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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연속 프로야구 개막전에서 만나는 롯데와 한화의 승부 결과는 롯데는 6 : 5, 9회 말 끝내기 승리였다. 롯데는 에이스 송승준이 초반 실점하며 0 : 4로 끌려가는 경기를 했지만, 불펜이 실점을 최소화하고 경기 막판 점수 차를 뒤집었다. 한화는 롯데보다 많은 11안타로 활발한 공격력을 보였지만, 사사구 10개를 남발한 마운드의 난조속에 다 잡은 경기를 내주고 말았다.

 

경기 초반 분위기는 두 팀 에이스들의 호투 속에 투수전이 예상되었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시범경기의 호투를 이어갔고 바티스타는 강속구를 바탕으로 타자들을 압도했다. 팽팽한 분위기는 한화 타선이 송승준 공략에 성공하며 한화 쪽으로 급격히 기울었다. 한화는 3회 초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돌아온 중심타자 김태완과 4번 김태균의 연속 적시타로 선취 2득점에 성공했다. 

 

4회 초에서는 이대수의 2타점 2루타로 점수 차를 더 벌렸다. 이 과정에서 이대수의 활약이 돋보였다. 한화는 시범경기 내내 고심했던 1번 타자에 노련한 이대수를 내세웠다. 이대수는 3회 초 득점 기회를 이어주는 안타에 이어 4회 초 2타점 2루타로 타선에 큰 활력소가 되었다. 3번 김태완과 4번 김태균은 이대수의 출루를 득점과 연결하는 결정력을 보였다. 한화가 승리했다면 이대수의 기용은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었다.

 

반면 롯데는 믿었던 선발 투수 송승준은 위기를 넘기지 못하면서 힘겹게 경기를 이끌었다. 송승준은 2사 후 승부에 실패하며 4실점 하고 말았다. 한화 타자들은 3회 이후 송승준의 볼 배합을 읽고 타격하는 듯 보였다. 송승준은 투구 패턴의 변화를 줄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좋은 컨디션에서 오는 자신감이 나쁘게 작용했다. 2사 후 다소 집중력이 떨어진 것도 실점에 영향을 주었다.

 

 

 

(베테랑의 힘 보여준 장성호)

 

 

 

한화가 지난해 개막전 패배를 설욕하는 듯했던 경기는 예상치 못했던 한화 마운드의 난조로 난전으로 전개되었다. 0 : 4로 뒤진 4회 초 수비에서 롯데는 선발 요원 김승회를 송승준에 이어 투입하는 강수를 던졌다. 개막전 승리 의지를 보인 김시진 감독의 승부수였다. 김승회는 4회 초 추가 실점을 막고 5, 6회 초를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으며 마운드를 안정시켰다.

 

롯데는 마운드의 안정을 이루는 사이 한화는 마운드가 흔들렸다. 한화 선발 바티스타는 4회 말 무사 만루의 위기를 1실점으로 막고 5회 말 3자 범퇴로 승리투수 요건을 갖췄다. 투구 수가 많았지만, 무난한 투구였다. 6회 말까지 문제가 없어 보였다. 롯데는 6회 말 선두 타자 조성환이 안타로 출루하면서 득점 기회를 잡았다. 한화 선발 바티스타는 주자가 출루하자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한화는 불펜을 조금 일찍 가동하며 롯데 공격의 흐름을 끊으려 했다. 하지만 경험이 부족한 한화의 젊은 불펜진은 실점에 대한 중압감을 극복하지 못했다. 제구는 흔들렸고 사사구가 양산되었다. 롯데는 안타 없이 볼넷과 몸맞는공으로 3득점 하며 동점에 성공했다. 한화는 6회 말 수비에서 임기영, 윤근영, 송창식으로 이어지는 불펜 3명을 투입했지만, 사사구 퍼레이드를 막지 못했다. 선발 바티스타의 교체는 결과적으로 패착이 되었다. 그의 시즌 첫 승리도 날아가고 말았다.

 

롯데는 한화 불펜의 난조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결정타가 없었다. 롯데는 4회 말 무사 만루의 기회에 병살타가 나오면서 1득점에 그쳤다. 상대가 만들어준 6회 말 기회에서도 삼진 2개가 나오면서 추가 득점에 실패했다. 상대 투수들의 제구력 난조를 고려한 지나친 신중함이 오히려 악재가 되었다.

 

경기는 동점이었지만, 롯데 불펜의 두터움을 고려하면 롯데에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롯데가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이 상황에서 한화는 7회 초 4번 김태균의 클러치 능력으로 다시 리드를 잡을 수 있었다. 그 시작은 역시 이대수의 출루였다. 1사 후 이대수는 2루타로 득점권에 위치했다. 롯데는 잘 던지던 김승회를 내리고 승리 불펜조에 속한 김성배를 마운드에 올렸다. 우타자로 구성된 한화 중심 타선을 견제하는 투수 기용이었다.

 

한화는 좌타자 추승우를 대타로 내면서 사이드암 김성배를 압박했다. 추승우는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얻었고 득점 기회를 더 키울 수 있었다. 김성배는 3번 김태완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한 숨 돌렸지만, 김태균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태균의 적시타는 한화의 승리 희망을 다시 높일 수 있었다. 롯데는 선발 송승준에 이어 불펜의 핵심 투수 김성배까지 믿었던 두 투수가 무너지면서 예상과 다른 경기를 해야했다.

 

리드 당하는 상황이었지만, 롯데는 필승 조인 최대성, 김사율을 차례로 마운드의 올리녀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하지만 적시타 부재가 계속 발목을 잡았다. 롯데는 7회 말 손아섭의 3루타로 1사 3루의 기회를 잡았지만, 4번 강민호와 5번 장성호가 범타로 물러나면서 득점에 실패했다. 한화 불펜 송창식은 6회 말 수비에서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리드를 지키지 못했지만, 이후 2.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로 가는 길을 터주었다. 이후 한화는 8회 말 2사 후 마무리 안승민을 조기 등판시키면서 승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승리의 뒤딤돌 놓아준 김승회의 역투)

 

 

 

에이스의 초반 강판과 타선의 적시타 부재, 두 가지 악재 속에 롯데의 개막전 승리 가능성은 점점 멀어졌다. 이런 롯데의 분위기를 바꾼 것은 9회 말 선두타자 전준우의 행운의 출루였다. 전준우의 타구는 3루 땅볼이었지만, 베이스를 맞으면서 굴절되었고 내야안타가 되었다. 올 시즌 첫 풀 타임 마무리로 나서는 한화 마무리 안승민에게 개막전의 1점차 승부에서 큰 부담이 되는 출루였다.

 

롯데는 비교적 타격감이 좋은 조성환에 강공을 지시하며 역전을 노렸다. 하지만 안승민이 조성환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롯데의 희망이 더 멀어지는 것 같았다. 한화는 전준우의 도루 이후 3안타 경기를 하고 있던 손아섭을 고의 4구로 거르며 수비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한화의 의도는 또 다른 볼넷으로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못했다.

 

강민호는 욕심을 버리고 끈질긴 승부로 한화 마무리 안승민을 괴롭혔고 롯데는 강민호의 볼넷으로 1사 만루의 끝내기 기회를 잡았다. 여기서 나온 베테랑 장성호의 동점 적시타는 천금의 안타였다. 이전 기회에서 롯데는 경기 내내 적시타 부재로 경기를 쉽게 이끌 수 없었다. 한화 마운드의 사사구 남발에 따른 도움이 없었다면 완패를 당할 수 있는 경기였다. 장성호가 그 상황을 반전시켰다.

 

장성호는 안승민의 떨어지는 변화구를 감각적으로 밀어쳤고 이 타구는 동점 적시타로 되었다. 장성호는 4회 말과 6회 말 두 차례 볼넷을 고르면서 롯데의 득점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4회 말은 1득점 하는 징검다리를 놓아주었고 6회 말에는 1타점을 기록하기도 했다. 9회 말에는 배팅으로 타점을 올리는 롯데의 첫 타자가 되었다. 장성호는 전성기를 지났다는 평가와 함께 그 활약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개막전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그의 가치를 입증했다. 특히 투수와의 승부에서 공을 골라내는 일명 눈 야구로 팀 승리에 큰 기여를 했다. 

 

장성호가 만든 승리 분위기는 경기 내내 부진했던 박종윤에게도 전달되었다. 박종윤은 1사 만루에서 큼지막한 희생 플라이로 경기에 마침표를 찍었다. 박종윤은 4회 말 무사 만루에서 병살타, 6회 말 1사 만루에서 범타로 팀이 패했다면 상당한 부담을 가질 수 있었다. 타격감이 좋지 않은 그의 교체도 고려될 수 있었지만, 롯데 벤치를 박종윤을 끝까지 믿었다. 박종윤은 타격 부진을 천금의 희생타로 만회했다.

 

이렇게 승부는 롯데의 끝내기로 마감되었지만, 양 팀 모두 적지 않은 숙제를 남긴 경기였다. 승리 팀 롯데는 시범경기 내내 지적되었던 타선의 결정력 부족이 여전했다. 3번 손아섭과 5번 장성호의 분전이 돋보였지만, 득점 기회에서 필요한 한 방이 나오지 않았다. 1번 타자로 나선 전준우도 타격감이 좋지 못했다. 하위 타선 역시 이렇다 할 모습이 없었다.

 

마운드 역시 2번째 투수로 나온 김승회가 경기 흐름을 반전시키는 호투를 했지만, 에이스 송승준의 부진이 아쉬웠다. 승부처에 기용된 김성배 역시 시범경기의 좋은 모습이 아니었다. 제구에서 흔들림이 보였다. 하지만 최대성, 김사율 두 승리 불펜 조에 속한 투수들의 호투는 다음 경기의 기대감을 높였다.

 

 

 

(결승 타점 박종윤, 지옥에서 천당으로)

 

 

 

패한 한화는 개막적 승리로 사직 구장 연패를 끊는 것은 물론 지난해 개막전 패배를 설욕하고 팀 분위기를 살려낼 수 있었지만, 불펜의 거듭된 방화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김응룡 감독의 복귀전 의미도 퇴색되었다. 큰 약점으로 지적되는 마운드 불안이 개막전부터 현실이 되었다. 젊은 불펜진은 승부처에서 가지고 있는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승리 일보직전에서 경기를 뒤집힌 것은 선수들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다만 타선이 활발한 모습을 보였다는 점은 큰 위안이 될 수 있다. 새로운 1번타자 이대수의 3안타 분전이 인상적이었고 김태완, 김태균, 최진행, 정현석으로 이어지는 중심 타선도 위력이 있었다. 패배속에서 얻은 큰 위안거리였다.

 

승리한 팀도 패배한 팀도 아쉬움이 남는 개막전이었다. 경기 내용은 양 팀 모두 불만족스러운 경기였다. 양 팀은 일요일 경기에 롯데 옥스프링, 한화 이브랜드 두 외국인 투수를 선발로 예고했다. 두 선수는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한 차례 맞대결한 경험이 있다. 두 투수 모두 투구 내용이 좋았다. 개막전에 승리한 롯데가 좀 더 편안한 상황이지만, 롯데를 기다리는 NC와의 주중 3연전 부담을 덜 필요가 있다. 한화 역시 KIA와의 주중 홈 3연전이 부담스럽다. 승리가 필요한 양 팀이다.

 

롯데가 개막전 역전 끝내기 승 분위기를 이어갈지 한화가 패배를 설욕하고 홈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선발 투수로 나설 두 외국인 투수의 투구 내용이 결과가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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