않습니다.
어느 리그에서나 투수는 항상 부족합니다. 입맛에 맞는 투수를 영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사실상 외국인 선수 연봉 상한선이 유명무실해진 상황에서 각 구단은 알게모르게 상당한 금액을 지급하고 상위 클래스의 투수를 영입하고자 합니다. 하지만 그 투수들은 눈은 상당수 메이저리그에 향해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롯데는 물론이고 각 팀 모두 메이저리그 로스터가 하루 빨리 확정되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새로운 선수의 영입과 별도로 기존 선수들을 지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미 기량이 검증되었고 우리 리그에 적응한 외국인 선수라면 재 계약을 마다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롯데의 경우 두 시즌 연속 좋은 활약을 했었던 사도스키와의 재계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롯데는 적극적이지만 사도스키는 고민을 거듭하고 있는 인상입니다. 메이저리그 복귀에 대한 희망이 생긴것이 변수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롯데로서는 사도스키와의 계약에 실패한다면 외국인 선수 구성을 전면 수정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10승 이상을 할 수 있는 확실한 카드를 하나도 아닌 둘을 찾아야 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특히 사도스키가 가지고 있는 롯데와 한국 프로야구에 대한 애정, 강한 친화력은 기량 이상의 가치가 있기에 그 선택은 더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사도스키는 2010년 롯데 입단 당시 큰 기대를 모았습니다. 짧지만 메이저리그에서 투구한 경험이 있고 비교적 젊은 나이의 투수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대는 이내 실망감으로 바뀌었습니다. 리그 적응 실패와 컨디션 난조로 사도시키는 2010년 시즌 초반 크게 고전했습니다. 컨디션이 늦게 올라온다는 그의 말은 공허하게 들렸습니다. 초반 부진에 빠진 사도스키는 2군행까지 통보받아야 했습니다.
거액을 주고 영입한 외국인 선수에게 2군행은 사실상 퇴출을 의미하는 것이었습니다. 여기서 반전이 일어났습니다. 2군에서의 복귀 이후 마음을 다잡은 사도스키는 다른 투수가 되었습니다. 한국 리그에 맞는 맞춤형 구질로 투구패턴에 변화를 주었습니다. 각도 큰 변화구를 빈도를 높이면서 주무기 컷페스트볼의 위력을 살렸습니다. 이후 사도스키는 이닝이터, 퀄리티스타트 전문가로 거듭 났습니다.
후반기 대 활약으로 롯데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크게 공헌한 사도스키는 10승을 채우면서 확실한 팀의 선발투수로 자리했습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멋진 투구를 하면서 귀중한 선발승을 거두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팀 선수들과의 강한 친화력으로 팀에 녹아들었다는 것이 그의 큰 장점이었습니다. 좋은 성적과 준수한 매너를 함께 지닌 사도스키의 재 계약은 당연한 것이었습니다.
더 큰 기대속에 사도스키는 2011년 시즌을 맞이했습니다. 그 역시 강한 의욕으로 시즌을 준비했습니다. 이번에는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페이스를 일찍 끌어올리려는 시도가 역효과를 내고 말았습니다. 시즌 초반 사도스키는 로테이션에 들어올 수 없었습니다. 롯데의 성적은 그 어느 때 보다 심각한 하향세를 그렸습니다. 팀 부진의 중요한 원인으로 사도스키가 지목되기도 했습니다.
선발 로테이션이 붕괴된 롯데의 마운드, 함께 활약하던 외국인 투수 코리의 선발투수 안착 실패 등이 겹쳐지면서 사도스키에 대한 팀의 믿음도 점점 약해져갔습니다. 몸을 완벽하게 만들지 못한 상태에서 강행한 선발 등판은 부진한 결과물을 만들어냈습니다. 팀 분위기 쇄신을 위한 외국인 투수 교체에 그의 이름이 거론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러한 팀의 분위기를 사도스키는 부활투로 극복했습니다.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사도스키는 여름이 되면서 다른 투수가 되었습니다. 특유의 강하지 않지만 부드러운 투구가 다시 살아났습니다. 다양한 변화구와 함께 경기 운영능력도 크게 좋아졌습니다. 타자를 압도하지는 않았지만 변화가 심한 구질이 살아나면서 그도 살고 롯데도 후반기 대전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또 다시 사도스키는 11승, 두 자리수 승수 달성에 성공했습니다. 초반 부진과 부상을 이겨낸 결과이기에 더 가치가 있었습니다. 각 팀들은 사도스키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그와 대결했지만 그의 허허실실 투구는 여전히 위력을 발휘했습니다. 2년차 징크스는 그에게 없었습니다. 한국 리그에 확실히 적응한 모습을 보인 올 해였습니다.
2시즌의 성과는 사도스키의 3번째 시즌을 기대하게 했습니다. 롯데 역시 수준급 외국인 투수 2명을 원하지만 사도스키와의 재 계약은 우선순위에 있었습니다. 그와 짝을 이룰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영입에 온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롯데로서는 수준급 불펜투수 2명을 얻었고 이에 사도스키와 또 다른 외국인 투수가 잘 조화를 이룬다면 투수력 만큼은 자신감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의 오퍼는 그의 세 번째 한국행을 주저하게 하고 있습니다. 이제 30살이 된 그로서는 이번에 사실상 마지막 메이저리그 도전이 될 수 있습니다. 프로야구의 선수로서는 최고의 꿈인 메이저리그 무대에 오를 기회를 쉽게 버릴 수 없을 것입니다. 문제는 그 계약이 25인 로스터가 아닌 40인 로스터 즉, 마이너리그 생활을 감수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롯데에서 두 시즌을 보내면서 얻은 안정감 있는 선수생활을 포기해야 하는 계약입니다. 연봉이나 대우면에서 큰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새로운 도전과 애착이 큰 한국 무대 사이에서 그의 결정은 아직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로서는 그의 가족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메이저리그 도전에 더 큰 비중이 실려있는 느낌도 듭니다.
장원준의 군 입대로 선발투수진 약화가 불가피한 롯데로서는 사도스키가 꼭 필요합니다. 이미 상당한 호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사도스키마저 내년 시즌을 함께 할 수 없다면 롯데 선발 마운드는 큰 변화가 불가피합니다. 이는 큰 불안요소를 안고 시즌을 치러야 함을 의미합니다. 자칫 스토브리그에서의 공격적인 투자가 빛을 잃을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롯데팬들에게는 그의 이름을 빚대어 키스도사라는 별명으로 불리던 사도스키, 이제 그는 롯데 팬들에게도 친숙한 존재입니다. 그 역시 롯데 팬들의 큰 성원을 마냥 외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프로는 성적으로 모든 것을 말해야 합니다. 부진한 성적의 외국인 선수는 언제든 팀을 떠날 수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 역시 한국 무대에서 결국 외국인 선수일 수 밖에 없는 그의 존재감, 메이저리거로의 도전에 따른 위험부담 등 부정적인 요인들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아직은 그가 어떤 쪽으로 마음을 돌릴지 알 수 없습니다. 메이저리그 로스터 확정시까지 그 고민이 계속될지도 모릅니다. 과연 사도스키가 2년간 보여주었던 부드러움의 미학을 내년에도 볼 수 있을지 그의 선택이 주목됩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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