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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베이스볼 클래식이 3월 2일 시작된다. 그 시작부터 우여곡절이 많았던 대표팀은 1라운드가 열리는 대만에서 계속된 실전훈련으로 컨디션을 조절했다. 애초 선발된 선수 중 상당수가 부상 등의 이유로 교체된 탓에 완벽한 팀 구성은 아니다. 이대호를 제외하면 해외파 선수가 없다는 것은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다.

 

1회 WBC에서 대표팀은 메이저리그, 일본 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을 망라한 최강팀을 구성했다. 선진 야구를 습득한 해외파 선수들은 팀의 구심점이 되었고 국제경기에 대한 울렁증을 씻어주었다. 박찬호, 김병현, 서재응은 대표팀 마운드의 주축을 이뤄주었고 맏형으로 선수들을 이끌어주었다. 하나로 뭉친 대표팀은 절대 열세가 예상되던 일본전에 연승하며 4강 돌풍을 일으킬 수 있었다.

 

1회 WBC의 선전은 팬들로부터 외면받던 프로야구를 다시 부흥시키는 결정적인 계기를 마련해주었다. 이 대회 선전을 바탕으로 대표팀은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의 영광을 품에 안을 수 있었다. WBC의 선전은 2회 대회 때도 이어졌다. 기형적인 대진 편성으로 대표팀은 일본과 본의 아니게 시리즈를 하게 되었지만, 전혀 주눅이 들지 않은 경기력으로 일본과 대등하게 맞섰다.

 

2회 대회에서는 노련한 해외파 선수가 상당수 빠졌지만, 추신수라는 걸출한 타자가 중심 타자로 활약하면서 팀 분위기를 이끌어주었다. 결승전에서 일본에 아쉽게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1회 때보다 떨어지는 전력이라는 평가를 뒤집는 결과였다. 이는 우리 프로야구의 저변이 이전보다 넓어지고 국가대표에 한해서는 선수층이 더 두터워졌음을 보여주는 결과이기도 했다. 

 

 

 

 

 

 

그리고 이어진 3회 WBC에서 대표팀은 객관적인 전력을 뛰어넘는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비록 주전급 상당수가 빠졌지만, 팀워크만큼은 그 어느 대회때보다 좋은 모습이다. 선수선발과 교체가 번번이 일어나고 전력약화에 대한 우려가 컷지만, 대표팀은 이전 대회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층 더 강해진 자신감으로 대회에 임하고 있다. 

 

이렇게 좋은 분위기 속에서도 대표팀은 불안감을 완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팀 구성 당시 타선보다 마운드에 대한 걱정이 많았지만, 전지훈련을 치르면서 타선의 부진이 더 대두하고 있다. 아직 중심 타자들의 타격감이 올라오지 않았고 타자들 대부분이 타격감을 회복하지 못한 모습이다. 이는 중심타선, 하위타선 모두에 해당한다.

 

대표팀은 대만에서 벌어진 평가전에서 시원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한 수 아래로 평가되는 신생팀 NC와의 대결은 물론이고 대만 실업팀들과의 대결에서 타격감을 끌어올리지 못했다. 대표팀의 중심 타선을 이끌 이승엽, 이대호, 김태균은 아직 방망이 예열이 덜 된 상황이고 주전으로 나설 선수들의 역시 만족스러운 모습이 아니다. 여기에 수비마저 불안감을 노출했다. 4월 개막전에 맞게 몸을 만드는 선수들에게 한 달 앞서 열리는 국제 경기는 큰 부담이다. 아직은 선수들 대부분이 경기를 치를 몸과 마음의 준비가 덜 된 상황이다.

 

야수들의 부진과 달리 투수진은 예상외로 좋은 모습이다. 에이스 윤석민이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렸고 엔트리에 든 투수들 대부분이 연습경기에서 투구내용이 좋았다. 부상회복중인 윤희상의 컨디션 회복여부와 연이은 등판에서 불안감을 노출한 유원상의 부진이 아쉽지만 선발과 불펜진 모두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한 달 앞선 실전인 만큼 볼 스피드에서 있어서 베스트가 아닌 은 분명하다. 조금 더 제구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투구 수 제한이라는 WBC 규정을 적절히 이용할 수 있는 투수진 운영도 중요한 변수다.

 

프로리그에 앞선 국제경기는 선수들에 큰 부담이다. 이전에도 WBC 대회 시기를 놓고 많은 의견이 있었다. 컨디션 조절의 어려움을 이유로 스타급 선수들의 상당수가 대회 참가를 포기하는 것도 이런 논의를 더 부추겼다. 하지만 대회 일정은 변함이 없었다. 장기 레이스를 앞두고 매경기 전력 투구를 해야하는 단기전은 선수들의 부상위험을 높이고 체력적인 부담을 크게 한다.

 

그럼에도 대표팀 선수들은 몸이 사리지 않은 플레이로 국가대표의 자부심을 드높였다. 그 경향이 조금 옅어지긴 했지만, 한국과 일본, 대만과 같은 아시아권 선수들의 대표팀에 대한 애정은 상당하다. 이번에도 이들 세 나라는 가장 치밀하게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WBC에서 접전을 벌였던 일본은 물론이고 1라운드에 만날 홈팀 대만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대만은 이번 대회를 그 어느 때보다 충실히 준비했다.

 

대표팀으로서는 홈팀 대만과의 대결이 껄끄럽다. 홈 텃세가 심하기로 유명한 대만에서 벌어지는 경기라는 점도 부담이다. 대만과 함께 상대할 팀들은 네덜란드, 호주 역시 전력의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미지의 팀들이다. 메이저리그를 경험한 선수들이 상당 수 포함된 만큼 결코 만만한 상대들이 아니다. 생소한 투수에 타선이 침묵한다면 힘겨운 승부를 할 가능성도 있다.

 

어쩌면 대표팀은 실전을 치르기 전에 문제점들이 노출된 것이 오히려 전화위복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선수들이 마음을 다잡고 실전에서 더 높은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1, 2차전 상대인 네델란드, 호주전에서 승리와 함께 경기감각 회복을 함께 이루어내야 한다. 경험많은 선수들은 상당수 포함된 만큼 첫 경기만 수월하게 치러 낸다면 1라운드를 무난히 넘길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 WBC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시선과 부정적 시선이 공존한다. 프로선수들이 참가하는 유일한 국가대항전이라는 점은 큰 가치가 있지만, 미국의 편의에 맞게 대회가 운영되면서 생기는 각종 문제점에 비판도 만만치 않다. 여전히 그 문제점들은 해결되지 않았다. 대회의 권위에 대한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다. 여기에 대회 참가 선수들에 대한 적절한 보상책 역시 미흡하다. 아직 선수들의 애국심에만 의존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야구팬들은 WBC에 대한 기대가 크다. 국가 대항전이라는 사실만으로도 대회를 흥미를 끌 만하다. 이전 대회에서 우리 대표팀이 야구 강국들을 누르고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면서 그 관심도는 더 높아졌다. 특히 숙적 일본과의 진검승부는 대회 흥행을 좌우하는 빅 카드임이 틀림없다. 

 

대표팀은 대회를 거듭할수록 그 순위를 높였다. 1회 대회 때 4강, 2회 대회 때 준우승, 순서대로라면 우승의 희망을 품을 수도 있다. 현재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로 평가받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만 고려하면 우승이라는 목표는 희망 사항에 그칠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역대 국제대회에서 대표팀은 베스트 전력으로 모든 경기에 나선것은 아니었다.

 

우리 리그의 수준이 높아진 만큼 새롭게 대표팀에 포함된 젊은 선수들의 패기와 베테랑 선수의 경험이 조화를 이룬다면 또 다른 3월의 전설을 만들 가능성은 충분하다. 마운드 운영만 순조롭게 이어진다면 쉽게 무너질 전력이 결코 아니다. 한 달 빠른 대회일정은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 역시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우리 프로야구는 올 시즌 9구단이 리그에 참가하고 제10구단 창단이 확정되면서 질적, 양적으로 더 큰 발전을 이룰 기틀을 마련했다. 프로야구는 이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로 자리했다. 팬들의 큰 사랑이 있어 가능한 일이었다. 그 저변에는 앞서 밝혔듯이 국제경기의 선전이 큰 힘이 되었다. 이번 WBC에서 대표팀이 대만을 거쳐 일본, 미국으로 라운드를 옮겨갈 때마다 올 시즌 흥행에 더 파란불이 켜질 수 있다. 

 

2013년 3월 야구팬들에 이번 WBC 어떤 기억으로 남을지 3월의 전설을 또 한번 만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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