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는 휴식기에 들어갔지만, 또 다른 대결이 겨울을 뜨겁게 하고 있다. 각 팀별로 진행되는 연봉협상이 그것이다. 외부 영입이 어느 정도 마무리 된 시점에서 내부 선수들과의 줄다리기 남아있는 셈이다. 큰 활약을 한 선수들은 구단과 상당 기간 힘겨루기가 불가피하다. 올 해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 돈이 곧 선수의 가치를 나타내는 현실에서 더 받으려는 선수에 대한 구단의 협상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속속 연봉협상 타결 소식이 전해지는 가운데 해마다 연봉협상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롯데도 높은 진척도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주력 선수들에 대한 연봉협상은 시작조차 하지 못했다. 인상 요인이 있는 선수들은 이번만큼의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다. 상대적으로 연봉 인상률이 높지 않았던 롯데로서는 이들의 요구를 마냥 외면하지 어려운 상황이다.
대폭 인상 요인이 있는 선수 중 타자 부분에서 눈에 띄는 선수는 강민호와 손아섭을 들 수 있다. 강민호는 20개 홈런 80타점을 기록할 수 있는 공격형 포수로 그 가치가 상당하다. 올 시즌 조금 부진했지만, 타 팀 포수들을 능가하는 타격 능력을 보였다. 골든글러브 2년 연속 수상은 강민호를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 반열에 올려놓았다. 내년 시즌 예비 FA 라는 추가 상승요인이 있다.
롯데로서는 강민호가 차지하는 비중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김주찬, 홍성흔을 떠나 보내면서 더 약해진 공격력에 강민호는 꼭 필요한 선수다. 올 시즌 성적 역시 큰 부상을 시즌 중반 당한 걸 고려하면 나쁘지 않았다. 약점이던 수비능력과 투수리드도 발전한 모습이다. 이젠 팀의 중견선수로서 보이지 않게 기여도가 높다. 롯데의 고민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강민호에 다소 가려있지만, 손아섭 역시 대폭 인상이 예상된다. 올 시즌 손아섭은 무너진 롯데 타선을 시즌 내내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다 안타 1위의 성적은 손아섭의 꾸준함을 보여준다. 손아섭은 주로 들어섰던 3번 타순은 물론이고 1, 2번 타선에서도 제 역할을 다했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성향을 조금 누그러뜨리면서 투수와의 승부를 즐기는 여유도 생겼다. 여러 가지로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손아섭의 가치는 공격력에만 있지 않다. 손아섭은 수비에서도 괄목한 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손아섭은 강한 어깨는 숱한 주자 아웃을 이끌었고 팀 사기를 높여주었다. 한층 넓어지고 안정된 수비는 공격만 잘하는 반쪽 선수에서 벗어나게 해주었다. 이렇게 손아섭은 공수에서 팀의 중심 선수로 손색없는 활약을 해주었다. 이렇게 손아섭은 팀 기여도 면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을 자랑했다. 인상 요인이 많다고 할 수 있다.
손아섭이 그 어느때 보다 자신 있게 구단과 협상에 나설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손아섭은 올 시즌을 앞둔 연봉협상에서 마음고생을 겪어야 했다. 협상의 접점을 찾지 못했고 동계훈련 시작일까지 협상이 이어졌다. 손아섭은 대폭 인상을 기대했지만, 구단 제시액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항간에는 손아섭이 지나친 요구를 한다는 말도 들렸다. 손아섭은 동계훈련 시작 직전 가까스로 연봉계약에 성공했다.
손아섭에 만족스러운 연봉이 아니었다. 그보다 실력보다 너무 많은 연봉을 받으려 한다는 주변의 시선이 그에게 더 큰 상처가 되었다. 여기에 부상까지 겹치면서 손아섭의 지난겨울은 우울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손아섭은 3년간 3할을 넘어섰고 득점기회에서 순도 높은 클러치 능력을 보였다. 올 시즌 장타력에서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더욱 더 팀 배팅에 주력한 결과였다.
대신 손아섭은 최다안타 왕이라는 타이틀을 수확했다. 이제 손아섭에게 기복이 심한 선수라는 말을 하기 어려워졌다. 3년간 누적된 성적은 손아섭이 연봉협상에서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여기에 높은 팀 기여도까지 더해지면서 구단을 압박할 근거를 마련했다. 롯데로서는 손아섭에서 연차에 따른 연봉의 단계적 인상안을 내놓기 어려워졌다. 현재 1억 3천만의 연봉은 큰 폭의 상승이 예약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년 시즌에도 손아섭의 팀 내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3번 타순에 배치될 가능성도 있지만, 경우에 따라 1번 타자로 위치를 바꿀 수 있다. 어느 타순에 서던 손아섭은 롯데 공격에서 핵심을 이룰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프로 7년차에 접어들면서 쌓인 경험은 그는 물론이고 후배 선수들을 이끌 수 있는 위치로 그를 올려놓았다. 무거운 책임감이 더 지워진 손아섭이다. 대신 내년에도 활약이 이어진다면 개인적으로 소망하는 국가대표의 꿈도 이룰 가능성이 높다.
주력 선수들의 잇따른 이탈로 타선이 헐거워진 롯데에 손아섭은 소중한 존재다. 높아진 위상은 그만큼의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 당위성을 가지게 한다. 손아섭이 그 어느때 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롯데는 손아섭의 가치를 어느 정도로 평가할지 손아섭은 웃으면서 내년 시즌을 준비할 수 있을지 손아섭과 구단 간의 연봉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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