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728x90
반응형
728x170

1, 2회 대회 때의 행복한 기억을 가지고 대회를 준비한 제3회 WBC 대표팀의 행보에 시작부터 암운이 드리워졌다. 대표팀은 1라운드 첫 상대인 네덜란드전에서 투.타 모든 부분에서 밀리는 최악의 부진 끝에 변명의 여지 없는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연습경기 과정에서 나타난 타선의 부진은 여전했고 투수진도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설상가상으로 수비마저 실책 4개를 기록하며 무너졌다. 경기 운마저 대표팀을 외면하면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0 : 5의 완봉패, 첫 경기가 항상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도 예상치 못했던 완패였다. 대표팀의 상대 네덜란드는 애초 한 수 아래로 여겨졌지만, 공격은 날카로웠고 실투를 확실하게 응징했다. 메이저리그 스타플레이어 출신의 앤드류존스를 비롯한 중심 타선은 높은 결정력으로 필요한 득점을 쌓아갔다. 마운드는 효과적인 이어던지기로 대표팀의 타선을 무력화시켰다. 여기에 내.외야 수비도 안정감을 보였다. 약팀의 모습이 절대 아니었다.

 

경기는 시작부터 네덜란드에 유리하게 전개됐다. 대표팀은 에이스 윤석민이 상대 타선을 잘 묶어주기를 기대했지만, 윤석민의 공은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대표팀 타선이 침묵하고 있음을 고려하면 실점을 하지 않는 투구가 필요했지만, 초반 실점을 하면서 경기 흐름을 내주고 말았다. 직구의 구속이나 변화구의 제구 모두 만족스럽지 못했다. 다만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련한 투구로 이닝을 이끌어주었다.

 

2회 말 네덜란드는 5번 앤드류 존스의 2루타와 이어진 두 번의 팀 배팅으로 가볍게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초반임을 고려하면 부담스러운 실점은 아니었다. 하지만 타선이 침묵하면서 선취점의 의미는 커져만 갔다. 대표팀은 네덜란드의 좌완 선발 마르크벌의 투구에 대한 공격 해법을 찾지 못했다. 상대 선발투수는 강속구는 아니었지만, 강약을 조절하는 노련한 투수로 대표팀 타자들을 막아냈다. 출루조차 잘 이루어지지 않는 공격력은 상대의 기를 살려주는 것은 물론이고 대표팀 선수들을 더 조급하게 만들었다.

 

 

 

 

 

 

이런 분위기에서 나온 5회 말 2실점은 경기 흐름을 상대에 완벽하게 내주고 말았다. 5회 말 수비에서 대표팀은 1사 1루 상황에서 대표팀 투수중 가장 좋은 컨디션을 유지한 것으로 평가되는 노경은을 투입하면서 실점을 막으려 했다. 하지만 노경은은 몸이 덜 풀린 듯 직구가 마음먹은 대로 제구되지 않았다. 이는 볼 카운트 싸움을 불리하게 했고 두 번의 결정타를 허용하고 말았다.

 

네덜란드를 3 : 0 리드 이후 신바람을 내기 시작했던 투수들은 안정된 제구력으로 호투 행진을 이어갔다. 내야수들은 결정적인 순간 호수비를 연이어 선보이며 대표팀 공격의 맥을 끊었다. 대표팀은 어렵게 잡은 득점 기회에서 후속타 불발과 결정력 부족, 상대 호수비에 막히면서 득점에 성공하지 못했다.

 

대표팀에 답답하게 이어지던 경기는 7회 초 공방전에 밀리면 네덜란드의 완벽한 우위로 굳어졌다. 7회 초 대표팀은 4번 이대호의 볼넷, 5번 김현수의 안타로 무사 1, 2루의 가장 좋은 득점기회를 잡았지만, 이진영, 강민호, 강정호를 대신한 대타 이승엽마저 범타로 물러나면서 무득점에 그치고 말았다. 대표팀이 잡은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였다.

 

이 득점기회를 놓친 대표팀은 7회 말 상대에 추가 2실점 하면서 추격의 의지를 상실하고 말았다. 대표팀은 7회 한 회에만 손승락, 차우찬, 정대현, 서재응까지 4명의 투수를 연이어 투입하면서 실점을 막기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어느 투수로 확실한 투구를 해주지 못했다. 여기에 내야수비마저 흔들리면서 실점을 피할 수 없었다. 이 과정에서 대표팀은 주전 포수 강민호가 수비 과정에서 주자와 충돌하면서 부상 교체되는 불운까지 겹치면서 팀 분위기가 더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0 : 5로 더 벌어진 경기는 변화 없이 네덜란드의 승리로 마무리되었다. 네덜란드의 투수들은 모두 제 몫을 다해주었고 경기를 확실하게 마무리해 주었다. 대표팀은 8회 말 등판한 오승환이 최고 마무리의 위용을 뽐내며 완벽투를 선보였지만, 경기 승패와 무관한 역투였다. 결국, 대표팀은 초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완패당하고 말았다.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상대에 밀리는 경기였다.

 

첫 경기 패배로 대표팀은 남은 일정에 큰 부담을 가지게 되었다. 홈팀 대만이 호주에 완승하면서 연습경기와 달리 짜임새 있는 전력을 선보였다는 점은 대표팀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네덜란드의 전력이 만만치 않은 것으로 확인된 상황에서 자칫 세 팀이 2승 1패로 물고 물리는 복잡한 경우의 수도 벌어질 수 있게 되었다. 대표팀으로서는 2차전 호주전에서 큰 점수의 승리가 절실해졌다. 

 

완패 이후 하루 휴식을 한다는 것은 대표팀에 큰 위안이다. 패배의 충격을 추스르고 팀을 재정비할 시간을 벌 수 있기 때문이다. 첫 경기에서 드러난 문제점들을 자세히 검토하고 상대 팀을 보다 더 철저하게 분석할 필요도 있다. 일단 부상으로 경기중 교체된 강민호의 부상 정도와 함께 부진한 타선과 선수 기용 등에서 재검토가 필요해 보인다. 

 

대표팀의 첫 시작은 기대에 한 참 미치지 못했다.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아직 정리가 덜 된 모습이었다. 결과를 떠나 경기 내용이 좋지 못했다는 점은 우려감을 높이고 있다. 대표팀에 거센 비판 여론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제2회 대회에서도 대표팀은 일본의 첫 경기 대패 이후 심기일전하며 결승진출까지 이뤄낸 저력을 보여주었다. 아직은 대표팀의 진짜 전력을 평가하기에 이른 감이 있다.

 

첫 경기 패배가 대표팀에 쓴 보약이 될 수 있을지 지금 당장은 떨어진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현재로서는 제대로 된 실전을 치르면서 대표팀의 경기력이 다음 경기에서부터 회복되길 기대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연 대표팀이 위기를 기회로 삼을 수 있을지 두 번째 대 호주전이 중요해진 대표팀이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댓글
반응형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