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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3연전 2경기 연속 연장 승부를 펼친 롯데와 LG는 극심한 피로를 극복해야 했습니다. 롯데는 긴 원정을 치르는 어려움도 함께 가지고 있었습니다. LG 역시 주전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과 계속된 역전패에 팀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6월의 무더위는 이러한 양 팀을 더 힘들게 했습니다. 두 팀 모두 힘든 경기였지만 연승 중인 롯데보다 연패 중인 LG가 더 부담스러운 경기인 것만은 분명했습니다.

 

이러한 양 팀의 분위기는 승부에 분명 영향을 미쳤습니다. LG는 타선의 대폭 변화로 분위기를 전환했지만 기대했던 효과가 나오지 않았습니다. 롯데 선발 이용훈은 완벽 그 이상의 투구로 LG 타선을 압도했습니다. LG의 에이스 주키치 역시 연패 탈출을 염원하는 팀의 바람에 부응하는 호투를 했지만, 이용훈의 완벽투에 밀리면서 빛을 잃었습니다.

 

선발 투수들의 호투 대결로 이어진 경기는 7.1이닝 동안 퍼퍽트 경기를 하며 올 시즌 최고 투구를 한 이용훈을 앞세운 롯데의 7 : 1 승리였습니다. LG는 경기 막판까지 역전의 기대를 버리지 않았지만 주키치 이후 등판한 불펜진이 하염없이 무너졌고 타선이 부진 속에 연패의 분위기를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경기 후반에는 수비에서 무너지는 모습을 보이면서 완패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경기 초반 양 팀 선발 투수들은 상대 타선을 완벽하게 막았습니다. 자연스럽게 경기는 투수전으로 전개되었습니다. 롯데 이용훈은 상대 에이스를 상대로 투구하는 부담감이 있었지만 냉정한 투구로 LG 타선과 맞섰습니다. 직구는 140킬로 전후에 머물렀지만 다양한 변화구가 마음먹은 대로 되면서 직구의 위력을 배가시켰습니다. 이용훈의 완벽 제구는 그의 유인구에 LG 타자들의 방망이를 춤추게 하였습니다.

 

 

 

 

(아쉬웠던 퍼펙트, 하지만 가장 빛났던 이용훈)

 

 

 

LG 주키치 역시 다승 1위 다운 투구로 경기 초반을 무실점으로 잘 막았습니다. 높은 타점에서 나오는 직구와 변화구에 롯데 타자들은 타이밍을 정확히 맞추지 못했습니다. 2경기 연속 역전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였지만 다승 1위 투수의 위력 앞에 주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시즌 내내 유지하던 5할 승률의 붕괴 위기에 있던 LG로서는 주키치의 호투가 5할 승률을 유지할 수 있는 희망과 같았습니다.

 

결국, 선취점이 중요한 경기였습니다. 그리고 선취 득점에 성공한 팀은 롯데였습니다. 롯데는 2사 후 5번 홍성흔의 안타와 6번 박종윤의 3루타로 첫 득점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중심 타선의 힘을 보여준 장면이었고 상대 좌완 선발인 주키치를 대비해 홍성흔과 박종윤의 타순을 바꾼 벤치의 선택이 적중한 장면이기도 했습니다.

 

롯데의 1득점은 경기 후반까지 큰 힘을 발휘했습니다. 롯데 이용훈은 팽팽한 투수전의 부담을 이겨내고 역투를 이어갔습니다. LG는 발 빠른 선수들을 대거 기용하고 타격이 좋은 윤요섭을 선발 포수로 기용하면서 공격력 강화를 노렸지만, 이용훈의 완급 조절 투구에 전혀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LG의 무득점 행진, 아니 이용훈의 퍼펙트 경기가 점점 가시권에 들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시즌 2군에서 국내 프로야구 첫 퍼펙트 경기를 한 경험이 있었던 이용훈으로서는 또 한 번의 퍼펙트 경기를 그것도 1군에서 할 수 있는 기회를 잡은 것입니다. 그 자신도 그에 대해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을 정도로 그의 투구는 완벽했고 수비의 뒷받침도 좋았습니다. LG 선발 주키치도 1실점 이후 6회까지 더는 실점하지 않으면서 역투했지만, 타선의 뒷받침을 받지 못했습니다.

 

1 : 0 경기는 7회 초 롯데의 2득점으로 급격히 기울었습니다. 2사 후 롯데는 황재균이 행운의 안타로 출루한 이후 정훈의 3루타와 이승화의 내야안타가 이어지면서 추가 득점을 할 수 있었습니다. 주키치는 하위 타선에 조금은 쉽게 승부를 했지만 정훈에게 불의의 3루타를 허용하면서 호투 기조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롯데는 부상으로 교체된 전준우를 대신해 출전한 이승화의 애매한 타구가 내야안타로 연결되는 경기 운까지 따르면서 시리즈 스윕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호투하던 주키치는 7회 초 고비를 넘기지 못하면서 6.1이닝 3실점의 기록을 남기도 마운드를 불펜에 넘겨야 했습니다. 에이스가 쓸쓸하게 마운드를 물러나는 장면은 LG에 주말 3연전 전 패의 그림자를 드리우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주키치, 빛 바랜 에이스의 호투 )

 

 

 

 

롯데의 3 : 0 리드로 경기 분위기가 크게 기운 상황에서 경기에 관한 관심은 이용훈의 퍼펙트 경기 달성 여부로 쏠리기 시작했습니다. 7회를 넘기도 8회 말 1사까지 잡아내면서 그 가능성은 더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노장 최동수의 노림수는 이용훈의 꿈을 무산시켰습니다. 이용훈은 타격감이 좋지 못했던 최동수에게 직구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으려 했지만, 최동수는 그 공을 좌전안타로 연결했습니다.

 

이용훈으로서도 롯데 팬들로서도 아쉬움이 큰 순간이었습니다. 스스로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투구 수 80개 전후로 구위가 떨어지는 시점에서 퍼펙트에 대한 희망을 안고 그 이상의 능력을 발휘했던 이용훈의 구위는 그 안타로 급격히 떨어졌습니다. 이는 숨죽였던 LG 타선이 다시 살아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LG는 오지환의 내야안타와 윤요섭의 적시타로 1점을 추격할 수 있었습니다.

 

퍼펙트는 물론, 완봉승까지 무산된 상황에서 투구 교체가 예상되었습니다. 평소 같으면 불펜 가동이 당연시되는 순간이었습니다. 롯데 벤치는 이용훈이 8회를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했고 그를 신뢰했습니다. 이용훈은 대타로 나선 이병규를 내야땅볼로 잡아내면서 8이닝 1실점으로 자신의 경기를 마무리했습니다. 퍼펙트의 아쉬움이 있었지만 올 시즌 그의 성적이 결코 우연하게 이루어진 것이 아님을 입증한 것입니다.

 

8회 말 고비를 넘긴 롯데는 9회 초 LG 불펜 공략에 성공하면서 승부를 확실하게 결정지었습니다. 주키치에 이어 나온 이동현은 무실점 투구로 경기를 잘 이끌었지만 1사 1, 2루에서 김주찬에 적시 2루타를 허용하면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롯데는 일요일 경기에서 득점 기회에서 높은 집중력을 보였고 9회 초 마지막 공격에서도 그 모습이 재현되었습니다.

 

승부가 기운 상황에서 LG는 신예 불펜 신정락에 기회를 주었지만 신정락은 연이은 폭투와 실책을 연발하면서 너무나 쉽게 2점을 롯데에 헌납하고 말았습니다. 롯데는 팽팽한 승부에서 예상치 못한 보너스 점수까지 얻으면서 승리를 확실하게 굳힐 수 있었습니다. 롯데는 필승 불펜조를 쉬게 하면서 경기를 편안하게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반면 LG는 주말 3연전을 통해 6월 들어 지속되고 있는 팀의 부진을 벗어나려 했지만, 충격의 3연패를 당하면서 올 시즌 내내 유지하던 5할 승률마저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LG로서는 구멍이 커진 불펜의 약점과 함께 팀 전체가 뚜렷한 하향세를 그리기 시작했다는 점이 더 아프게 다가왔습니다. 팀을 이끌던 베테랑 봉중근, 이병규, 박용택이 연쇄 부상은 앞으로 일정에도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LG로서는 연패의 아픔도 크지만 5할 승률이 무너진 이후 팀 운영에 대한 고민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꾸준했던 손아섭, 연승의 숨은 주역으로)

 

 

 

반대로 롯데는 우려감이 높았던 수도권 6연전을 5승 1패로 마감하면서 상위권에 안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투타의 전력이 정상은 아니지만, 한층 더 끈끈해진 경기력과 선수들의 투혼으로 이루어낸 성적이라는 점도 그 가치를 더 높였습니다. 여기에 이용훈이 롯데 선발투수진에 확실하게 자리하면서 한층 더 강한 선발 로테이션 구성이 가능해졌다 것 또한 롯데에게 긍정적인 요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긴 원정을 기분 좋게 마친 롯데는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다음 주 주중 홈 3연전을 치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어려운 경기를 이겨내면서 팀웍이 더 단단해졌고 순위 싸움에서 한 두 걸음 앞서게 된 것도 큰 힘이 될 전망입니다. 롯데는 연이은 부상과 함께 팀이 위기상황을 맞이하기도 했지만, 그 고비를 잘 넘기면서 여름 상승세의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이용훈의 일요일 호투는 롯데에 그 어떤 보약보다 큰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입니다. 비록 퍼펙트 경기라는 일생의 기회를 놓친 이용훈이었지만 그의 일요일 투구는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 투구임이 틀림없습니다. 이용훈은 퍼펙트 경기가 깨진 순간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이내 평정심을 되찾았고 자신의 역할을 다해주었습니다. 경기 후에는 자신을 위해 온 힘을 다한 동료를 배려하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대기록이 깨진 것에 대한 아쉬움 보다는 팀을 위한 마음이 돋보였습니다. 오랜 기간 부상과 싸워오면서 쌓아온 내공이 그를 더욱더 성숙하게 만든 것으로 보입니다. 올 시즌 이용훈이 어떤 성적을 남길지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용훈의 활약이 갑작스러운 것이 아니라는 점이고 그에게 씌워졌던 부정투구 논란 역시 일요일 경기 호투로 말끔히 씻어냈다는 것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자이언츠, LG트윈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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