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뒷심 대결 승리로 만들어낸 연승 [롯데 vs 넥센 6월 12일]

롯데가 지난 넥센전 시리즈 스윕패의 아픔을 씻어내는 승리로 연승에 성공했다. 롯데는 수요일 넥센전에서 타선이 필요한 순간 폭발하고 마운드의 이어던지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면서 6 : 3으로 승리했다. 롯데는 선발투수 송승준이 초반 실점을 딛고 6.1이닝 3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마운드를 이끌었고 박종윤, 박준서의 장타가 3득점씩을 만들며 공격에서 큰 역할을 했다.

 

반대로 넥센은 선발투수 김병현이 스트라이크 판정에 불만을 가지며 초반 흔들렸고 초기 강판당하면서 밀리는 경기를 했다. 여기에 김병현이 불필요한 행동으로 퇴장당하면서 최근 김민우의 징계로 떨어진 팀 분위기를 더 떨어뜨렸다. 타선 역시 중반 이후 침묵하면서 강타선의 면모를 보이지 못했고 경기 후반 필승 불펜 조가 무너지면서 팽팽하게 이어온 경기 흐름을 순식간에 내주고 말았다.

 

전날 비로 한 경기가 하루 연기된 것이 변수였다. 특히 선발 투수들의 컨디션에 미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었다. 화요일 선발투수로 예고된 롯데 송승준, 넥센 김병현 두 선발는 수요일 그대로 선발투수로 나섰다. 이들이 컨디션을 어떻게 유지했을지가 초반 분위기를 가를 수 있었다. 분명 힘을 비축되었지만, 투구감각 유지에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었다.

 

경기 초반 양 팀 선발투수들은 쉽지 않은 이닝을 보내야 했다. 롯데 송승준이 실점을 딛고 중반 이후까지 마운드를 지킨반면, 넥센 김병현은 냉정함을 잃고 스스로 무너졌다. 이 차이는 분명 팀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쳤다. 1회 말 롯데는 제구가 흔들린 넥센 선발 김병현을 상대로 3득점 하면서 기세를 올렸다. 선두타자 황재균의 볼넷으로 잡은 기회를 박종윤이 3점 홈런으로 마무리했다.

(선제 3점 홈런, 달아오른 방망이 과시한 박종윤)

 

  

 

 

과정은 좋지 못했다. 황재균의 볼넷과 이승화의 안타로 무사 1, 2루의 기회를 잡을 수 있었지만, 황재균의 주루사로 공격 흐름이 끊어질 수 있는 롯데였다. 손아섭의 잘 맞은 타구마저 외야수에 잡히면서 김병현은 초반 고비를 넘기는 듯 보였다. 하지만 김병현은 강민호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롯데의 흐름을 완전히 끊지 못했다. 결국, 박종윤에 한 가운에 몰린 실투가 통타당하면서 초반 실점을 피하지 못했다. 최근 타격부진에서 벗어나 타격 상승세에 있는 박종윤의 타격감을 보여주는 순간이기도 했다.

 

타선의 초반 득점 지원 속에 송승준은 보다 편안하게 투구할 수 있었다. 충분한 휴식 탓인지 송승준의 직구는 위력이 있었고 포크볼 대신 선택한 변화구 커브의 각도 좋았다. 송승준은 1, 2회를 무난히 넘기며 순항했다. 이 과정에서 나온 박종윤의 멋진 다이빙 캐치는 송승준과 팀의 사기를 높이는 수비였다.

 

하지만 송승준은 넥센 하위타선에 거듭 실점하면서 초반 좋은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지 못했다. 3회 초 넥센은 유한준, 허도환의 연속 안타로 잡은 무사 1, 3루 기회에서 서건창의 희생 플라이로 한 점을 추격했다. 이어진 4회 초 공격에서는 2사 1루에서 김민성이 2점 홈런을 때려매겨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송승준의 낮은 직구를 걷어 올린 김민성의 타격이 돋보인 한 방이었다.

 

송승준으로서는 넥센의 중심타자 박병호, 이성열을 삼진 처리한 이후 허용한 홈런이라 아쉬움이 더했다. 여기에 투구 과정에서 가벼운 가벼운 부상이 더해지면서 송승준의 4회 초 수비는 더 힘겨웠다. 하지만 송승준은 강한 의지로 마운드를 지켰다. 신본기는 안타성 타구를 걷어내는 호수비로 승승준의 조기 강판을 막았다. 

 

동점에 성공한 넥센은 빠른 불펜 투입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넥센은 4회 말 수비에서 제구가 다시 흔들린 김병현을 내리고 이보근을 마운드에 올렸다. 1회 3실점 이후 안정을 찾아가던 김병현이었지만, 2사 후 김대우에 2루타를 허용한 이후 급격히 흔들린 것이 조기 강판의 빌미가 되었다. 이 과정에서 심판의 볼 판정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넥센은 심리적으로 흔들린 김병현을 내리는 강수로 초반 분위기를 다잡으려 했다. 하지만 김병현은 공을 상대 팀 더그아웃으로 던지는 불필요한 행동으로 퇴장당하면서 아쉬움을 더하고 말았다. 어수선한 분위기였지만 넥센의 두 번째 투수 이보근은 냉정한 투구로 만루 위기를 넘겼고 이후 7호 2사까지 무실점 투구로 롱맨 역할을 충실히 해주었다. 

 

초반 3점을 주고받은 경기는 이후 공격에서 소강상태를 유지했다. 양 팀은 득점 기회를 함께 놓치며 3 : 3 의 균형을 깨지 못했다. 롯데는 6회 말 박종윤의 2루타로 잡은 무사 2루 기회를 득점과 연결하지 못했고 넥센은 7회 초 유한준의 내야안타 이후 잡은 1사 2루 기회를 그대로 흘려보냈다. 이 과정에서 롯데와 넥센은 주루사로 공격 흐름이 끊어지는 아쉬움을 함께 가져야 했다.

 

한 점 싸움으로 이어진 경기에서 양 팀은 필승 불펜진을 가동하며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롯데는 선발 송승준에 이어 7회 초 1사 이후 이명우를 8회 초에는 정대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넥센은 7회 말 2사 이후 박성훈을 8회 말에는 송신영을 마운드에 올렸다. 좌완 스페셜리스트에 이은 베테랑 불펜 투수의 투입, 비슷한 마운드 운영이었다. 결국, 경기 승패는 베테랑 불펜투수의 투구 내용으로 갈라졌다.

(원샷, 원킬, 대타 3타점 2루타 박준서)

 

8회 초 정대현이 무사 1루 위기를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넥센 송신영은 8회 말 위기를 극복하지 못했다. 그 차이는 경기 막판 양 팀의 희비를 엇갈리게 했다. 롯데는 선두 타자 손아섭의 2루타로 시작된 득점기회에서 대타 박준서의 3타점 2루타가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넥센은 볼넷 2개로 만루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낸 것이 결정적인 패착이 되고 말았다. 

 

롯데는 마무리 김성배가 9회 초 넥센의 공격을 무실점으로 막아내고 시즌 12세이브에 성공했고 8회 초 위기를 넘긴 정대현은 행운의 승리투수가 되었다. 박종윤은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 이승화는 3안타 경기를 하면서 타선을 이끌었다. 대타로 나선 박준서는 단 한 번의 기회를 멋지게 살려내며 경기 막판 가장 빛나는 활약을 했다. 롯데는 올 시즌 천적과도 같았던 넥센전 승리로 상승세를 되살릴 계기를 마련했다.

 

넥센은 유한준이 3안타, 김민성이 2점 홈런 등 하위타선의 분전이 돋보였지만, 그들이 자랑하는 중심 타선이 단 1안타를 기록하는 극도의 부진으로 공격을 원활하게 할 수 없었다. 불펜을 조기 가동하면서 그 소모가 많았다는 점도 다음 경기에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팀 분위기가 가라앉은 넥센은 승리로 분위기 반전을 노렸지만, 달라진 롯데의 뒷심에 밀리며 1위 자리를 삼성에 내줘야 했다.

 

이렇게 롯데와 넥센의 수요일 대결 결과는 단순한 1승과 1패 이상의 의미가 있었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롯데 자이언츠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