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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프로야구를 예상하는 이들 상당수는 상위권 판도의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2009시즌 우승팀 KIA의 약진을 예고하면서 기존 상위권 팀의 자리를 대신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상위권 탈락의 가능성이 가장 높은 팀으로 롯데를 꼽고 있다. 2008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5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에 성공한 롯데였지만, 올 시즌 전력에 대한 평가는 그리 높지 못하다.

 

롯데 전력의 큰 마이너스 요인은 공격력의 약화에서 나온다. 롯데는 2012시즌을 앞두고 리그 최강의 타자 이대호를 잃었고 2013시즌을 앞두고는 4번 홍성흔과 1번 김주찬을 잃었다. 2년 사이 롯데는 팀 타선의 주축을 이룰 선수들이 라인업에서 사라졌다. 문제는 그들을 대신할 대체 자원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롯데는 지난해부터 팀 컬러의 변화를 가져왔다. 떨어지는 공격력을 메우기보다는 무뎌진 창을 대신할 방패를 더 단단하게 했다. 그 결과 지난해 롯데는 어느 팀 못지않은 그 이상의 강력한 불펜진을 구축할 수 있었다. 롯데는 지키는 야구로 5년 연속 4강 진출을 이룰 수 있었다. 포스트 시즌에서도 기대 이상의 선전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더 높은 곳으로 가기에는 힘이 모자랐다.

 

올 시즌 롯데의 공격력은 약세를 반전시킬 카드가 보이지 않는다. 스프링 캠프에서 했던 다양한 시도는 성과를 얻지 못했다. 롯데는 당장 1번과 4번을 맞을 선수가 필요했고 그 적임자로 황재균과 전준우를 내정했었다. 황재균은 롯데로 오기 전 넥센 시절 테이블 세터로 활약한 전력이 있었다. 빠른 발이 있고 만만치 않은 타격 능력도 갖추고 있어 김주찬의 빈 자리를 메워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송승준, 더 커진 존재감

 

 

 

하지만 황재균은 1번 타순에서 적응하지 못했다. 하위 타선에서 마음껏 스윙하는 것에 익숙해 있는 황재균은 끈질긴 볼카운트 승부를 하고 출루에 주력해야 하는 1번 타자에 적당하지 않았다. 롯데는 황재균 1번 타자 카드를 접어야 했다. 롯데는 지난 시즌 1번 타순에 자주 기용되었던 전준우를 1번 타자로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전준우 4번 타자 카드를 접는 것과 연결된다.

 

롯데는 차세대 4번 타자 후보이기도 한 전준우를 일찍 발탁하면서 기회를 주려 했다. 20-20에도 도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 전준우가 지난해 부진을 이겨내고 도루능력을 지닌 4번 타자로 자리 잡는다면 롯데 타선의 큰 고민을 덜 수 있었다. 본인의 의욕도 상당했다. 의욕과 달리 장타력이 살아나지 않았다. WBC 참가 후 떨어진 타격감을 되찾았지만, 4번 타자로는 부족했다. 팀은 전준우를 다시 1번 타순으로 복귀시켰다.

 

롯데가 원하는 변화는 아니었다. 롯데는 4번 타순에 들어설 선수로 새로운 거포를 꿈꾸는 김대우에도 기대를 걸었지만, 아직 1군 적응도 버거운 모습이었다. 돌고 돌아 개막전 롯데의 4번 타순에는 강민호가 들어설 것으로 보인다. 애초 지난해 기록을 종합할 때 강민호 4번타자는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었다. 포수라는 포지션에서 오는 수비와 체력 부담이 걸림돌이었다. 롯데가 4번 타자 실험을 계속한 이유였다.

 

실험의 결론은 4번 타자 강민호 기용이었다. 롯데는 강민호가 시즌 초반 4번 타순에 나서지만, 그를 대신할 선수가 등장하길 고대하고 있다. 현재 롯데 타선의 분위기로는 쉽지 않다. 롯데는 강민호의 체력 안배라는 숙제를 시즌 내내 풀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롯데로서는 오랜 기간 유망주 딱지를 떼지 못했던 김문호가 좌익수 주전으로 자리할 가능성을 높였고 조성환, 장성호 두 노장이 부상 없이 라인업에 포함되었다는 점이 큰 위안이었다. 

 

시범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타선 전체가 상승세로 돌아섰다는 점도 고무적이었다. 다만 상대의 수준급 선발 투수들을 더 많이 상대해야 하는 올 시즌 일정을 고려할 때 약해진 팀 타선으로 상대 마운드 공략이 더 힘들어 진 것은 분명하다. 큰 변화의 가능성도 많지 않다. 기존 선수들이 더 좋은 성적을 올리고 신예 선수들의 성장을 기대하지만, 롯데는 추진력이 떨어지는 공격력으로 시즌을 보내야 한다.

 

이런 타선과 달리 마운드는 리그 최강 수준이다. 올 시즌 롯데의 마운드는 선발과 불펜 할 것 없이 단단하다.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지키는 야구로의 변화가 팀의 색깔로 정착되는 느낌이다. 롯데 전력의 핵심이 된 불펜진은 그 단단함이 차돌 같아졌다.

 

마무리 정대현을 중심으로 최대성, 김사율의 우완 불펜진과 강영식, 이명우로 이어지는 좌완 불펜진, 그리고 김성배, 홍성민으로 짝을 이룰 잠수함 불펜진이 승리의 징검다리를 놓을 것으로 보인다. 다양한 유형의 수준급 투수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시범 경기에서 호투를 거듭한 진명호의 존재도 불펜진의 예비전력을 더 강하게 하고 있다. 부상 선수도 없고 시범 경기에서도 불펜진은 안정세를 유지했다.

 

 

 

팀 타선을 이끌어야 하는 손아섭

 

 

 

불펜진이 시범경기에서 건재함을 과시하는 사이 선발 투수들 역시 그에 못지않은 투구를 해주었다. 에이스 유먼은 시범경기 초반 불안했지만, 경기를 거듭할수록 투구 내용이 좋아졌다. 부상만 없다면 롯데의 1선발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송승준의 한층 더 완숙한 기량을 보여준 것도 인상적이었다. 슬로스타터로 시즌 초반 부진한 것이 연례행사였던 송승준이었지만, WBC 참가로 몸을 일찍 만든 것이 효과를 보면서 시범경기 내내 호투할 수 있었다. 주 무기 포크볼을 물론이고 변화구 레퍼토리가 다양해졌고 직구의 위력이 살아났다.

 

이렇게 롯데는 지난해 보다 강력해진 1,2 선발진에 두산에서 온 김승회와 미래의 에이스로 성장이 기대되는 고원준이 그 뒤를 받치고 뒤늦게 팀에 합류한 외국인 투수 옥스프링이 우려를 씻어내는 시범경기 투구로 선발진에 깊이를 대해주었다. 이재곤, 이용훈, 부상재활을 순조롭게 하고 있는 조정훈까지 선발 마운드의 예비전력도 풍부하다. 질적으로 양적으로 부족함이 없다. 다만 15승 이상을 할 수 있는 강력한 에이스가 없다는 아쉬움이 있지만, 강력한 불펜진의 부담을 덜어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롯데의 마운드는 타선의 약화를 덮고도 남을 정도로 강하다. 변수는 있다. 롯데 선발진과 불펜진 대부분이 구위로 타자를 압도하는 투수들이 아니다. 삼진보다는 범타 유도가 많다. 수비의 뒷받침이 절대적이다. 문제는 롯데가 전통적으로 수비가 강하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부터 수비력이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지만, 올해 시범경기에서 롯데의 수비, 특히 내야진은 불안감을 노출했다.

 

롯데 투수들의 상당수는 떨어지는 변화구를 주 무기로 삼고 있다. 내야 땅볼이 필연적으로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 수비의 뒷받침이 없다면 마운드의 위력은 크게 떨어진다. 오랜 공백을 이겨내고 주전 유격수로 자리한 박기혁은 시볌경기에서 타격에서는 합격점을 받았지만, 수비 능력은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지 못했다. 군 입대 전에도 박기혁은 화려한 수비에도 불구하고 어이없는 실수로 안정감 떨어진다는 지적을 많이 받았다. 박기혁과 함께 센터 라인을 책임질 조성환은 30대 후반의 노장이 되었다. 수비 폭의 감소는 필연이다. 체력부담도 있다.

 

1루수 박종윤은 리그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하지만, 종종 집중력이 떨어진 수비로 마음을 졸이게 하는 경우가 있었다. 실제 롯데는 시범경기 초반 수비 조직력에 문제를 드러냈다. 경기를 거듭할수록 달라지긴 했지만, 안정된 수비는 마운드의 안정과 직결되는 부분이다. 롯데가 약해진 공격력 이상의 추진력을 투수력에서 찾으려 한다면 수비강화를 필수적인 과제다.

 

 

 

돌아온 박기혁, 명품 유격수로 부활할까?

 

 

 

이렇게 롯데는 팀 전력의 골격이 되는 투수력과 타선의 불균형을 해결하지 못한 채 시즌을 맞이하고 있다. 하늘을 나는 새로 비교한다면 한쪽 날개가 다른 쪽보다 훨씬 강하다 할 수 있다. 이는 높이 나는데 더 장애가 될 도 있다. 롯데로서는 팀 타선보다 훨신 강한 마운드, 즉 조금은 기형적인 양 날개를 달고 시즌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다.

 

KIA가 강팀의 위용을 되찾았고 삼성, 두산이 상위권을 전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SK의 저력은 무시할 수 없고 젊은 팀 넥센도 4강을 노리고 있다. 6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을 노리는 롯데로서는 한쪽 날개의 힘으로 그 목표를 향해 도약해야 할 상황이다. 팀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는 전력임을 부인할 수 없다. 이런 점이 롯데의 시즌 전망을 어둡게하고 있다.

 

분명 큰 약점이긴 하지만, 야구의 중요한 진리 중 하나는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것이다. 마운드가 강하고 흔들리지 않는 팀은 장기레이스와 포스트 시즌에서 무너지지 않는 경기를 할 수 있다. 마운드가 약해선 아무리 강한 공격력도 빛을 잃게 된다. 롯데는 5번의 포스트 시즌 실패로 마운드의 중요성을 강하게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마운드에 대한 올인으로 이어졌다. 나름의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타선이 조금만 마운드를 도와줄 수 있다면 상위권으로 향하는 날갯짓이 조금 어색하더라고 6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이라는 목표가 결코 무리한 것이 아닐 수 있다. 롯데는 타선의 약점을 마운드의 강화라는 역발상으로 극복하려 하고 있다. 투타 불균형이라는 평가를 뒤로하고 롯데만의 야구 스타일로 2013시즌을 보내려 하고 있다.

 

2013시즌 날개의 힘이 한쪽으로 치우친 부산 갈매기가 어떤 비행을 할지 그들을 지켜보는 불안한 시선을 날리고 포스트 시즌에서 롯데가 자랑하는 강력한 마운드의 위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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