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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프로야구 개막전에서 9회 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였던 롯데와 한화는 2차전에서도 경기 마지막까지 결과를 알 수 없는 경기를 했다. 치열한 접전의 승자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롯데였다. 롯데는 9회 말 손아섭의 끝내기 안타로 6 : 5의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롯데는 홈 2연승으로 기분 좋게 시즌을 시작했고 한화는 충분히 잡을 수 있는 경기를 내주면서 힘겨운 시즌을 예고하게 했다.

 

양 팀의 2차전은 롯데 옥스프링, 한화 이브랜드 두 외국인 투수의 맞대결이 큰 흥미를 끄는 경기였다. 두 선수 모두 선발진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선수였기 때문이었다. 두 선수는 조금 다른 스타일의 투구로 경기 초반을 이끌어 갔다. 옥스프링은 140킬로 중반에 이르는 직구와 낙차 큰 변화구, 공끝에 변하를 주는 컷페스트볼 계열의 공을 섞었지만 주 무기는 직구였다.

 

한화 선발 이브랜드는 시범경기에서 보여주었던 변화가 심한 구질로 롯데 타선을 상대했다. 이브랜드는 강속구는 아니지만, 체인지업을 효과적으로 구사하면서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 중심을 피해 갔다. 경기 초반 주도권은 한화가 먼저 가져갔다. 한화는 이브랜드가 초반 위기를 잘 넘기면서 실점 위기를 막았고 전날 불방망이를 과시한 이대수의 적시타로 선취 득점에 성공했다.

 

롯데는 1회 말 1사 1, 2루에서 4번 강민호의 병살타로 득점 기회를 놓쳤다. 2회 말에서는 장성호의 2루타와 한화 투수 이브랜드의 번트 수비 악송구로 잡은 무사 1, 3루의 결정적인 기회에서 베이스런닝 미스와 후속타 불발로 아쉬움을 남겼다. 4회 말과 5회 말에도 출루는 이루어졌지만, 적시타는 나오지 않았다. 전날 경기와 같이 득점력 부족이 계속 이어졌다.

 

 

 

(이틀 연속 쾌조의 타격감, 손아섭)

 

 

 

한화 선발 이브랜드는 투구 수가 많아지며 다소 어렵게 승부하는 경향이 있었지만, 위기의 순간에도 대범함을 잃지 않았다. 자신의 주 무기 체인지업으로 실점을 막고 또 막았다. 이브랜드가 무실점 투수를 하는 사이 한화는 3회 초 이대수의 적시 안타로 선취득점에 성공했다. 6회 초에서는 김태완, 최진행 두 중심타자의 2루타를 묶어 추가 득점에 성공했다.

 

롯데 선발 옥스프링은 구위나 제구에서 상대 타자를 압도할 능력을 보였지만, 주자가 있는 상황에서 공이 가운데 몰리면서 2실점 하고 말았다. 좋은 구위를 살리지 못하고 투구 수를 늘리는 지나친 신중함은 실투로 연결되었다. 전날 경기에서 좋은 타격감이 좋았던 한화 타선은 옥스프링의 실투를 놓치지 않았다. 옥스프링은 6회 초 1사 상황에서 마운드를 김성배에 물려주고 마운드를 내려와야 했다. 옥스프링은 5.1이닝 5피인타 3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으로 시즌 첫 등판을 마쳤다. 시즌 첫 경기의 부담을 고려하면 무난한 투구였다.

 

롯데는 투구 수 100개에 근접하면서 힘이 떨어진 옥스프링을 내리고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한 불펜 가동을 서둘렀다.  6회 초 1사 2루의 위기를 넘긴 김성배는 7회까지 무실점 호투로 전날의 부진을 떨쳐냈다. 롯데는 불안한 한화의 불펜을 고려, 빠른 불펜 운영으로 추가 실점을 막았다. 롯데의 예상은 틀리지 않았다.

 

득점력 빈곤에 시달리던 롯데는 0 : 2로 뒤진 6회 말 조성환의 내야안타로 무사에 득점 기회를 잡았다. 롯데는 이번에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손아섭, 강민호 두 중심 타자의 연속 안타로 1점을 추격한 롯데는 장성호의 볼넷으로 무사 만루의 역전 기회를 잡았다. 한화 벤치는 선발 이브랜드를 더 끌고가고 싶었지만, 한계 투구수에 근접한 그를 더는 마운드에 머물게 할 수 없었다.

 

한화는 신예 임기영을 어제 경기에 이어 다시 승부처에 등판시켰다. 임기영은 첫 타자 황재균을 상대로 땅볼 유도에 성공했지만, 한화 내야진의 매끄럽지 못한 플레이로 홈과 1루로 이어지는 병살아웃을 성공시키지 못했다. 주전으로 기용된 신인 한승택의 빠른 상황판단이 아쉬운 순간이었다. 한화의 아쉬운 수비는 또 이어졌다.

 

1사 만루에서 박종윤의 타구는 평범한 플라이였지만, 한화 수비진의 낙구 지점 포착 실패로 1타점 땅볼이 되고 말았다. 3루에서 주자를 잡아내긴 했지만, 주지 말아야 할 점수였다. 2 : 2 동점 상황은 신인 투수에 더 큰 부담이 되었다. 잠자던 롯데 타선을 깨우는 시발점이 되었다. 롯데는 박준서, 박기혁, 전준우 새 타자 연속 안타로 경기를 5 : 2로 경기를 뒤집었다. 한화가 추가 투구교체를 고려할 사이도 없이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한화는 마일영을 마운드에 올리며 추가 실점을 막았지만, 한 타임 늦은 교체였다. 어제에 이어 또다시 6회 말이 한화에는 악몽의 이닝이 되고말았다. 위기관리 능력을 발휘하며 호투하던 이브랜드의 승리도 함께 날아가고 말았다. 특히 선두타자 조성환의 내야안타부터 이어진 계속된 수비 불안이 대량실점의 빌미가 되었다는 점은 팀 분위기를 더 가라앉힐 수밖에 없었다.

 

 

 

(무난했던 첫 등판, 옥스프링)

 

 

 

롯데의 불펜진을 고려하면 롯데의 5 : 2 리드는 큰 점수 차였다. 8회 초 최대성이 등판할때 까지만 해도 롯데가 쉽게 경기를 가져갈 것 같았다. 하지만 한화 선수들의 경기를 포기하지 않았다. 최대성은 첫 타자 이대수를 볼넷으로 출루시킨 이후 2사까지 잡아내며 무난히 이닝을 마칠 것 같았다. 하지만 김태균의 고비를 넘지 못했다. 김태균의 1타점 2루타는 한화의 희망을 되살리는 한 방이었다.

 

롯데는 마무리 정대현을 한 박자 빨리 마운드에 올리며 승리를 굳히려 했다. 문제는 정대현의 구위가 정상이 아니었다는 점이었다. 정대현은 최진행과의 승부에서 2스트라이크를 먼저 잡고도 유인구가 제대로 구사되지 못하면서 적시 안타를 허용했다. 5 : 4 한 점 차의 리드는 유지되었지만, 정대현의 컨디션을 고려하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한화는 대주자, 대타를 연이어 기용하며 정대현을 압박했다. 정대현은 대타 이양기를 삼진으로 잡아내며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지만, 불안한 투구였다.

 

한화는 9회 초 정규이닝 마지막 공격에서 8회 초 상승세를 그대로 이어갔다. 한화는 오선진, 이대수의 연속 안타로 무사 1, 2루의 득점 기회를 잡았다. 역전까지 이룰 수 있는 상황이었다. 롯데는 정대현을 교체할 수밖에 없었다. 져서는 안 되는 경기였다. 롯데는 강영식, 김사율을 차례로 올려 승리를 지켜내려 했다.

 

강영식이 추승우의 번트 타구 때 멋진 수비로 3루 주자를 아웃시키고 이어 나온 김사율이 김태완을 범타로 잡아낼 때까지 승리는 롯데 쪽이었다. 하지만 또다시 김태균이 문제였다. 김사율은 김태균과 끈질기 대결을 벌였고 회심의 승부구를 던졌지만, 김태균은 조금 밋밋한 변화구를 놓치지 않았다. 김태균의 적시타로 경기는 다시 5 : 5로 균형을 이뤘다. 롯데는 믿었던 불펜이 무너지며 경기를 어렵게 이끌고 말았다.

 

하지만 한화 역시 극적인 동점 분위기를 이어줄 불펜의 힘이 부족했다. 한화는 불펜의 최후 보루나 다름없는 송창식에 연이틀 기대를 걸었지만, 송창식은 박빙 승부의 압박감을 또다시 이겨내지 못했다. 송창식은 전준우, 연속 볼넷을 내주며 스스로 위기를 자초했다. 그리고 상대해야 할 타자는 최고의 타격감을 뽐내는 손아섭이었다.

 

롯데는 한 점이 필요한 상황이었지만, 주저 없이 손아섭에 강공을 지시했다. 9회 초 수비에서 부상을 입은 강민호를 대신해 출전한 용덕한이 4번 타자로 나서야 하는 것도 선택에 영향을 주었다. 손아섭은 긴장되는 순간에도 위축되지 않았다. 연속 볼넷을 내준 송창식의 공은 가운데 몰릴 수밖에 없었다. 손아섭은 그 공을 우익수 키를 넘기는 큰 타구로 만들었다. 롯데가 이틀 연속 6 : 5 끝내기 승리를 하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9회 초 극적인 동점을 만든 한화의 환호가 가라앉기도 전에 경기는 롯데의 승리로 마무리 되었다.

 

 

 

 

(전 날의 불안감 떨쳐낸 김성배)

 

 

 

롯데로서는 승리하긴 했지만, 공수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내용이었다. 1차전에서는 타선의 집중력 부족이 2차전에서는 불펜의 붕괴가 승리의 기쁨을 반감시켰다. 특히 올 시즌 팀의 마무리로 결정된 정대현이 재 컨디션이 아니라는 점이 앞으로 불펜운영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를 대체할 김사율 역시 불안감을 노출한 상황에서 뜻하지 않는 뒷문 걱정이 생길 수도 있는 롯데다.

 

다만 선발 투수로 나선 옥스프링이 스테미너에 대한 검증이 필요해 보였지만, 비교적 호투하면서 선발진의 한 자리를 확실하게 굳혔고 여타 불펜 투수들이 좋은 투구를 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었다. 타선이 여전히 득점권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인 것도 옥의 티였다. 6회 말 집중타가 나오기 전까지 롯데타선은 시원스런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6회 말 5득점도 한화 수비진의 어설픈 플레이에 편승한 것이었다. 롯데로서는 타선의 답답함을 시즌 내내 가지고 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개막 2연패를 한 한화는 타선의 상승세가 인상적이었지만, 지키는 힘이 너무 부족했다. 불펜진에 있는 투수들 대부분이 믿음을 주지 못했다. 내외야 수비 역시 불안하긴 마찬가지였다. 이점은 앞으로 경기에 큰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우승후보로 꼽히는 KIA와의 홈 3연전도 고전이 예상되는 한화다. 한화로서는 2경기 연속 끝내기 패배의 후유증을 씻어내는 것이 시급해졌다.

 

개막 2연전에서 롯데와 한화는 결과적으로 극적인 승부를 연출했지만, 경기 내용은 상위권 팀이라 하기에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그래도 양 팀이 처한 상황은 너무 다르다. 롯데는 2연승, 한화는 2연패로 명암이 크게 엇갈렸다. 이는 앞으로 장기 레이스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연승한 롯데 역시 전력을 불안감을 노출했다. 롯데가 연승하고도 마냥 즐거운 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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