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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와 두산의 토요일 경기는 6월의 마지막 경기라는 의미도 있었습니다. 두 팀 모두 승리로 6월을 마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팀 내 최다승 투수인 롯데 이용훈, 두산 니퍼트의 선발 대결이라는 점도 경기의 비중을 높였습니다. 두 팀 모두 승리가 필요했고 최선을 다한 경기였지만 경기 내용은 전날 경기의 판박이였습니다. 두산이 경기를 또 다시 주도한 것입니다.

 

두산은 에이스 니퍼트의 1실점 완투와 기동력을 앞세운 타선의 집중력으로 5 : 1로 승리하면서 롯데에 연승을 거뒀습니다. 선발 투수의 최근 투구 내용만 놓고 본다면 투수전이 예상되었지만, 초반부터 두산의 우세 속에 전개되었고 그 흐름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전날 극심한 피로감을 보였던 롯데는 여전히 그 분위기를 벗아나지 못했습니다.

 

롯데는 4번에 배치될 강민호마저 출전하지 못하면서 타선의 힘이 더 약해졌습니다. 손아섭, 박종윤, 조성환으로 이어지는 클린업은 무게감은 떨어질 수 밖에 없었고 하위타선도 덩달아 약화되면서 전체적인 공격 흐름이 좋지 못했습니다. 공격에서 경기를 풀어줄 선수가 없었습니다. 롯데로서는 경기 초반 흔들리던 니퍼트를 확실하게 공략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롯데는 2회 초 박종윤, 황재균의 안타와 김문호의 볼넷으로 맞이한 만루 기회에서 초반 주도권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용덕한의 내야안타로 선취 1득점을 할 때까지만 해도 롯데의 우세 속에 경기가 진행될 것 같았습니다. 이어진 1사 만루 득점 기회에서 나온 롯데의 스퀴즈 작전 실패는 상승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었습니다.

 

 

 

(이용훈, 지나친 자신감이 불러온 패전)

 

 

 

롯데는 정훈 타석에서 한 점을 추가하기 위한 작전을 펼쳤지만, 번트가 실패하면서 3루주자를 의미 없이 잃고 말았습니다. 작전 실패에 부담을 가진 정훈마저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롯데의 득점 기회는 단 한 점만을 얻는데 그쳤습니다. 롯데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결과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롯데 벤치의 작전은 성급한 면이 있었습니다.

 

롯데의 아쉬움은 이어진 2회 말 실점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이용훈의 갑작스러운 난조가 원인이었습니다. 이전 잠실 구장에서 벌어졌던 LG전에서 퍼펙트 직전까지 갈 정도로 호투했던 이용훈은 다시 한번 같은 마운드에 섰습니다. 최근 계속된 호투로 이용훈은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이었습니다. 1회를 가볍게 넘길 때까지만 해도 또 한 번의 호투가 기대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용훈의 지나친 자신감이 독으로 작용했습니다. 좋은 컨디션에도 이용훈은 변화구 구사 비율이 지나치게 높았습니다. 직구의 구위가 나빠지 않았지만 타자들에 공을 맞혀주지 않고 스스로 경기를 풀어가려는 모습이 역력했습니다. 2회 말 2사까지는 순조로웠습니다. 이용훈의 변화구 제구가 좋았기 때문입니다. 2사 후 이원석을 볼넷으로 내보낸 후 이용훈은 좋았던 밸런스가 흐트러졌습니다.

 

이용훈은 볼넷과 몸 맞는 공을 연속으로 내주면서 스스로 만루 위기를 자초했습니다. 여기서 두산의 기동력 야구가 빛을 발했습니다. 2사 만루에서 이용훈은 정수빈과 승부에서변화구로 땅볼을 유도하는데 성공했지만, 그 타구는 투수를 통과해 중전안타로 연결되었습니다. 통상 2득점 후 2사 1, 2루가 되어야 할 상황이었습니다.

 

여기서 이용훈은 와인드업으로 타자와의 승부에 주력했습니다. 두산의 주자들은 모두 빠른 스타트를 할 수 있었습니다. 정수빈의 중전안타에 두산의 빠른 주자들은 모두 홈에 들어올 수 있었습니다. 단타가 3타점 적시타가 되는 진기한 장면이 연출된 것입니다. 실점 후 3득점한 두산은 경기 주도권을 확실하게 가져왔습니다. 이용훈의 투구수도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이는 투수 운영에 부담을 주었습니다.

 

2회 말 힘을 크게 소진한 이용훈은 이후에도 컨디션을 되찾지 못했습니다. 좋은 직구가 있었음에도 변화구에 의존하는 투구에 두산 타자들이 적응하면서 타자와의 승부가 힘겹게 이어졌습니다. 한 번 잃은 투구 밸런스는 쉽게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용훈은 4이닝을 다 채우지 못하고 불펜에 마운드를 넘겨야 했습니다. 지나친 자신감과 완벽한 투구에 대한 집착이 나쁜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롯데는 4회 말 위기에서 김수완이 실점 위기를 넘기면서 마운드를 안정시켰습니다. 손아섭의 멋진 홈 송구로 추가 실점 위기를 막았다는 점도 침체한 팀 분위기를 되살리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타선의 계속된 부진이 문제였습니다. 초반 득점 기회를 놓친 롯데는 이후 타선의 집단 부진 속에 이렇다 할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경기 초반 흔들림이 있었던 두산의 니퍼트는 이후 힘을 빼고 맞혀 잡는 투구로 투구 패턴을 바꾸면서 쉽게 쉽게 이닝을 넘겼습니다. 롯데 타자들을 적극적인 배팅으로 니퍼트를 공략했지만, 타자들의 타구는 내야를 넘기기도 버거운 땅볼들이 대부분 이었습니다. 니퍼트는 변화구와 유인구를 적절히 던지면서 롯데 타자들의 급한 마음을 이용했습니다. 자연스럽게 투구 수도 절약할 수 있었습니다.

 

롯데 불펜이 가동된 이후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던 경기는 6회 말 두산 타선이 또 다시 집중력을 발휘하면서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그 변화의 결과는 두산의 확실한 우세였습니다. 양의지의 볼넷 출루 이후 두산은 3안타를 집중시키면서 가볍게 2점을 추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주자들의 한 베이스를 더 가는 적극적 주루 플레이는 추가 득점을 하는 또 다른 요소가 되었습니다. 두산의 장점인 끈끈함과 기동력의 야구가 살아난 것입니다.

 

롯데는 6회 말 위기에서 그동안 불펜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던 이명우를 등판시키면서 실점을 막으려햇지만 이명우가 부진하면서 점수차가 더 벌어지고 말았습니다. 6월 들어 체력적으로 힘든 기색을 보이며 제구마저 흔들리던 이명우는 중요한 승부처에서 또 다시 구원에 실패하고 말았습니다. 롯데는 믿었던 불펜 투수가 무너지면서 추격의 동력을 상실했습니다.

 

두산의 5 : 1 리드로 격차가 벌어진 경기는 니퍼트의 완투쇼로 마무리 되었습니다. 롯데 타선은 니퍼트의 투구 패턴에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중심 타선은 물론이고 최근 뜨거운 방망이를 과시하던 김주찬까지 부진함을 면치 못했습니다. 1번 전준우가 2안타로 분전했지만 최근 자신의 타격부진을 해소했다는 의미 그 이상은 없었습니다. 산발 6안타에 그친 롯데 타선에 니퍼트는 넘기 어려운 철벽과 같았습니다. 

 

롯데는 최대성, 강영식으로 이어지는 불펜을 추가 투입하면서 마지막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았지만, 이들의 컨디션을 조절한 것 이상의 의미는 없었습니다. 어제 이어 또 다시 무기력한 경기로 연패를 당하면서 7연승의 후유증이 여전함을 보여주었습니다. 롯데로서는 크게 떨어진 선수들의 집중력을 살리는 것이 시급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전준우, 나홀로 멀티 히트)

 

 

반면 두산은 자신들의 장점을 잘 살려내면서 연승에 성공했습니다. 공격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빈틈없는 플레이로 승리를 더 확실하게 굳힐 수 있었습니다. 두산의 야구가 2일 연속 구현된 것입니다. 두산은 선두 롯데전 연승으로 최근 떨어진 팀 분위기를 끌어올릴 계기를 마련했습니다. 니퍼트의 완투로 일요일 경기에서 불펜 운영에 한결 더 여유를 가지게 된 것도 큰 수확이었습니다.  

 

롯데는 에이스 유먼이 연패중인 팀을 구해주길 기대할 것입니다. 만약 시리즈를 스윕당한다면 7연승의 효과도 크게 반감될 수밖에 없습니다. 어렵게 올라선 선두 자리도 내줄 가능성이 높습니다. 롯데로서는 부상 중인 홍성흔, 강민호가 정상 컨디션으로 출전할 수 있을지와 긴 연승과 이동거리에 지친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 여부가 연패 장기화를 막는데 있어 중요한 조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롯데에 비해 2경기를 먼저 잡아낸 두산은 신인 안규영을 일요일 선발로 예고할 정도로 여유 있은 경기 운영이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경기가 좋은 흐름으로 이어진다면 힘을 비축한 불펜진을 모두 투입할 여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경기 초반 젊은 선발투수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면 두산의 경기 운영에도 큰 변화가 예상됩니다.

 

롯데가 떨어진 선수들의  컨디션 회복과 연패 탈출로 7월의 첫 경기를 열 수 있을지 두산이 상승세를 그대로 지속하면서 연승 분위기를 만들지 일요일 대결은 7월의 첫 경기라는 의미가 더해지면서 앞선 두 경기와 다른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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