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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프로야구 판도에 큰 변화가 일어났다. 단단했던 4강 체제가 무너지고 중위권은 대혼전에 빠졌다. 선두권에 있는 넥센, 삼성은 그 혼전에서 벗어나 있지만, 3위 LG와 7위 SK의 승차는 3.5게임에 불과하다. 이 중 어느 팀이든 연승 분위기를 탈 수 있다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갈 가능성이 열려있다. 어느 팀도 쉽게 포기할 수도 안심할수 도 없는 6월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변화의 중심에 있는 팀은 롯데와 LG다. 두 팀은 6월 들어 함께 상승세를 타고 있다. LG는 최근 위닝 시리즈를 계속 이어가며 순위를 급상승시켰다. 타선은 4번 타순에 정의윤이 고정되면서 상.하위 타선의 흐름이 좋아졌다. 이병규, 박용택 등의 베테랑 선수들은 좋은 성적과 함께 몸을 아끼지 않는 플레이로 팀 상승세를 몸과 마음으로 이끌고 있다. 

 

여기에 강력한 불펜진과 류제국이 성공적으로 가세한 선발 마운드 역시 리그 상위권의 힘을 유지하고 있다. 매 시즌 문제가 되던 수비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좌완 에이스 주키치의 부진이 다소 우려되는 부분이지만, 투.타의 균형이 잘 이루어져 있고 끈끈한 팀 조직력까지 갖추어진 LG다. 기존 1군 선수들을 대체할 풍부한 선수자원까지 더해진 LG의 상승세가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LG와 함께 상위권 판도를 흔들고 있는 롯데는 완전치 않은 전력임에도 하위권에서 상위권으로 그 위치를 변화시켰다. 시즌 시작 전 FA 시장에서 주력 선수 둘을 잃었고 이렇다 할 전력 보강을 이루지 못한 롯데였다. 당연히 올 시즌 4강 후보로 꼽히지 못했다. 롯데는 투수진 강화를 통한 지키는 야구로 승부를 걸었지만, 타선의 부진은 지킬 점수를 만들어 주지 못했다.





(주전 유격수 굳혀가고 있는 신본기)



 

기대했던 투수진 역시 지난해보다 힘이 떨어진 모습이었다. 여기에 주력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과 부진으로 인한 전력 이탈은 올 시즌 가을 야구를 가물가물하게 했다. 실제 6월 현재 롯데 개막전 주전이었던 선수 상당 수가 아직도 1군에서 보이지 않는다. 내야수 중 박기혁, 조성환은 아직 2군에 머물고 있고 올 시즌 새롭게 영입한 장성호 역시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주력 타자 중 손아섭은 꾸준한 활약을 했지만, 중심 타선을 이뤄야 할 강민호, 전준우, 박종윤 등의 부진이 길어지면서 롯데 타선의 약화를 더 부채질했다. 투수진에서는 마무리 역할을 해야 할 정대현, 김사율이 함께 부진했고 김승회, 옥스프링이 새롭게 가세한 선발투수진도 기대만큼 역할을 하지 못했다. 가뜩이나 약해진 전력에 마이너스 요인이 더해진 롯데의 가을 야구는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롯데는 주력 선수들을 대신한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하면서 반전의 계기를 잡았다. 김문호, 김대우는 롯데 좌타라인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왔다. 김문호가 시즌 중반 큰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는 불운이 있었지만, 만연 기대주 이승화가 2군에서 올라온 이후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그 공백을 메웠다.

 

한 때 4번 타자로 기용되기까지 했던 김대우는 상대 투수들의 견제에 주춤하고 있지만, 하위 타순에 배치되면서 다시 타격감을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새롭게 1번 타자로 기용된 황재균은 바뀐 타순에 적응하면서 테이블 세터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투수진 역시 시즌 초반 부진하던 옥스프링이 팀의 새로운 에이스로 올라섰고 불펜진 역시 김성배가 마무리 투수로 자리하면서 안정을 되찾았다.

 

여기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신본기, 정훈으로 구성된 롯데의 새로운 키스톤 콤비다. 이들은 모두 지난해까지 1군과 2군을 오가는 1.5군 선수였다. 올 시즌 개막전에도 이들은 주전이 아니었다. 하지만 박기혁, 조성환, 문규현으로 구성된 롯데 주력 내야수들의 부진과 부상은 이들에게 기회로 다가왔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수비력 강화에 역점을 두고 훈련했지만, 고질적인 내야수비 불안은 여전했다. 기존 내야진의 수비는 불안했고 실책으로 그르친 경기가 늘어 났다. 팀 사기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군 제대 후 팀에 복귀한 박기혁은 아직 적응의 시간이 필요해 보였고 타격부진에 시달리던 문규현은 슬럼프가 길어지면서 수비도 흔들렸다. 개막전 2루수였던 조성환은 부상의 그늘을 벗어나지 못했다.

 

롯데는 이들을 대신할 선수들을 찾기 위해 2군에 눈을 돌렸다. 그리고 선택된 키스톤 콤비의 새 조합은 신본기, 정훈이었다. 이들은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롯데의 주전 유격수로 자리 잡고 있는 신본기는 화려하지 않지만, 안정된 수비로 시즌 초반부터 흔들리던 롯데 유격수 자리를 안정시켰다. 지난해 기대되는 신인으로 곧잘 출전기회를 잡았지만, 부상으로 시즌을 접어야 했던 신본기였다. 하지만 부상 재활 후 다시 올라온 1군 무대에서 신본기의 수비 능력은 여전했다.

 

안정된 수비력에 경기 경험이 쌓이면서 약점이던 타격도 점점 좋아졌다. 프로데뷔 첫 홈런을 최근 터뜨렸고 득점기회에서 적시타를 때려내는 횟수도 늘었다. 1할대를 맴돌던 타격도 경기를 치르면서 점점 상승세를 타고 있다. 변화구에 대한 약점은 남아있지만, 투수들과의 수 싸움 능력이 좋아졌고 타석에서 여유도 생겼다. 이제 신본기는 더 이상 자동아웃되는 타자가 아니다. 하위 타선의 변수가 작용하고 있다. 

 

이런 신본기와 함께 젊은 내야진의 한 축을 담당하는 정훈은 오랜 무명의 설움을 이겨낸 경우다. 프로입단 후 방출의 아픔을 겪었던 정훈은 잠시 프로야구를 떠나있었다. 군 제대 후 롯데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정훈은 천천히 단계를 밟아 성장했다. 수년간 정훈은 롯데의 백업 내야수로 점점 그 존재감을 높여갔다. 내야 전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수비능력에 펀치력을 갖춘 타격은 더 높은 성장을 기대하게 했다. 


하지만 롯데 내야진에서 그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백업 자리도 박준서, 손용석 등에 밀리기 일쑤였다. 정훈은 1, 2군을 오가는 1.5군 선수였다. 이런 정훈에 주전 2루수 조성환의 부상공백은 주전도약의 기회였다. 기존 백업 내야수들의 부진이 겹치자 정훈은 시즌 중반 주전 2루수의 기회를 잡았다. 주전 2루수를 꿰찬 정훈은 무명의 설움을 씻어내는 공.수 활약으로 롯데 상승세에 큰 힘이 되었다. 


타격 기회가 많아지면서 장점이 공격력이 더욱더 돋보였다. 타율을 2할대 후반으로 올라갔고 득점 기회에서 클러치 능력도 보여주었다. 상.하위 어느 타선에서도 정훈은 제 몫을 확실히 해주었다. 약점이던 수비도 안정감을 찾았다. 몸을 아끼지 않는 허슬플레이는 팀 사기를 높이는 힘이 되기도 했다. 수비과정에서 펜스에 머리를 부딪치는 부상으로 걱정을 사기도 했지만, 강한 의지로 이를 극복하는 근성도 보여주었다.

 





(1.5군의 굴레 벗어난 정훈)




이렇게 신본기와 정훈은 백업을 넘어 주전으로 롯데 내야진을 이끌고 있다. 지난주 롯데가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던 요인중에는 이들의 공.수 활약이 큰 역할을 했다. 주말 3연전을 모두 패할 위기에 놓였던 일요일 경기에서는 멋진 호수비를 합작하며 연패 탈출의 중요한 계기를 마련해주기도 했다. 주전들의 복귀가 임박한 상황이지만, 이들의 현재 위치는 확고하다. 


물론 풀타임 첫 시즌을 치르는 이들에게 고비는 분명 찾아올 수 있는 체력적인 부담을 이겨내야 하고 그들을 몰랐던 상대 팀의 분석과 맞춤 대응도 이겨내야 한다. 주전 선수들의 복귀 후 더 치열해질 주전 경쟁도 부담이 될 수 있다. 젊은 패기와 넘치는 의욕이 분명 도움이 되지만 지나쳤을 때 나올 수 있는 부상도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이들의 활약은 더뎠던 롯데 내야진의 세대교체를 촉진시키는 기폭제가 되었음이 틀림없다. 주전 도약의 절실함이 만든 이들의 활약은 기존 선수들에 신선한 자극제가 된 것도 사실이다. 


롯데는 어렵게 잡은 6월 상승세를 계속 이어가야 하는 상황이다. 들쑥날쑥한 경기력도 일관성을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다. 전망은 밝다. 기존 주전급 선수들의 복귀도 임박했고 마운드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시즌 초반 시행착오를 거듭하던 모습도 점점 사라져가고 있다. 특히 내야수비의 안정은 롯데의 6월 행보를 더 가볍게 해줄 수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신본기, 정훈은 이제 롯데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었다. 


과연 이들이 롯데 내야진의 세대교체를 완성하고 팀의 상승세의 주역으로 그 활약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지 거인들의 계속된 6월 진격 여부와 함께 롯데 팬들이 주목해야 하는 부분임이 틀림없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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