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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에서 투수와 포수를 묶어 배터리라는 말로 통칭하곤 합니다. 그 만큼 그 자리가 중요합니다. 팀의 심장과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경기에서 투수와 포수가 좋은 호홉을 보이면 그 팀은 승리에 더 근접할 수 있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입니다. 주중 첫 경기에 나선 롯데는 여러 악재 속에서 경기에 임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30대 노련한 배터리의 활약이 롯데에 다시 희망을 불어넣어 주었습니다.

 

롯데는 타선의 초반 폭발과 선발 이용훈의 6이닝 1실점 호투, 이를 뒷받침한 이적생 포수 용덕한이 안정된 투수리드와 수비능력을 바탕으로 조화를 이루면서 실점을 최소화하면서 5 : 1 의 비교적 여유있는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지난주 아쉬운 패배가 이어지면서 가졌던 상실감을 씻어내는 승리였습니다. 여기에 올 시즌 계속 반복되는 휴식일 이후 반복되던 화요일 경기의 부진함에서도 자유로워질 수 있었습니다.

 

선발 투수의 초반 투구내용에서 승부가 엇갈렸습니다. 롯데는 크게 흔들린 SK 선발 신승현으로부터 1회 초 4득점 하면서 기선제압에 성공했고 SK는 이용훈의 투구에 대응하지 못하면서 반격의 기회를 잡지 못했습니다. 지난 주 수비의 어이없는 수비실책과 타선의 부진, 계속 부상의 여파로 고전이 예상되었던 롯데는 초반 대량 득점으로 수월한 경기를 할 수 있었습니다.

 

1회 초 롯데는 2번 이승화의 볼넷 출루 이후 2사 1루에서 4번 강민호부터 7번 황재균까지 연속 안타로 3득점 하는 집중력을 보였습니다. SK 신승현은 오랜 부상재활을 끝내고 모처럼 1군 선발 등판의 기회를 잡았지만 한순간 급격히 흔들리면서 1회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당하고 말았습니다. 아직 1군 마운드에 서기엔 부족함이 느껴졌습니다.

 

 

 

 

(위기의 팀에 구세주가 된 이용훈, 부정투구 논란도 잠재우다.)

 

 

 

SK는 불펜의 박정배를 급히 마운드에 올렸지만 예상치 못한 등판에 박정배는 제구가 흔들렸습니다. 용덕환에 사구와 정훈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밀어내기 실점을 더 허용한 것입니다. 이후 안정을 찾았지만 롯데는 4득점 하면서 초반 흐름을 확실하게 잡을 수 있었습니다. 타선의 초반 득점 지원은 롯데 선발 이용훈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4점의 여유를 가진 이용훈은 보다 더 공격적인 투구로 투구 수를 줄이고 경기진행을 빠르게 이끌었습니다. 강민호 대신 주전 포수로 출전한 용덕한 역시 이용훈과 좋은 배터리 호홉을 보이면서 이용훈의 호투를 도왔습니다. 새로운 팀에서 적응의 문제가 있었지만 노련한 선수답게 안정된 투수리드와 투구 블로킹으로 투수들을 편안하게 해주었습니다.

 

이용훈은 직구와 스플리터, 슬라이더를 적절히 배합하면서 SK 타선을 초반 무실점으로 막아냈습니다. 6이닝 동안 7개의 적지 않은 피 안타를 허용했지만, 위기 때마다 삼진과 병살 유도로 이를 넘기는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주었습니다. 롯데의 배터리는 SK 타자들의 예상을 깨고 역에 역으로 가는 볼 배합으로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습니다. 지난 주 흔들렸던 수비 역시 무실책 경기로 팀 승리에 힘을 보탰습니다.

 

결국, 이용훈은 공의 힘이 떨어지기 시작한 5회 말 1실점 하긴 했지만 6이닝 1실점 투구로 선발투수의 역할을 확실하게 해주었습니다. 뒤이어 나온 강영식, 김성배 역시 단 1안타만을 허용하면서 SK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습니다. 선발 이용훈과 마찬가지로 용덕한은 롯데 투수들과도 좋은 하모니를 유지하면서 실점을 막았습니다. SK 타선은 이전 롯데전과 다른 볼 배합에 고전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선발과 불펜이 조화를 이루면서 SK 타선을 1실점으로 막는 사이 롯데는 5회 초 박종윤의 솔로 홈런으로 승리로 가는 길을 더 단단하게 다졌습니다. 최근 타격 부진에서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박종윤은 4 : 0 리드에서 추가점이 절실한 상황에 영양가 높은 홈런을 쳐냈습니다. 5회 말 SK가 1점을 추격한 것을 고려하면 SK의 추격권에서 벗어나게 하는 소중한 타점이었습니다.

 

SK는 정근우, 이호준, 조인성이 2안타씩 기록하면서 타선을 이끌면서 팀 8안타를 기록했지만 이 안타가 한데 묶이지 못하면서 특유의 응집력을 보이지 못했습니다. 특히 득점 기회에서 롯데 배터리와의 수 싸움에서 밀리면서 그들다운 야구를 하지 못했습니다. 선발 신승현이 너무 일찍 무너지면서 경기 주도권을 내준 것이 큰 영향을 주었습니다.

 

SK는 박정배, 임경완, 전유수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2회 이후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한 번 넘어간 경기 흐름을 돌이키지 못했습니다. 불펜 B조가 좋은 투구 내용을 보였고 필승 조에게 휴식을 주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야 했습니다. 경기 후반에는 팀 분위기가 가라앉으면서 스스로 다음 경기를 대비하는 인상이었습니다.

 

애초 험난한 한 주가 예상되었던 롯데는 새롭게 선보인 배터리가 마운드를 안정시켰고 모처럼 타선이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그 시작을 기분 좋게 할 수 있었습니다. 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영입된 용덕한은 수비에서 기대를 충분히 충족시켜주었습니다. 앞으로도 중용될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롯데는 강민호를 지명타자로 기용하는 라인업을 구성했고 수비부담을 던 강민호는 2안타로 제 역할을 다했습니다.

 

홍성흔의 빈자리를 지명타자 로테이션으로 메우고 있던 롯데로서는 지명타자 강민호를 적극 활용할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앞으로 지명타자 깅민호와 선발 포수 용덕한 라인업을 더 많이 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롯데는 컨디션이 떨어진 전준우를 과감히 선발 제외하면서 라인업에 변화를 주었고 초반 어느 정도 효과를 보았습니다.

 

 

 

 

(성공적이었던 지명타자 강민호)

 

 

 

하지만 김주찬, 이승화 테이블 세터진이 부진하면서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점, 초반 대량 득점 이후 추가 득점이 1점에 그쳤다는 것은 승리하긴 했지만, 공격의 아쉬움이었습니다. 롯데는 강민호, 박종윤, 황재균이 멀티 히트로 타선을 주도했고 그 외 선수들도 팀 배팅으로 공격에 힘을 보태주었습니다. 팀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선수들 모두가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고 중요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롯데로서는 지옥의 한 주가 될 수 있었던 수도권 6연전의 첫 고비를 잘 넘겼습니다. 무엇보다 선수들의 집중력과 투타의 짜임새가 살아났다는 것이 긍정적입니다. 수요일 경기에 롯데는 올 시즌 1군 마운드에 처음 서는 이상화를 선발투수로 예고했습니다. SK 선발투수가 부상복귀 이후 쾌조의 컨디션으로 연승가도를 달리는 김광현임을 고려하면 크게 밀리는 매치업입니다.

 

여기에 SK 선발 포수로 박경완이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동안 롯데가 SK전에 약세를 보인 것은 상대 투수와 타자보다는 박경완의 수 싸움에서 밀린 것이 큰 요인이었습니다. 회복세로 돌아선 롯데 타선이 김광현, 박경완 배터리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승부의 향방이 정해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화요일 경기 승리도 다시 좋은 분위기를 만든 것은 수요일 경기에 임하는 롯데에 큰 플러스 요인입니다.

 

과연 롯데가 긴 부상재활의 터널을 뚫고 1군 마운드에 오르는 신예 이상화에게 의미 있는 승리를 선물할 수 있을지 SK가 돌아온 에이스 김광현을 앞세워 전날의 패배를 설욕할지 수요일 경기 역시 초반 분위기를 주도하는 팀이 승리에 더 근접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끝으로 이번에 제10구단 창단이 사실상 무산된 것은 너무나 아쉽네요. 대기업 구단들의 이기주의가 너무나 아쉽습니다. 그들의 주장이 일리가 있긴 하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우리 야구를 더 발전시킨다는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다른 결론을 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과연 그들이 말하는 인프라 부족, 그것을 해소하기 위해 기존 구단들을 어떤 일을 했는지 반문하고 싶네요.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서라도 제10구단 논의가 좋은 방향으로 다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youlsim)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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