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넥센은 올시즌 들어 가장 힘겨운 한 주를 보냈다. 연패는 계속 이어졌고 예상치 못한 악재가 연속되면서 팀을 더 어렵게 했다. 토요일 경기에서는 심판의 오심이 연패 탈출을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 넥센의 팀 분위기를 크게 가라앉히고 말았다. 결국, 넥센은 지난 주 5경기를 모두 패하며 7연패 늪에서 헤어나지 못했다. 선수들의 연패 탈출 의지도 결실 맺지 못했다.
넥센으로서 팀이 내림세에 있을 때 상승세의 팀들과 연달아 맞붙은 것이 불행이었다. 그 지난 주말 KIA전을 시작으로 롯데, LG로 이어지는 연전은 최악의 대진이었다. 이들 세 팀은 6월 들어 무서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넥센으로서는 이들의 기세를 감당하지 힘들었다. 여기에 팀 전력의 누수현상이 연패를 더 부채질했다.
우선 시즌 내내 무리 없이 돌아가던 선발진이 흔들렸다. 원투 펀치 역할을 해야하는 나이트, 벤헤켄이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지난 시즌 최고 투수 중 한 명이었던 나이트는 기복이 심한 투구로 에이스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를 대신해 에이스 투수로 자리했던 벤헤켄 역시 여름이 되면서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원투 펀치의 불안은 선발 마운드 전체를 흔들리게 했다.
강윤구, 김영민은 시즌 초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특히 강윤구는 고질적인 제구 난조가 재현되며 스스로 무너졌다. 이들을 뒷받침 해준 김병현 역시 제구력 난조가 겹치면서 힘겨운 투구를 했다. 지난 주 롯데전에서는 초반 강판되면서 한 돌출행동으로 징계를 받기도 했다. 연이은 음주운전 파동에 이어 넥센의 또 다른 악재가 추가되는 순간이었다.
넥센으로서는 선발진이 오랜 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초반 강판당하는 경우가 늘었다. 불펜의 소모가 극심해졌고 초반 실점으로 힘든 경기를 할 수밖에 없었다. 승수는 쌓지 못하고 선수들의 피로도 함께 쌓이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마운드 불안은 타격에도 영향을 미쳤다. 연패 기간 넥센의 타선은 그들 특유의 집중력 있는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득점이 필요한 승부처에서 넥센 타선은 침묵했다.
특히 지난 주말 LG와의 3연전에서도 넥센 타선은 경기 후반 아쉬운 모습을 자주 연출했다. 넥센으로서는 한 번쯤 대량 득점 경기가 나오면서 분위기를 반전시킬 필요가 있었지만, 그런 폭발력이 나오지 않았다. 특히 중심 타선이 해결 능력을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이택근, 박병호, 강정호로 이어지는 클린업 트리오의 힘이 하나로 모이지 않았다. 타선의 응집력이 떨어졌다. 여기에 뒷심에서 밀리며 당한 세 차례 한 점 차 패배는 침체의 골을 더 깊게 했다.
넥센 공격의 중요한 무기인 장타력 역시 클린업의 엇박자 속에 크게 줄었다. 투타에서 넥센은 전체적으로 페이스가 떨어졌고 그 현상을 극복하지 못했다. 넥센이 주춤하는 사이 3위권 팀들의 약진이 이어졌다. LG는 넥센은 반 게임 차로 추격했고 4위 KIA, 5위 롯데 역시 넥센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넥센으로서는 지난해 여름 급격한 내림세를 막지 못하고 초반 돌풍을 이어가지 못한 아픔이 떠오를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넥센은 5월까지 단독 1위에 오를 정도로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여름철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이는 오랜 기간 팀을 이끌었던 김시진감독의 경질로 이어졌다. 그리고 1년이 지난 시점에 넥센은 또 한 번 이와 같은 고비를 맞이했다. 넥센에 주어진 4일간의 휴식은 어찌 보면 사막의 오아시스와 같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넥센은 선수들은 육체적 정신적으로 지쳐있다. 백업 요원이 지난해 보다 좋아졌다고 하지만, 주전 선수들의 대부분 경기를 소화했다. 시즌 초반부터 좋은 페이스를 유지했다는 점은 오히려 주전 선수들의 체력소모를 더 가져왔다. 여기에 백업 선수로 활약이 기대되던 김민우, 신현철이 음주운전 파동으로 사실상 시즌 아웃된 것은 전력의 보이지 않는 구멍을 더 크게 했다. 이들은 주전은 아니지만, 백업 요원으로 주전들을 뒷받침할 수 있는 자원이었다. 4일간의 휴식은 주전선수들에 꿀맛 같은 휴식을 줄 것으로 보인다.
비록 7연패로 큰 추락을 경험했지만, 넥센은 여전히 0.582의 높은 승률을 유지하고 있다. 시즌 초반 많은 승수를 벌어놓은 것이 아직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번 고비를 넘긴다면 재도약할 기반은 충분하다. 다행스럽게도 넥센은 연패중에도 선수들의 의지가 꺾이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아쉬운 패배를 연이어 당했지만, 의기소침한 모습이 아니었다. 초보 감독인 염경엽 감독도 침착함을 잃지 않고 있다. 연패를 끊기 위한 무리수를 자제하고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팀간 돌아가며 가지는 4일 휴식이 큰 변수가 되고 있다. 4일 휴식을 가진 대다수 팀은 전력을 추스르고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긴 연패 중인 팀에게 휴식은 큰 선물과 같다. 넥센으로서는 이번 휴식이 너무나 소중하다. 우선 흐트러진 선발 로테이션을 다시 구성할 수 있게 되었다. 넥센으로서는 시즌 초반 좋은 모습을 보였던 5인 선발진이 제 모습을 되찾는 것이 급하다.
선발진의 계속된 초반 난조로 소모가 심했던 불펜진도 힘을 비축하게 되었다. 여기에 지쳐있는 선수들이 쉴 수 있는 시간도 벌었다. 이렇다 할 부상 선수가 없는 넥센으로서는 휴식으로 선수들이 힘을 되찾는다면 선두권 팀의 위력을 되찾을 여지가 충분하다.
다행히 넥센은 4일 휴식 후 NC와의 주말 3연전을 앞두고 있다. NC가 시즌 초반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상위권 팀들보다 수월한 상대임이 틀림없다. 가장 강한 선발투수들을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인 부분이다. 넥센이 떨어진 팀 분위기만 잘 추스를 수 있다면 연패를 끊을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넥센은 어려운 구단 사정에서 꿋꿋이 이를 이겨낸 의지의 팀이었다. 올 시즌 넥센은 구단 생존이라는 원초적인 목표를 뛰어넘어 상위권 도약을 꿈꾸고 있다.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시즌 중 찾아온 고비를 넘겨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또다시 아쉬움 속에 내년을 기약해야 할지도 모른다. 비록 연패 중이지만, 넥센 선수들의 면면은 이를 극복할 힘이 느껴진다.
과연 넥센이 그들에게 닥친 시련을 이겨내고 선두권 자리를 수성할 수 있을지 4일 휴식 후 다시 경기에 임할 영웅들의 모습이 궁금하다.
Gimpoman/심종열 (http://gimpoman.tistory.com/, http://www.facebook.com/gimpoman)
사진 : 넥센 히어로즈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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